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5년(경문왕 5)에 도선(道詵)국사가 향도(香徒) 1,500명과 함께 창건하였다. 그리고 삼층석탑과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봉안하였다.
『유점사본말사지』에는 이렇게 전한다. 도선국사가 철조비로자나불상을 조성하여 철원의 안양사(安養寺)에 봉안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운반 도중에 불상이 없어졌다. 불상을 찾아다니니, 불상이 도피안사 자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곳에 절을 창건하고 불상을 모셨다.
도선국사는 이 절을 비보사찰 가운데 하나로 삼았다. 화개산이 마치 연꽃이 물에 떠 있는 연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석탑과 철불로 산세의 약점을 보완하여 국가의 내실을 굳게 다지고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였다.
오래도록 국가의 비보사찰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1898년 봄에 큰 화재로 전소되었다가 중수하였다.
또 한국전쟁 때 소실된 뒤 중건하였다. 1959년에는 15사단 장병들이 법당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화재로는 창건 당시 조성된 국보 제63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보물 제223호인 삼층석탑이 있다.
🍒 도피안사 부처님 이야기
현재 도피안사 부처님은 비로자나부처님이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손 모양은 지권인이다. 지권인은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부처님의 지혜를 얻는다는 뜻이다. 보통 왼쪽 검지를 오른쪽 엄지와 아래위로 마주하면서 오른쪽 전체로 두 손가락을 감싸는 모습이다. 이는 중생과 부처님, 미혹함과 깨달음이 본래 하나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도피안사 부처님의 손 모양이 지금과 달랐다고 하면서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해 철원에 큰 홍수가 나서 논과 밭은 물론이고 마을마저 물에 잠겼다. 사람들은 산 중턱으로 도망쳐 움막을 짓고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렸다. 그 무렵 도피안사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밤마다 부처님이 마실을 나가셨다. 어느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지 스님은 부처님이 어디 가시는지 몰래 뒤를 따라 나셨다. 부처님은 수재민이 사는 움막으로 향하였다. 움막 안에는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이 누가 왔는지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졌다. 그 움막 안으로 들어선 부처님은 등불 아래서 수재민의 떨어진 옷을 깁고 계셨다. 갑자기 부처님이 “아!” 소리를 내며 오른손 검지를 움켜잡았다. 오른손 검지가 바늘에 찔렸다.
이 이후로 도피안사 부처님은 지금의 손 모양과 같은 지권인을 하게 되었다. 물론 철로 된 부처님이 마실 가셨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없다. 사적지에도 도선국사가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셨다고 한다. 물론 비로자나부처님은 반드시 지권인을 해야 한다는 것은 없지만.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혹시 그 당시 큰 홍수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도피안사 대중들이 손발을 걷어붙이고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한 것은 아닐까? 그리하여 그 고마움에 마을 사람들이 도피안사에 계신 부처님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전한 것이 아닐까?
철원 도피안사 3층석탑, 보물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화개산에 자리잡은 도피안사는 신라 경문왕 5년(865)에 도선대사가 창건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도선대사가 철조비로자나불을 만들어 철원의 안양사(安養寺)에 모시려고 했으나 운반 도중에 불상이 없어져서 찾아보니 도피안사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모셨다고 한다.
신라말에서 고려초에는 철로 만든 불상이 크게 유행했는데, 이 작품은 그 대표적인 예로, 불상을 받치고 있는 대좌(臺座)까지도 철로 만든 보기 드문 작품이다.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붙여 놓았으며, 갸름한 얼굴은 인자하고 온화한 인상이다. 평판적인 신체에는 굴곡의 표현이 없고, 양 어깨를 감싼 옷에는 평행한 옷주름이 형식적으로 표현되었다.
몸에 비해 가냘픈 손은 가슴 앞에서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있는 모양으로 비로자나불이 취하는 일반적인 손모양이다.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는 이 시기에 가장 유행한 형태로, 상대와 하대에는 연꽃무늬를 새겼으며 중대는 8각을 이루고 있다.
불상 뒷면에 신라 경문왕 5년(865)에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남아 있어서 만든 연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통일신라 후기에 유행하던 철조비로자나불상의 새로운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능숙한 조형수법과 알맞은 신체 비례를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