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

[이상길]

“눈 가리고 아웅”할 때의 “아웅”은, 고양이나 호랑이소리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나 사실은 시각장애인을 뜻하는 옛말이라지요.

그래서 “눈 가리고 아웅”은, 멀쩡한 사람이 자기 눈을 일부러 가리고는, 장님

행세하면서 못 봤다 우기는 걸 말합니다.

국어사전에는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이라 나오는데, 해석을 다시

정리해볼 필요가 있는 속담이지요.

우선, 이런 얕은 수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강자입니다.

힘이 센 사람이라야, 눈에 빤히 보이는 사실을 두고 약자들에게 “몰랐다”거나

“못 봤다” 억지주장을 펼 수 있으니까요.

약자가 강자에게 이 따위 소릴 했다가는 아마 따귀부터 맞아야 할 겁니다.

그러니 국어사전도 “강자가 약자에게 얕은 수로 윽박지르며 속이려 하는 말”

이라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튼 “눈 가리고 아웅”은, 힘 있는 사회지도층이라야 가능한 속임수입니다.

그리고 지금, 힘센 사람들이 많은 일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