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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2022. 8. 18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원익선 (원광대학교 평화연구소 소장)
1. 원불교 교무이신데요, 시청자분들이 원불교는 좀 생소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불교 스님, 천주교 신부님, 기독교 목사님이라면 이미 익숙한 칭호인데요. 원불교 교무는 원불교도 그렇고 교무도 그렇고 생소한 분들이 꽤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원불교는 종교고 교무는 거기에 종사하는 전문종교인을 말합니다. 원불교에서는 전무출신이라고 하는데요. 교단에 오롯이 봉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스님, 신부님, 목사님에 해당하는 칭호가 교무입니다. 그럼 원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제 전공인 불교학, 원불교학의 입장에서는 개혁불교, 현대불교, 참여불교, 생활불교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불법을 통해 현대문명의 병폐를 바루고자 하는 종교, 불법으로 질곡의 삶을 헤쳐 나가자는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를 1924년에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1891년에서 1943년 동안 53세를 사셨는데 그 분이 열반하신 해에 남긴 <불교정전>이라는 핵심 텍스트에는 불법으로 물질의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해 문을 연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원불교는 전 세계에 만연된 물질의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한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불법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불교를 연구하고 돌아와 지금은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원불교 환경연대 공동대표로도 봉사하고 있습니다. 제 본명은 원영상이고, 법명은 원익선입니다.
2. 원광대학교 평화연구소 소장이십니다. 평화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평화연구소는 북한전문가이자 평화사상가, 평화운동가로 유명한 정치학자 이재봉 교수님이 설립한 연구소입니다. 2년 전에 퇴임하면서 제게 물려주신 것입니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평화와 통일교육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육원과 민주평통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어 학생들에게 전국의 평화와 통일 전문가들을 모시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걸어 다니는 현대사로 부르는 한홍구 교수, 다자외교를 주장하는 김준형 전 외교원장, 제주 4·3이나 여순사건 등의 현장 전문가, 종교평화론의 전문가, 북한문제 전문가 등 수많은 분들이 저희 강좌를 거쳐 갔습니다. 유튜브, 방송 등의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평화와 통일 교재로 활용하도록 대담 내용을 책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있어 수강 인원을 제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잠자지 않고 들어와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세계적인 평화연구소들과 연대해서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3. 2017년부터 경향신문에 '사유와 성찰'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하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전국 일간지하고는 인연이 없었는데 경향신문에서 토요일에 나가는 판에 <사유와 성찰>이라는 난에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종교인들이 쓰는 것으로 원불교가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벌써 6년째인데요. 오랫동안 써서 그만 쓰겠다고 했는데 '그만 쓰라고 할 때까지 쓰라'고 해서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필을 들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남북문제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살펴보는 계기가 되어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통해 이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화두로 내걸고 쓰고 있습니다. 원불교에는 ‘모든 종교의 교의를 통합 활용 한다’라는 교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종교의 가르침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부담 없이 성현들의 말씀을 통해 사회에 경책을 주거나 교훈을 던지는 작업을 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시작할 때가 2017년 초부터인데 마침 사드가 경상북도 성주군 소성리에 불법으로 배치되던 해입니다. 박근혜가 탄핵되기 직전인 4월 26일에 1차,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권이 9월 7일에 2차로 사드 부대를 배치했습니다. 지금은 6기의 발사대를 가진 미군 일개포대가 전 롯데골프장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원불교의 제2대 지도자였던, 정산 송규 종사와 그의 아우인 주산 송도성 종사의 고향입니다. 이 두 분은 원불교의 정신적 지도자 중에서도 큰 영향을 지금도 주고 있는 분들입니다. 송규 종사는 어록이 원불교 경전에 들어와 있을 정도로 원불교의 교의 체계를 확립한 분입니다. 