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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586
천자문203
동봉
0725풀 해解
0726짤 조組
0727누구 수誰
0728핍박할 핍逼
지에주쉐이삐解组谁偪Jiezushuibi
(한나라의 소광소수 기미를보아)
-인끈풀고 낙향하니 누가막으랴-
0725풀 해解
풀 해解 자는 뿔 각角 부수며
뜻모음會意 문자입니다
풀 해觧 자의 본자로서
소牛와 뿔角과 칼刀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소의 살과 뼈를 따로 바르는 데서
물건을 풀어 헤치다, 가르다의 뜻입니다
풀어 밝히는 일. 풀이
해괘解卦
방정식의 뿌리根
작은 문제를 풀어서 얻은 도형
미분방정식을 만족시키는 함수 등입니다
의혹을 푸는 데 쓰는 한문의 한 체며
백제 8대 성姓의 하나입니다
풀다, 벗다, 깨닫다, 설명하다, 풀이하다
통달하다, 가르다, 분할하다, 떼어내다
느슨해지다, 떨어지다, 빠지다, 벗기다, 녹이다
흩어지다, 떠나가다, 쪼개다, 분열되다, 그치다
화해하다, 문서로 보고하다, 압송하다, 기원하다
신에게 빌다, 세월을 보내다, 게으르다
마주치다 게을리하다, 우연히 만나다 등과
1. 주해, 주석
2. 구실, 변명, 핑계
3. 관청, 관아
4. 해태, 시비 선악을 판단할 줄 아는 동물
5. 문체 이름
6. 괘卦의 이름
7. 게蟹
8. 마디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관련 한자로는
觧 : 풀 해
澤 : 풀 석/沢泽釈释釋
繹 : 풀 역/绎
抒 : 풀 서
註 : 글 뜻 풀 주
漫 : 흩어질 만
放 : 놓을 방
散 : 흩을 산
緩 : 느릴 완
釋 : 풀 석/기뻐할 역
理 : 다스릴 리 자 등이 있습니다
0726짤 조組
짤 조組는 실사변糸이며
꼴糸소리且 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실타래, 실사변糸과
소릿값인 차且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소릿값인 조且는 또 차且 자이지만
또 차且 자의 오리지널 소릿값은 '조' 입니다
이는 소릿값인 동시에 꼴로 나타나는데
차且 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건을 차곡차곡 쌓았음이 느껴집니다
짤 조組 자는 실을 땋아서 만든 끈목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실과 관계없이
물건을 하나하나 짜 맞추거나
또는 한 무리로 삼음을 일컫게 되었지요
1. 베를 짜다
2. 꿰매다
3. 조직하다
4. 빛나다, 화려하다
5. 끈, 줄
6. 조직의 단위
7. 풀 이름
관련 한자로는
组 : 짤 조簡字
綑 : 짤 곤
絍 : 짤 임/䋻纴䋕䌾
絾 : 짤 성
紙 : 종이 지
紡 : 길쌈 방
績 : 길쌈할 적
織 : 짤 직/기치 치/织
縤 : 생사로 짠 비단 소
毞 : 털로 짠 베 비
且 : 또 차/공경스러울 저/도마 조
助 : 도울 조/없앨 서
祖 : 할아버지 조/조상 조
租 : 조세 조/쌀 저 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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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된 한자에 '종이 지紙' 자가 있습니다
실사변糸이라고 하면
소재가 실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종이 지紙자가 실사변糸입니다
인끈을 뜻하는 조組나 수綬가
모두 실사변糸의 차且고 수受입니다
조직組織이란 짤 조組 짤 직織인데
조직의 구성은 가로 조組 세로 직織입니다
조직의 조組의 소릿값인 또 차且 자가
그림으로 봐도 가로짜임새입니다
이에 비해 세로 직/짤 직織 자는
소릿값에서도 세로의 느낌을 느낄 수 있지요
그런데 종이 지紙 자가 실사변糸입니다
어린 시절 나는 강원도 횡성에서 자랐는데
횡성이란 지역이 영서지방이면서도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더운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 추운 지방, 혹독한 겨울에
보온이라는 게 겨우 문창호지 한 장이었습니다
문에 달랑 한지 한 장 바른 게 전부였습니다
요즘은 페어글래스Pair glass로 꾸미지요
공기층을 가운데 넣은 2쪽짜리 겹유리입니다
그런데 달랑 한지 한 장 바른 게
페어글래스보다 더 보온성이 뛰어납니다
왜 그럴까요?
