제목: 나쁜 사마리아인들
저자: 장하준
출판사: 부키
발행일: 2024. 11. 19
고등학교 시절 동아리에서 경영, 경제 토론을 하게 되었는데, 동아리장으로서 토론주제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도서관을 찾아가서 동아리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책 표지가 눈길에 들어왔다. 원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 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적혀 있으니 의문점도 생겼고, 책 구성이 경제에 대한 토론에 좋은 주제가 될 것 같아 그때 당시 이 책을 읽게되었다. 토론준비는 책 목차 중 일부분만 읽고 공부하면 되기 때문에 수월했다. 그런데 분명 토론준비를 위한 책으로만 쓸려 했는데, 읽다보니 점점 저자 입장에서 경제를 생각하게 되고, 반대로 저자가 생각하는 입장에 대해 반박하게 되는 시각이 넓혀지고 있었다. 그래서 토론 이후에 이 책을 진심으로 읽게 되었고, 워낙 내가 경제에 관심있다보니 어려운 경제용어도 대다수 있었지만 그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고, 목차에 따른 각 주제마다 나와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면서 비판해보는 값진 경험을 가졌다. 그래서 이번 기회로 경영학과 동기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서 경제를 보는 시각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을 한다.
이 책을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세계 경제와 개발 정책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개발도상국이 부유한 국가들의 정책과 국제 경제 체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조명하고,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문제점을 꼬집는 입장이다. 책 구성에 따른 제목들을 보면 책 표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처럼 독자에게 관심을 끌만한 주제들로 적혀있다. 예를 들자면 제 3장 주제는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라고 재밌는 주제를 적으면서 그 속에는 자유무역의 문제점과 개발도상국에게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을 강요하며,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다고 지적한다는 내용이 담겨져있다. 각 파트에 있는 재밌는 주제와 그 속에 있는 저자의 확고한 주장이 책의 퀄리티를 더 빛내고 있는 것 같다.
그 재밌는 주제들 중에서 나는 토론주제로도 했었던 '제 4장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의 제일 인상 깊었다.
주제 속에 대한 내용은 외국인 직접투자 규제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고, 규제보다는 투자 국가의 시장 잠재력, 노동력, 사회 간접자본의 우월성이 있는 국가만이 외국 기업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는 저자의 입장에 의문이 생겼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안정적이고, 투명한 환경을 선호한다. 그래서 그들의 고려기준은 법, 정치, 경제적 조건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펼쳐져있는 국가를 좋아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 규제가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동성을 유발하면, 투자자들은 저절로 그 국가의 투자를 꺼리게 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입장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내가 생각해본 입장과 비교를 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토론준비를 하면서도 이 주제를 굉장히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예전처럼 내용을 그대로 수긍하면서 읽던 책들은 그렇게 인상 깊었던 적과 나의 지식에 와닿지 않았던 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쁜 사마리아인들' 책 처럼 지식도 습득하고, 책의 내용들을 뒤집어보며 비판하면서 읽으니 1년이 지난 지금도 책의 내용이 생생했다. 아직 경제지식이 높지도 않고 계속 경제를 공부 중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경제를 보는 시각이 차이 나는 것은 확실하다. 경영학과 동기들도 이 책을 보면서 나처럼 경제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함으로써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