불법연구회를 해방 후에 원불교로 바꾼 분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핵심사상은 “한 울안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는 게송에 있습니다. 일원세계는 평화세계를 말합니다. 정토, 낙원, 천국처럼 모두가 부처로서 존중받는 세계를 말합니다. 해방 되던 해인 1945년에 <건국론>을 저술했는데 한반도 중립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송도성 종사는 해방 후에 전재동포구호사업을 전국적으로 벌이다가 현장에서 병으로 순교하신 분입니다. 보살도를 실천하신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의 고향이자 원불교교도들의 정신적 고향에 전쟁무기 사드가 들어온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그 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지수호비상대책회의에 참여해서 사드철폐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말이면 익산에서 차를 몰고 3시간 걸리는 성주로 달려갔습니다. 사드가 들어오던 4월과 9월에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만여 명에 달하는 경찰들과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지금도 사드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흐릅니다. 사드가 철폐되어야 치유될 수 있을 겁니다. 마침 이러한 사드철폐 주장도 펼칠 겸 해서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4. 사드 철거 투쟁을 열심히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하시는 것인지, 사드 설치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사드무용론을 제시했습니다. 세세하게 이야기 하면 머리가 아프니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이 고고도의 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때 방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십 킬로미터를 위로 쏘고 다시 직각으로 내려와 남한을 파괴한다고 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입니다. 즉 고도 40-150킬로 안에서 내리 꽂히는 미사일을 파괴하는 종말단계에 유용한 미사일이 사드입니다. 이미 수천 문의 장사정포가 2천만 명의 사거리 안에 있는데 굳이 비싼 장거리 미사일을 날릴 필요조차 없습니다. 한 방이면 끝나는 핵무기도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의 국가권력 사유화를 모면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중 미국이 그 동안 줄기차게 요구한 마사일 디펜스 즉,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봉쇄 정책에 북한을 빌미로 국민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단행한 것입니다. 중국이 그 보복으로 롯데의 중국사업을 초토화시키고, 한국인들의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 이유는 이미 알고 있듯이 사드배치였습니다. 사드가 그만큼 동북아시아에서 게임체인저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6개의 발사대 각각은 8발을 쏠 수 있습니다. 48기의 사드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데 문제는 액스밴드레이더입니다. 정식 명칭은 AN/TPY-2 레이더입니다. 이 레이더는 2천 킬로미터를 탐지할 수 있는 고출력 레이더입니다. 성주의 이 레이더는 상해, 북경너머까지 탐지가 가능합니다. 일본 북서부의 아오모리와 교토의 동해안인 교가미사키에도 배치되어 있어 삼각체제로 정밀도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는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견하면 그 원점을 계산해서 태평양사령부에 전달하기 위한 체계입니다. 중국의 원점을 타격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드가 들어갈 때 알자지라 방송을 비롯애 독일, 스웨덴, 미국, 일본 등의 방송들이 진을 치고 취재했는데 이 사드체계로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숙원사업이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이제 미국을 위한 전쟁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은 소성리에 수천 발의 미사일로 조준하고 있다고 언론이 전하기도 합니다. 산둥반도에는 중국판 엑스밴드 레이더가 들어섰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전쟁 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한 가운데에 사드가 있는 것입니다. 이미 사드배치를 위한 미국교범에는 3.6킬로미터 안에는 허가된 사람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고출력으로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 2천 명이 넘게 살고 있는 김천의 노곡리, 연명리, 봉곡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사드 정면 1킬로 안에 있는 노곡리에는 벌써 9명의 주민이 암에 걸려 한 분 한 분씩 사망하고 있습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고 난 뒤에 배치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미 임시배치라는 명목으로 이 단계를 뛰어넘어 불법으로 배치한 것입니다. 미군에게 이 땅을 공여하는 국법도 어긴 사드는 그 효용성도 문제지만 모든 측면에서 불법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철거되어야 합니다. 더욱이 종교의 성지에 전쟁무기가 배치되어 있다는 것, 평화와 자비를 주장하는 성자들의 성지에 전쟁무기가 배치되어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사드가 물러갈 때까지 주민들,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힘을 합쳐 싸울 각오입니다.