맞습니다
한지는 양지와 달리 조직으로 되었습니다
한지의 우수성을 한 번 보실까요
01. 천 년을 견딘다는 한지
02. 저탄소 친환경 소재
03. 천연소재인 닥나무로 만들어 인체에 무해
04. 통기성이 좋고 온도 습도 조절능력 우수함
05. 한국의 정서와 멋을 잘 나타내며
06. 빛깔이 곱고 은은하며
07. 강인하고 질김 등이 뛰어납니다
08. 또 친화성이 높아 서화작업에 용이하고
09. 폐지의 재활용이 가능하며
10. 다양한 색을 낼 수 있고
11. 흡광성吸光 흡음성의 밀도가 뛰어납니다
12. 장식성과 실용성이 좋고
13. 가볍고 운반이 매우 용이합니다
14. 탈색 변색 없이 산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지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한지의 특징은 생각보다 질깁니다
한지는 뚫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물을 만나면 한지는 매우 약해집니다
생명도 그러하지만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물과 조화를 이룬 적이 있거든요
한지의 우수성이 매우 뛰어난 것입니다
한지는 수명이 오래 간다는 것 외에도
보온성과 통풍성이 아주 우수합니다
한지의 우수성은
양지洋紙와 비교해 보면
대번에 알 수가 있습니다
한지의 조직은 가로와 세로만이 아니라
대각선으로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구성된
한지만이 지닌 종이로서의 구조체입니다
한지의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면
한지는 가로선組과 세로선織만이 아니라
틀에 얽매이지 않는 구조체입니다
이 말은 가로 구조組와 세로 구조織를
결코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 조직의 구성체를 떠나지 않고
대각선으로
원형으로
S자 형으로
매우 자유롭게 조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구본地球夲을 놓고
1차적으로는 경도織와 위도組만을 봅니다
모든 사물의 구조가 가로 세로 뿐이던가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한지 구조는 은하銀河의 구조체입니다
은하계의 구조는 매우 무질서합니다
그런 가운데 운동의 법칙이 아주 정연하지요
만일 한지의 구조체가 가로의 선만 있다든가
또는 세로의 선만 있다고 한다면
약간만 힘을 주어도 바로 찢어질 것입니다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는
한지의 구조체와 완벽하게 동일하지요
가로 조직 세로 조직
곱셈의 기호X 조직을 따릅니다
둥근형의 조직, 갈짓자之 형의 조직
아무렇게나 뒤엉킨 조직으로 짜여 있습니다
또 한지는 자연현상과 친화하는 성질이 있어서
바람을 잘 통하게 해주는 역할이 있습니다
한지는 내뿜는 성질이 있는가 하면
습기를 온통 다 빨아들이기도 합니다
바짝 마른 종이를 이겨내는 힘은 드뭅니다
마른 상태에서 한지는 매우 강인하니까요
한지의 유래는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한지가 전해진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서기 372년)
불교와 함께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왔으니
그렇게 볼 때 우리 종이의 역사는
1650~1700년 전에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것으로
가장 오래된 종이는 신라의 다라니입니다
서기 751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화에는 조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광복절을 전후해서였으니
어느덧 꼭 여섯 해가 흘렀습니다
후배가 <개통오로소>를 물어왔습니다
"선배스님, 제가 범패를 연구하고 있는데요."
차를 우리면서 나는 무심코 대답했습니다
"어, 그래 범패를 연구하는데?"
