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시대
윤희경
“ 핸드폰만 있으면 다른 건 필요 없어서 거기서 친구도 만날 수 있고 게임도 하고 모든게 다 되요. 집밖에 안 나가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요. 집에 있다가 보니 집이 편하고 좋아요. 코로나 때문에 수업도 화상으로 하고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지금은 수업으로 오라면 귀찮고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더 큰 것 같아요. 저는 집에 있는 게 더 좋아요.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이것보다 더 편한 게 어디 있어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이라고 하는 공동체 활동이 무너지게 된 것은 비단 코로나 이전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던 현상이였다. 특히 일본에서의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로 혼자 은둔하고 인간적인 교감을 철회하려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격리 기간이라는 외부상황에 의해 급속하게 확산되어갔다. 이에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은 외로움, 고립, 고독이라는 단어와 더불어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실제 우리 주변만 보더라도 학생들은 책이나 다른 필요한 물건들의 압수보다 핸드폰이 없이 지내게 하는 것에 엄청난 감정을 드러낸다.
한 중학교에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바구니에 핸드폰을 수거하는데 이전에 쓰던 폰을 슬쩍 내고 실제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수업시간에 게임을 하다 걸려 담임 선생님에게 1주일 압수를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밤에 학교 교무실 창문을 뜯고 들어가 자기 핸드폰을 찾아온 중학생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씩씩 거리며 차라리 매를 때리거나 학교 정학 처분을 하지 왜 핸드폰을 빼앗아 가냐는 것이다. 학생의 말이 여운에 남는다. 핸드폰은 자신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인데 그것을 가져가는 것은 자기에게 아이들과 인연을 끊고 죽으라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아이의 간절한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것을 가져오기 위한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향후 규범을 어기는 행동이 감정에 앞설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함께 무엇이 아이들에게 이토록 핸드폰에 집착하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향후 사람들에게 핸드폰으로 이어지는 소통이 정말 외롭지 않게 하고 소통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등등이 무척 걱정스러워졌다. 실제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고 이러한 혁명은 인간의 생활패턴에 많은 변화를 가지고 왔다. 화상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회의를 통해 소통하고 공간을 초월한 교감을 가질 수 있었고 언제라도 시간에 구애 없이 SNS를 통해 쉽게 상대와 접속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접속으로 인간의 마음상태는 어떨까?
많은 접촉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면 인간의 심리적 유대감은?
소속감은 ?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을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디지털 혁명으로인간은 점점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비대면 접촉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사람끼리 만나서 느끼게 되는 접촉으로부터 오는 친밀감은 결국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교류하며 공동체 안에서만 알게 되는 인간적인 접촉 매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밥 먹는게 싫어서 남이 밥 먹는 영상을 틀어 놓고 먹는 사람은 앞에 손을 잡으면 잡을 수 있는 사람과 식사하고 싶고 AI와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은 실제 아만다 (여자 인공로봇)를 현실에서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는게 어려운 이유는 서로 자신을 드러내고 알림으로 받게 되는 상처가 두려워 철회하고 도망가거나 지나치게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상대를 이성적 도구로 생각하여 집착 또는 건강한 인간관계가 어려울 경우 자신이 실패할 것이 두려워 자기 마음대로 주문한 로봇과 연애를 하는 세상을 만들려 하는게 아닌가 한다. 우리는 서로를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되면 상대를 믿지 못하고 언제라도 나를 배신하고 등을 돌려 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감정이 관계를 혼탁하게 만든다. 여기서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는 알 수 없는 관계의 수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대화에서 보고 나누며 교류하는 문화 살리기 활동을 늘려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소통하는 장을 하나씩 늘려가야만 한다. 인간미가 살아있는 만남 통해 교감 기회로 늘려가는 것이정신건강 회복에 길이라 여긴다. 소모임, 공연, 문화 좌담 등 지역에서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임은 작은 여주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특화하여 ( 특히 청소년 문화 )진행 해보고 삶의 질도 평가해 볼 기회가 있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