5.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사드 기지를 소위 '정상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련하여 성주 상황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점점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동안 마을 회관 앞의 도로를 통제하고 물자의 반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백, 수천 명의 경찰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농사철이 한창인데도 사드철폐를 외치며 새벽부터 나와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필수물품은 처음부터 인도적으로 막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일부러 주민들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불법 배치된 사드를 철폐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법적 절차를 거쳐 실시하라고 하는 것이 주장의 내용입니다. 정부는 이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권력이 약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삶의 터전과 목숨을 짓밟고 있습니다. 미국의 요구가 무서운 것입니다. 미국은 사드를 정상화하라고 점령군처럼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주권은 어디에 있는지 한심할 따름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환경영향평가를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차일피일 미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신하처럼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명백히 사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도 철저히 계산하고 따져보고 유해한 사드를 가져가라고 해야 당연합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조 2천억에 이 사드를 사라고 협박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당하고도 여전히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모두가 한국전쟁의 와중에 이승만이 생각 없이 제시한 한미상호방위협정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으로 인해 생긴 결과입니다. 이 협정들을 무효화하거나 개정해야 합니다. 한국전쟁도 우리의 의사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미소 양대 세력의 대리전이 아니었습니까. 어느 권위 있는 헌법학자는 제게 한국의 헌법 위에서 군림하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했습니다. 이 사드배치가 그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주에는 수많은 평화운동가들이 참여하여 사드철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기독교 등의 종교계의 참여도 더욱 가열차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원불교는 이 성지수호 활동으로 원불교평화연대가 창립되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문규현, 문정현 신부님이 주축이 된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인 평통사도 상근직원을 파견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8월 31일은 사드가 들어간 길목인 진밭교 앞에 텐트로 세워진 진밭평화교당을 24시간을 지킨 교무들과 함께 평화운동가들, 주민들이 올린 기도가 2천 일을 맞이합니다. 사드가 들어가던 직전인 2017년 3월 전국사드행동 주최의 집회에 모인 5천여 명의 평화인들이 성주농민들과 함께 눈물 흘리며 세운 교당이 바로 이 진밭평화교당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오나 사드가 들어간 길을 지키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평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집약된 교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보다는 원불교가 오래 갈 것이므로 우리가 이길 것으로 봅니다. 그때까지 이 교당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6. 최근 중국이 '사드 3불 1한' 주장을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여야가 다투고, 미국과 한국 대통령실도 각각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교무님은 어떻게 보시는지 논평 부탁드립니다.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 국토를 미국엔 넘기려고 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사드5적을 심판대에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김관진은 사드를 만든 록히드 마틴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권력을 사유화한 박근혜정권이 나라를 사유화한 죄도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한가운데에 사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 간에 2중 협정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백해무익한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고, 미국이 기고만장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드3불은 아시다시피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겠다,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결성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사드 운용을 제한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마지막 1한은 이미 3불 속에 들어 있는 것을 중국이 세분화해서 말한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사드 반입 당시 정부는 중국과는 무관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반발한 것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의 군사정보를 탐지할 능력을 사드부대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백히 미국은 안방에 앉아서 중국을 훤히 들여다 보는 군사기지를 한반도에 확충한 것입니다. 전 정부가 약속했다느니 하는 말들은 모든 것을 전 정부 탓으로 보는 못된 습성에 불과합니다. 정책이 없으니 앞의 정책이라도 비판해야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현 정권의 탄생은 바로 앞 정권의 불만에서 나온 것이니 그 연장선에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 사드배치를 반대했고,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과소 평가하는 바람에 스스로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초기 6개월 간은 사드 문제를 비롯해 묵었던 역사 청산을 혁명의 입장에서 과감하게 처리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화해든 용서든 가능했습니다. 지금 백성이 준 절호의 혁명 기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과보를 받고 있습니다. 사드는 미중 간의 트로이목마와도 같습니다. 한반도는 이 사드로 인해 언제든지 전쟁터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제2의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도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반발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주권, 주체, 자주를 위해서라도 사드는 반드시 철폐되어야 합니다.
