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란 무엇인가?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말의 뜻을 제한해 주는 품사이다.
일요일 무심코 전국노래자랑을 보다가 문득 부사에 대해 신경질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 사회자가 즐겨쓰는 부사 정말로가 그날따라 미워지기 때문이다.
제 집은 헌집이다.--저 집은 매우 헌 집이다.
춘천은 아름다운 곳이다.----춘천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다.
손으로 꼽으니 수십번이나 정말로를 즐겨쓰는 사회자-.
때문에 요즘 정말이란 부사가 참으로 많이 입에 오르고 문장을 강화시켜준다.
부사를 생각나는 대로 꼽아보자
-과연, 실로 ,설마,아마, 제발, 정말,사뭇, 몹씨, 매우,퍽 아주, 완전, 무릇,
위 보기를 보면 부드러운 부사와 강한 부사가 있다.
부사는 시대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 뜻을 최대한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해 강한 부사를 쓴다.
춘천은 아름다운 곳-춘천은 너무 아름다운 곳-춘천은 정말로 아름다운 곳,너무너무 좋은 춘천
이렇게 해서 상대방이 내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부사엔 어떤 것이 있는가?
-가장, 너무, 정말, 순, 진짜, 짱,엄척,아주 몹씨
예전에 많이 쓰던 부사는 어떤 것이 있는가?
-무릇,넌지시, 짐짓, 사뭇. 실로 설마,아마, 과연,제발
나 오늘 시험 망했다-나 오늘 시험 완전 망했다.
참기름-순참기름-진짜 순 참기름-원조 참기름-100%진짜 순 참기름
호칭부풀리기도 요즘 많다.
-계란-대란 -특란-왕란
-설렁탕-특설렁탕
-vip-VVIP
언어 인플레이션인 세상이다. 전국노래자랑에 한번 꼽아보라 궂이 정말로를
조자룡 헌칼쓰듯 말끝마다 써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멋진 총각이시네-정말로 멋진 총각이시네
극심한 경쟁사회에 저마다 강한 부사로 내 말을 들어달라는 신호이지만
남발하는 부사가 한없이 미우니 어쩐담
연세대 교수가 부사연구를 한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조용한 부사를 다시 일깨워 우리 작가들만은 즐겨 써야 하지 않을까?
-무릇, 넌지시, 짐짓, 사뭇
김유정문학을 읽어보면 잡동사니 부사들이 칡넝쿨처럼 얽히어 있지 않아 글이 비온뒤
개인 하늘 같음을 평소 느낀다.
천의무봉(天衣無縫) 하늘 선녀들의 옷은 꿰맨 자국이 없다, 시나 문장이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잘된 것을 비유하는 말 천의 무봉같은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겠다.(끝)
*10/9 한글날을 맞이해 태극기를 달면서 퍼뜩 떠올린 부사에 대해서 德田
첫댓글 부사에 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우십니다
참아름답네요
너무아름답네요
너무너무아름답네요
진짜정말아름답네요
참으로진짜정말아름다네요
ㅡ누더기 부사들
부사에 대해 많은 걸 알았습니다. 소위 수필가라는 내가 그렇게 모르는게 많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