후배가 멋쩍은 듯 우물쭈물하고 있었습니다
"어서 물어보시게. 뭐가 궁금하신가?"
후배가 자리를 고쳐 앉으며 물었습니다
"큰스님. '개통오로소'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뭐라! '개통오로소開通五路疏'라고?"
긴장했는지 후배가 말을 버벅거렸습니다
"네, 큰스님. 개통오로소 맞습니다"
"자네, 본월夲月 스님이라 했던가?"
"네, 큰스님, 본월이라 합니다."
"그래, 본월 수좌 뭐가 더 궁금하신가?"
후배가 물었습니다
"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사언절로 옮긴
큰스님의《일원곡》제14권을 보았습니다."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자 말을 이었습니다
"원문으로 읽을 때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큰스님의 사언절 역을 읽으면서
수륙재에서 특이한 분들을 발견했습니다."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오제'말이신가?"
"네, 큰스님, 내용을 다 기억하고 계십니까?"
내가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매우 특이하니까."
"네, 어떻게 오제가 '개통오로소'에 있습니까?
"불교가 중국을 거쳐오면서
중국의 문화와 자연스레 습합되었겠지
불교는 블랙홀a black hole이지 않던가
어떤 것이든 배척하지 않고
어떤 것이든 다 흡수하는 불교가 아니던가?"
"네, 큰스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자, 우선 '개통오로소'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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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오로소[開通五路疏]
[修設水陸大會所]
너른우주 어딜보나 모퉁이가 없는지라
처음에는 피와차가 나뉘이지 않았으나
일곱개의 구멍뚫려 어그러진 뒤로부터
멀고또한 가까움의 거리있게 되었도다
그와같이 나라경계 서로서로 나눠지매
하늘땅의 신과기로 주인있게 되었도다
우선먼저 다섯길을 마땅하게 열어놓고
뒤에가서 온갖생령 그에맞게 부르리라
오늘밤에 이와같이 신심있는 설판재자
수륙대제 불사위해 엎드려서 비옵나니
막음없는 평등재의 도량이미 열리옵고
수륙고혼 제도불사 바야흐로 진설되니
하늘신과 땅의기를 부르고자 하려하매
우선먼저 소를지어 고하옵고 청하오니
엎드려서 바라건대 성스러운 자비로써
모두함께 내리시고 광명으로 오옵소서
동방세계 구망보필 거룩하신 태호지군
한마음을 다기울여 삼가봉청 하나이다
남방세계 축융보필 거룩하신 염제지군
한마음을 다기울여 삼가봉청 하나이다
서방세계 욕수보필 거룩하신 소호지군
한마음을 다기울여 삼가봉청 하나이다
북방세계 현명보필 거룩하신 전욱지군
한마음을 다기울여 삼가봉청 하나이다
중방세계 여렴보필 거룩하신 황제지군
한마음을 다기울여 삼가봉청 하나이다
다섯방위 다섯대제 다섯위의 신기들께
위와같이 엎드려서 진심으로 비옵나니
모든하늘 한가지로 대자대비 드리우사
윤회속에 빠져있는 중생고를 건지시고
여섯가지 신통으로 막음없고 걸림없이
널리널리 방편문을 아주활짝 여옵소서
신비하고 크신자비 내리시길 무릅쓰고
두손모아 마음모아 삼가봉청 하나이다
크신지혜 크신가호 내리시길 바라오며
두손모아 마음모아 삼가소를 쓰나이다
년 월 일
병법사문 □□□□ 삼가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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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문화와 중국 문화가
하나로 습합되면서 새로운 문화를 빚어냅니다
문화는 시간적으로 본래부터 있었다거나
공간적으로 완벽한 문화지역은 없습니다
유형문화재니 무형문화재니 하지만
문화는 인간이 만들어가는 삶의 장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대 인도의 문화가
중국으로 들어올 때 현지 문화를 받아들임은
그만큼 불교는 정형적이지 않음입니다
최상의 경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했듯이