7. 사드 기지가 들어선 것은 물론 한반도 전역이 미군의 전쟁 기지로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황과 위험성에 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앞의 말씀과도 같습니다. 사드만이 아니라 미군기지가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한 이 땅은 언제든 전쟁터로 돌변할 겁니다. 미국은 본토에 대한 공격만이 아니면 전 세계 어디가 되었든 전쟁터가 되어도 상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거의 900여 곳이나 되는 세계 미군기지는 그러한 미국 본토 방어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크라이나의 현실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토는 1991년 러시아연방의 붕괴로 그 기능을 잃은 듯 했지만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으로 다시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심이 되어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귀결된 것입니다. 미국은 군산복합체의 나라로 창고에 비축된 무기를 소진시키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나라입니다. 한 마디로 전쟁으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나마,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공 등 전 세계에서 미국이 침략하거나 개입하지 않은 전쟁은 열 중의 하나 정도일겁니다. 세계 평화를 해치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백성들은 늘 침략을 당하고만 살아왔지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미국의 힘에 이끌려 들어간 베트남 전쟁 참여도 자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 나라의 시민들은 평화을 간절히 원합니다. 그런데도 위정자들은 정권만 잡으면 북한을 빌미로 정권유지를 위해 북풍을 활용했습니다. 그 바람을 평화의 바람으로 돌려 햇볕정책을 추구한 분이 바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아닙니까. 이를 잘 계승해서 한반도를 평화의 지대로 만들어야지 계속 무기를 사들이고 군대를 확충하고, 외국 군대를 끌어들이고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반드시 폭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군인과 군사물자가 늘어간다는 것은 그것을 소진할 날을 기다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지금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은 물론 중국과 대만과의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중국대륙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섬은 물론 남쪽으로부터 요나구니, 이시가키, 미야코 섬에는 미군기지와 일본의 자위대, 미사일 부대 등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규슈쪽의 아마미, 마게 섬 등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주둔 미군 기지의 80%가 오키나와에 있습니다. 이미 베트남전의 전초기지가 되어 엄청난 양의 군사물자, 인력을 수송했습니다. 제주도 강정의 해군기지 건설, 성주의 사드배치 등과 연동된 중국 주변의 군사기지화는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미 대만 정찰을 위해 미군의 정찰기가 한반도의 미군기지에서 출격하기도 했습니다. 미군과 미국을 위한 한반도는 또 다시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전쟁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만, 그 준비는 서서히 이루어집니다. 이 미친 장난을 막아야 합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이 보여주듯이 현재 운전 중인 24기의 원전에 미사일 한 방만 맞아도 게임셋이 됩니다.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가 불모의 땅으로 변해갈 겁니다. 그렇게 많은 무기는 그 동안 쌓아온 문명과 선량한 인간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 외에는 어떤 역할도 없습니다. 전쟁은 야만이고 무(無)이기 때문에 안간힘을 써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현 정부는 민중의 이러한 애절한 마음을 잘 받아들여 평화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8. 8월 22일 윤석열 정권 들어선 뒤 잇따르는 군사행동 및 군사훈련의 연장선에서 후반기 한미연합훈련 본 훈련이 벌어지게 됩니다. 한미의 이런 군사적 움직임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 마디로 무의미한 행위에 불과합니다. 훈련은 바로 전쟁으로 돌입하겠다는 선포나 다름이 없습니다.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북한도 러시아나 중국과 대규모로 군사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까. 북한은 한국전쟁으로 남아 있는 중국 군대를 60년대에 철수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한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왜 이렇게 북한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 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전제군주체제와 극한의 경제에 처해 있는 삶을 저도 비판합니다. 하루 빨리 반목과 대결의 태세를 풀고 평화 건설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여전히 남한과 미국과는 전쟁 상태에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랑거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핵미사일 7천기를 가진 핵무기 대국입니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한반도는 지옥으로 변할 겁니다. 미국은 세계 군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이면서도 북한을 계속 코너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전쟁을 통해 끊임없는 이익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라는 점 외에는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한미군사훈련은 업그레이드 된 무기수출과 한반도의 긴장을 통한 지속적인 무기 수출을 위한 단기 및 장기적인 이중 전략이 숨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추종하는 세력은 이미 가스라이팅 된 현 정권입니다. 그 동안 미국으로부터 사들인 무기만도 수백조에 달할 겁니다. 새로운 무기가 나오면 사고, 또 사고하면서 무기구입의 주 고객이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국토와 국민이 지옥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은 처음에는 공짜로, 나중에는 비싼 가격으로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또 다른 고객을 거의 영구히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런 식으로 세계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200년의 역사밖에 가지지 않은 나라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나라를 맘대로 하고 있습니다. 위정자들은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속아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한미연합훈련은 한반도를 미국의 군사식민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군사적인 의례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전쟁 준비를 잘 갖췄으니 돈 내놓고, 무기 사고, 미군 배치하고, 언젠가는 하와이처럼 미국의 보호 하에 들어와 평화를 누려라, 라고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북한도 자제해야겠지만 핵실험을 하게 되면 이제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됩니다. 당연히 한반도의 비핵화는 이뤄져야겠지만, 북한에 원인을 제공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진정한 호혜원칙에 입각해 전시작전권을 비롯한 군사주권을 우리에게 돌려주고,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켜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야 청교도의 나라라는 위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외교관계는 청산해야 마땅합니다. 휴전상태에 있는 북한을 압박만 하지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존으로 가는 길을 한국과 미국은 선택해야 합니다.
