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예비군 안보교육 전문강사로 지명된 약 70여명의 예비역을 대상으로 육사에서 이틀간(2.27~28) 워크샵이 있어서
갔다 왔습니다. 모처럼 모교에 들러 교육받던 중 한가한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면서 생도들 퍼레이드
분열 연습도 구경하고.....잠시나마 생도 때 추억에 잠겨 보았습니다.
육사는 외관상으론 크게 변한 것은 없었지만 육사 교장 얘기로는 생도들이 군인으로서 확고부동한 가치관을 갖추고 있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매우 합리적, 이성적으로 바뀌어서 우리 때 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생도들 활동이 거의 자율적으로 이루어져 스스로 알아서 하는 체제이며, 체력도 더 강해졌고 의지도
더 굳세다고 합니다. 웨스트포인트에서 곧 개최되는 경연대회에 열 댓명 생도들이 선발되어 참가하게 되어 있는데 학교에서는
예산이 없어서 어떤 특별한 지원도 못 해주고 있지만 스스로 단합되어 연등, 조등을 하며 눈물 날 정도로 열심히 한다면서
후배 생도들의 우수성을 강조하였습니다.
GDP 대비 국방비를 기초로 영국의 IISS 또는 스웨덴 SIPRI에서는 한국군이 세계 6위네, 7위입네 하고 매년 발표를 하고 있지만
현장의 지휘관들을 만나보면 지금도 무기체계의 개량 뿐만 아니라 군 시스템을 개선할 분야가 너무 많고 사기 복지 향상을 위한 예산투자가 부족하다는 볼멘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됩니다.
앞의 문재앙 정권은 그렇다 치더라도 의료, 연금, 노동개혁과 함께 교육 등 4대개혁을 주창하는 새로운 정부에서는 흐트러진
군기의 확립, 훈련 강화를 위한 조치와 함께 장교 양성과정의 학교 교육에 정말 획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생도들은 지난 4년간 자율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유가 속박된 상태에서 엄격한 내무생활과 교수부 수업, 그리고 하계 군사
훈련 등 모진 고생을 다 해 드디어 임관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큰 축하를 받아야 하겠지만 이제는 다른 차원의 고생길이 훤히
놓여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운 것이 선배로서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사회의 민주화에 따라 병사들의 자유와 인권, 복지 등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군대도 민주화 되다 보니 간부들이 오히려
병사들의 눈치를 보며 지휘해야 되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20~30대 젊은이들의 표를 하나라도 더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예 : 개념없는 망국적 포퓰리스트 문재인) 때문에 단순히 18개월 복무하는 병사들 봉급을 200만원 가까이 인상시킨다고
공약하다 보니 모든 책임을 다 짊어지고 고생하는 초급간부들 봉급이 그 보다 못하다 하면 누가 군 간부가 되려고 하겠습니까?
또한 병사들이 쉼 없이 군대 내부의 일상을 부모, 친구들에게 핸드폰을 이용, 전파하면서 급기야는 훈련을 많이 시켜 병사들을
힘들게 하는 군단장을 보직해임 시켜달라고 청와대에 집단 청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던 대한민국의 군대, 훈련은 적당히 해도
좋으니 부대 관리만 잘 해서 사고없기를 바라는 상관들과 오직 나의 진급에 목 매어서 윗 사람 눈치보는데 여념 없는 부하들,
과연 이런 군대가 내일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난다면 무슨 전투를 잘 할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군대에서 위관급의 초급 지휘(자)관들과 부사관들이야 말로 병사들을 어우르고 달래는 소위 대표적인 3D 직책이라
합니다. 이러한 군대는 보나마나 군령(軍令)이 제대로 설 수 없으며 부대 사기도 엉망일 것입니다 정말 군이 제대로 전투력을
발휘하는, 전투에서 승리하는 부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병사들 앞에서 솔선수범하면서 희생적으로 그들을
지휘하고 훈련시키는 초급 간부들이 군 복무에 대해 스스로 명예롭고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또한 그에 상응한 사기 및 복지 향상 대책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합니다. 간부 봉급은 병사들을 기준으로 재조정
되어야 하며 격오지 근무수당, 자녀 교육지원수당 등 각종 수당을 현실화 해서, 아주 우수하지는 않더래도 그래도 조금은 괜찮
다고 생각되는 젊은이들이 군대에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군 기강도 확립될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군대란 지휘관을 중심으로 전 장병이 굳게 뭉칠 수 있어야만 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군에서 우수 장교들을 육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육사, 삼사, 육대, 국방대를 하나의 단위 부대로 평가하여 예산을 균등
할당하는 것 같은 국방부의 학교기관 운영방식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과거 수 십년전 2, 3류 대학에 불과하던 육사 바로 앞의
서울여대, 삼육대학교는 그동안 많은 예산을 투자한 결과 지금은 육사 보다 유능한 교수진들이 초현대적인 시설에서 강의
하고 있으며 입학 경쟁율도 높다 합니다. 육사 교수진들에게 한번 물어 보십시요! 과연 그들이 얼마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교수부에서 연구하고 생도들을 가르치는지를 말입니다. 여러 번 건의했지만 개선되지 않으니 관료주의에 젖은 군 지휘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게 되며 그저 내 일만 잘 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풍조에 빠지게 됩니다. 교수부와 생도대 교관들이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의욕 넘치는 활기찬 기풍으로 육사 생도 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주변의
지인들에게 문제점을 계속 전파해서 중론화 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일한 군 지휘부 때문에 절대 개혁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관학교 교장도 올 해 부터는 이미 법률 상 개정된대로 교육에 대한 확실한 경륜과 소신을 갖춘 예비역 장군을 발탁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사람의 의견을 새겨 듣고 멀리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는 지(智), 인(仁), 용(勇)의
덕(德) 을 갖춘 유능한 장군을 선발해야 합니다. 육군사관학교는 보통의 어느 학교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책임질 우수한
장교들을 계속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육군 최고의 교육 기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