불교의 멋은 곧 무유정법無有定法입니다
불교의식에 심황오제를 끌어들이든
사서삼경을 비롯하여 끌어들이든
아니면 십삼경의 내용을 가져오든
중요한 것은 바다와 같은 포용성입니다
바다가 달리 바다이겠습니까
모든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기에
바다(받아)라 한 것이지요
불교는 모든 생명의 귀의처요 바다입니다
끝에 가서는 진리로 돌아감입니다
0727누구 수誰
누구 수誰는 말씀언변言의 꼴소리 문자입니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과
소릿값의 새 추隹 자로 이루어졌습니다
1. 누구
2. 무엇
3. 옛날
4. 발어사發語辭
5. 묻다
관련된 한자로는
谁 : 누구 수簡字
孰 : 누구 숙/익을 숙
唯 : 누구 수/오직 유
鈛 : 누구 과
疇 : 누구 주/이랑 주/嚋㿧畴
譙 : 누구 수/꾸짖을 초 자와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는
催 : 재촉할 최
惟 : 생각할 유
推 : 밀 추/밀 퇴
稚 : 어릴 치
維 : 벼리 유 자 따위가 있습니다
'누구'라는 용어가 재밌습니다
존재는 존재로되 존재의 실상을 모르기에
'누구'라는 말로 뭉뚱그린 것이겠지요
인류가 처음 다른 종을 느꼈을 때
상대는 같은 '닫는 동물'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조류鳥類였습니다
"우리는 나는 것은 고사하고 날개도 없는데
쟤들은 어떻게 날개를 갖고 하늘을 날지?
도대체 재들隹은 누구지?" 였습니다
그것이 언어言로 표현되며 수誰가 생겼습니다
"사람의 육신은 건강하지도 못하거니와
새나 곤충처럼 날지도 못하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도 못 치고
두더지처럼 땅굴도 잘 파지 못하고
치타처럼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다람쥐 청설모처럼 나무를 잘 타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파리를 낚아채는
두꺼비의 재주도 지니지 못하고
과연 이 인간이란 무엇일까?" 하는 데서
누구 수誰 자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으로 할 수 있는게 뭘까요
바로 이 '뭘까' '왜일까' '누굴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일으킬 수 있다는 데 착안하여
인간 삶의 화두 '누구誰' 가 생겨났습니다
데카르트는 생각하기에 존재한다 했지만
생각도 어떤 생각이느냐지요
바로 '누군가'를 생각할 때 사람이 됩니다
0728핍박할 핍逼
핍박할 逼 자는 책받침辶이 부수입니다
이 글자 또한 꼴소리 문자이며
'쉬엄쉬엄 가다'라는 책받침辶/辵과
소릿값에 해당하는 가득할 복畐이
서로 만나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1. 핍박하다
2. 닥치다
3. 가까이하다
4. 몰다
5. 좁다
6. 좁아지다
7. 쪼그라들다
관련된 한자로는
偪 : 핍박할 핍/몰 핍
迫 : 핍박할 박
廹 : 핍박힐 박
敀 : 핍박할 박/돌아갈 귀
劸 : 핍박할 왜
㔝 : 핍박할 량
勥 : 핍박할 강
'핍박'이란 단어單語Word는 소중합니다
내가 남을 핍박하느냐
남이 나를 핍박하느냐에 따라
삶을 느끼는 인생관이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핍박은 잘 알다시피 압력Pressure입니다
그런데 삶에 있어서 핍박은 필요합니다
가득할 복畐 자는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삶을 조여오고 억누를 때
여유로운 인생관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가득하다畐는 것은 간단합니다
어느 누구一나 할 것 없이
무엇보다 경제적田으로 여유로울 때
사람口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힘들지만 고생은 좀 감내하자고요
처음부터 완벽한 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살아가면서 때로 고뇌하고 단련될 때
그만큼 여유의 외연이 확대되지 않겠습니까
08/16/2016
배웅쉼末伏날에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