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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판의 책 표지 |
지금까지 내내 나는 산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산을 오르는 것으로 보였겠지. 그러나 내 삶은 사실은 항상 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중
이반 일리치의 삶은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했으며, 그래서 대단히 끔찍한 것이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중
<죽음은 이제 끝났어.>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더 이상 죽음은 없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중
《이반 일리치의 죽음》(Смерть Ивана Ильича)은 레프 톨스토이의 중단편 소설이다. 1886년에 톨스토이의 개종 이후 출판되었다. 톨스토이의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톨스토이의 중단편 소설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에도 선정되었다.
한 무리의 법원공무원들이 그들의 동료인 이반 일리치 골로빈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들은 인사이동,승진과 죽은 것이 자신이 아니라는 기쁨을 느끼며 치사한 반응을 보였으며 그중 표트르 이바노비치라는 일리치의 친구는 일리치의 집에서 열린 장례식을 참가한다. 그는 관에 들어있는 죽은 일리치를 보면서 굉장히 불쾌하고 오싹했고 일리치의 아내인 프라스코비야 페도로브나와 몇 마디 대화[1]를 나눈 후 빈트게임이라는 일종의 카드놀이를 위해 서둘러 집을 나간다.
과거에 이반 일리치는 성공한 정부 관료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왔으며 법대을 졸업했다.[2] 졸업 후 보좌관을 거쳐 예심판사가 된다. 그는 예의 바르고 일 처리 능력도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 프라스코비야 페도로브나를 만나 결혼을 했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가 태어난 후 부부관계는 악화되었고 그에 대한 방책으로 일리치는 가족 대신 업무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많은 명성과 봉급을 받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다. 승진 이후 그는 집단장을 하고 교계 사람들을 초대하며 놀았으나 결국 이사 간 집을 꾸미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창틀의 손잡이에 옆구리를 맞았다.
그 후부터 일리치는 옆구리에 고통이 계속 느껴지며 점점 더 악화된다. 이 시기부터 그에게서는 편안함, 유쾌함, 가벼움, 고상함 등의 기존의 강점들을 잃게되며 그는 기분도 안 좋아지고 외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의사를 찾아가서 진료도 받고 약도 먹어보지만 하등 도움이 안 됐다. [3] 또한 아내와 딸은 그의 상태에 연민이 느껴지지 아니하고 모두가 그에게 거짓만을 말할 때 병에 대한 걱정, 주변인들에 대한 분노, 가족들의 짐이 되는 느낌,육체적 고통와 공포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갔다.
비슷한 시기에 아내의 남동생이 그를 방문하고 그가 얼마나 쇠퇴했는지를 보고 놀란다. 이 반응을 본 일리치는 그의 현재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점점 우울해지고 자신이 곧 죽을 것이란 현실을 깨달았지만 익숙해질 수 없었다. 그는 위안을 찾기 위해 그의 업무에 집중하고, 아내, 딸과 언쟁을 이어가지만, 자신이 이룬 그 어떤 것도 자신의 죽음으로부터의 도피를 소용있게 해주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 인물들에 분노한다.
그러나 어느 날 밤, 그는 울음을 터뜨리며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에 그는 이전의 즐거웠던 순간들이 다르게 느껴지며 자기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잘못 살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일리치는 죽기 사흘 전 쉴틈없이 계속 신음을 내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자신이 죽음으로 인도하는 "구멍"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끝에는 "빛"이 있다고 느꼈다. 그의 어린 아들이 자신의 손등에 입을 맞추자 자신과 나머지 가족들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에 그는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 뒤 말실수로 용서 해줘를 가게 해줘라 말한 후[4] 더이상 죽음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게된다. 그는 "빛"과 기쁨을 경험하고 자신에게 "이제 죽음은 끝났다. 이제 죽음은 없다" 라고 말한 뒤, 생을 마감한다.
죽음을 의식할 때에만 위신과 거짓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주제이다. 참고로 이 주제는 게라심과 일리치의 주변 인물들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게라심은 죽음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라며 삶을 알뜰하고 알차게 살았으나 일리치의 지인들은 모두 놀고 먹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톨스토이의 작품 중 가장 예술적이고 가장 완벽하며 또한 가장 정교하다.
나의 작품 100편이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보고서 알았다.
― 기 드 모파상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메멘토 모리의 훌륭한 전통 안에 자리 잡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에 대한 생각 때문에 세속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을, 휘스트 카드놀이와 저녁 파티보다 진실과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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