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 님이 4월 9일 TBS 라디오의 < 최일구의 허리케인 >이라는 프로에 출연했습니다. 최향 님은 < 힘든 싱어 > 코너에서 배아현 님과 가창력 대결을 벌였습니다. 배아현 님은 2020년 12월 < 트롯신이 떴다 > 결승 때 5위를 차지했던 실력파 가수입니다. 두 가수 모두 서로 초면이라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두 가수는 포항 해변 전국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인연이 있지요. 배아현 님은 2014년, 최향 님은 2018년 각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배아현 님은 1996년생으로 최향 님보다는 한 살 어립니다. 그러나 2015년 이호섭 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트로트 장르에서는 최향 님보다 경력이 앞서지 않나 여겨집니다. 배아현 님은 꺽기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꺽기 기교를 보여주지요. < 삼다도 소식 >, < 황포돗대 >, < 맹꽁이 타령 >을 들어보면 정통 트로트 가수로서 면모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경연은 2차례로 이루어졌습니다.
1차 시기
선창: 배아현 -> 이난영 , < 해조곡 > (1937)
후창: 최향 -> 안예은, < 상사화> (2017)
2차 시기
선창: 배아현 -> 고봉산 , < 용두산 엘레지 >(1964)
후창: 최향, 이하이 , < 1 2 3 4 >(2012)
1차 시기에서 < 해조곡 >을 부른 배아현 님은 긴장한 탓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배아현 님 스스로도 떨렸다고 고백했지요. 노래가 끝나고 코멘트할 때 최일구 님이 < 해조곡 >의 발표 년도를 1933년으로 잘못 이야기하더군요. 이난영 님이 1934년에 데뷔했는데, 그전에 이 곡을 불렀다는 이야기지요. 오류가 있는 인터넷 글을 검색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편 최향 님은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 상사화 >를 열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향 님은 이 곡을 부를 때 많은 장애를 겪은 것으로 보이더군요. MR의 반주 질이 떨어지고, 볼륨도 너무 커서 가창이 묻힌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가창력이 좋기 때문에 멋지게 < 상사화 > 를 들려준 것으로 보입니다.
최향 님이 열창하는 모습
이 곡이 끝나자 진행자는 김순곤 작사가 님이 보내온 문자를 소개했지요. 김순곤 님은 < 남자라는 이유로 >, <고추잠자리 >, < 초혼 > 등의 히트곡을 작사한 분이지요. 김순곤 님은 전문가로서 평한다고 하면서, 최향 님을 노래의 신이라고 극찬했지요. 아마도 그동안 < 트롯 전국체전 >에서 들려준 일련의 노래들, 그리고 최근 < 불후의 명곡 >에서 들려준 < 남자라는 이유로 >를 듣고 크게 감동을 받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배아현 님이 열창하는 모습
2차 시기에서 배아현 님은 < 용두산 엘레지 >를 열창했습니다. 배아현 님은 안정감있는 목소리로 이 곡을 멋지게 불렀습니다. 아마도 2차 시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 용두산 엘레지 >는 최향 님이 < 트롯 전국체전 >의 듀엣 미션에서 선보인 곡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최향 님이 부른 < 용두산 엘레지 >가 더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최향 님이 열창한 < 1 2 3 4 > 는 소울, 재즈, R&B 등이 혼합된 곡이었습니다. 최향 님은 과거 가요제에서 이같은 곡들을 많이 불러서인지 여유있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곡을 들으니 경쾌하고 듣기 편하더군요. 앵커가 뉴욕의 여가수가 부르는 느낌이 든다며 미국 진출을 권고하기도 했지요. 다만 가사에 영어 단어가 많이 들어있어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어렵다는 느낌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연이 끝나고 개인기 코너가 이어졌지요. 배아현 님은 주현미 님의 <짝사랑>의 한 소절을 모창했는데 매우 비슷하더군요. 진행자들은 여기에서 배아현 님이 추가 점수를 얻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지요. 최향 님은 오리처럼 생긴 장난감의 소리를 상대묘사로 들려주었지요. 정말 똑같더군요.
최향 님은 아쉽게도 2승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번에 3승을 거두었다면 가왕 타이틀을 얻었을 것입니다. 지난 번에 들려준 <울엄마 >, <우리 어머니 >처럼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곡을 선곡했더라면 무난히 3승을 올렸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경연은 뭐니뭐니해도 선곡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향 님은 이번 경연의 선곡은 팬들의 신청곡을 받은 것이라고 토로했지요. 팬들의 신청곡은 다른 기회에 들려주고 중요했던 이번 경연에서는 애절한 정통 트로트 곡으로 선곡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여겨집니다.
최향 님은 라디오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했지요. 그러나 방송 내내 미소를 지으며 안정감있게 멘트하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지더군요. 최향 님은 다음에 다시 이 프로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죠. 제작진도 즉석에서 오케이 사인을 보냈습니다. 좋은 기회에 다시 이 코너에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최향 님과 배아현 님은 동년배로서 앞날이 크게 기대되는 가수들입니다. 두 가수는 승패를 떠나 청취자들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또 제각기 노력하여 한국 트로트를 이끌기를 바래봅니다.
첫댓글 2% 부족한 무대 였지만 잘했습니다. 이런일 저런일 다 겪고 나야 발전할수 있는건 자연스런 일이지요. 더 큰 가수로 우뚝 서길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