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원청의 공장에서 엔진 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은 원청과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원청의 공장에서 엔진 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은 원청과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2018다243935).   1. 사실관계.○ 사용자(이하 ‘A사’)는 자동차용 엔진을 생산해 완성자동차회사에 납품하는 회사로서, 이 사건 사내협력업체(이하 ‘B사’)와 엔진 조립 업무에 관한 도급 계약을 체결함. ○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64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소송 당시 A사의 평택 1공장 및 2공장 내에서 근무해왔음. ○ 이 사건 근로자들은 A사로부터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았고 A사에 실질적 으로 편입되었으므로, A사가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한다며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불법파견을 인정함(1심, 2심 유지).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원심을 확정함. ○ 대법원은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 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제3 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 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 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함(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 본 사안의 경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A사와 이 사건 근로자가 근 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함. ① 엔진조립은 원청 영업과 관련한 필수적이고도 상시적인 업무임. ② 원청이 계획한 전체 엔진 생산 일정 등에 연동해 작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들은 원청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음. ③ 원청이 제공한 작업표준서, 중점관리표, 작업공정 모니터에 따라 조립업무를 수행한 것은 근로자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시라고 볼 수 있음. ④ 공정에 필요한 전체 인원이나 각 공정별 투입인원에 관한 실질적 작업배치권, 현장 및 휴일근로 지시권 등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노무 관리에 관한 결정 권한은 실질적으로 원청으로 보임. ⑤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엔진 조립업무 이외에도 가공업무 등 다 양한 업무를 수행했고 이에 대하여 별도의 도급비가 지급되는 등 도급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⑥ 사내협력업체가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움. - 엔진 조립 업무에 필요한 공장, 기계 설비 등을 원청으로부터 무상으로 임차했으며, 고유한 기술이나 자본 등을 투입하거나 원청 이외에 다른 업체를 상대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이지 않음. ※ 상기 판단기준 중 ①~③은 기존 대법원 입장과는 달리 새롭게 제시됨. 3. 시사점.○ 금번 판결은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에 대한 기준을 확대 적용함. -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원청의 필수적이고 상시 - 14 - 적인 업무에 해당하는지, ▲작업공정 모니터에 따라 조립 업무를 수행하 는지까지 포함해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함. ○ 또한, 사내협력업체가 인사권 행사 등의 독립성을 갖추고 원청과 분리된 별 도의 공정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법파견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유감 스러움. ○ 나아가 소송 제기 당시 ① B사는 A사와 공간적으로 구분된 라인을 별도로 담당하고 있어, 공간상·업무상 분리되어 있었으며, ② 생산공정이 연결되어 있는 컨베이어벨트는 연속공정이 아닌 Stop&Go방식*으로 단지 이동수단 으로 활용되고 있음에도 불법파견 판단 요소 중 하나로 보았다는 점은 향후 제조업에서 큰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됨. * 조립중인 엔진이 도달하면 작업을 위해 컨베이어 작동을 중단시킨 후 그때그때 조립업무를 수행하고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컨베이어를 작동 시켜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