9.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 해협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는가 하면, 한반도에서도 한미연합훈련과 더불어 대북 전단 문제를 두고 긴장이 높아지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평화연구소 소장으로서 지금의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평범만 백성들은 어느 나라든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들은 한줌에 불과한 위정자들입니다. 실패한 근대국가 일본을 보십시오. 몇 명의 군국주의 정치가들과 군인들에 의해 1945년에 거의 거덜이 나지 않았습니까. 여전히 남의 나라를 침략에서 부강해졌다는 과대망상에 빠진 몇몇 우익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다수 국민은 전쟁에 몸서리를 칠 겁니다. 노후를 위해 쌓아놓은 연금이며, 아이들의 평화로운 등교, 저녁놀을 보면서 마시는 차 한잔이 전쟁이 일어나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을 이해해야 하고, 독립을 외치는 대만도 이해해야 합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서는 중국도 대만도 약간의 양보를 통해 평화를 위한 길로 가야 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할 때부터 오직 전쟁으로 먹고사는 미국은 전쟁을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적도 없고, 군사학을 공부한 적도 없어서 대결 국면을 해석하고 정세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남의 일처럼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야만의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 세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신석기나 구석기 시대의 화살이 단지 미사일로 둔갑한 것 외에는 별로 변한 것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죽이던 것이 지금은 주먹만한 폭탄으로 수십,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칼 세이건이 보이저 1호가 마지막으로 송신한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으로 부른 지구, 망망한 우주에서 외로운 이 한 점 지구 안에서 무슨 짓들을 벌이고 있는 겁니까. 서로 사랑해도 모자란 판에 감정 하나로 서로 죽이는 이 미친 짓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우영우의 상사 정명석 변호사가 ‘워워’라고 고조된 긴장을 낮추라고 하는 것처럼 세계는 ‘워워’하면서 대결과 긴장을 낮춰야 합니다. 감정은 고조되면 이성을 능가하고, 그 감정은 확증평향을 더욱 쎄게 확정 짓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점점 이러한 굴레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 한반도가 중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니 그러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러한 능력은커녕 잘못하면 전쟁에 빠져들 수도 있는 위험한 경계로 다가서고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든 중국과 대만의 전쟁은 물론, 미국의 개입도 막아야 합니다. 미국은 점점 북한에 그렇게 하듯이 군사적으로 중국을 코너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태평양전략, 한국·일본·대만과의 반도체 동맹인 ‘칩(Chip)4’로 재편하여 자신의 편에 서기를 거의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북한이 60-70년대 중소분쟁시에 했던 등거리 외교를 세밀하게 추진해서 중립에 서야 합니다. 나아가 전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 중도, 중립국가로 가는 길이 한반도가 살아남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 분쟁을 중재하고, 평화를 건설하는 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종교가 가지고 있는 황금율인 역지사지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는 평화의 전략과 서로 윈윈하는 호혜의 전략을 펼치는 국가가 되길 바랍니다. 칸트는 <영구평화론>에서 언젠가는 야만의 세계를 잠재우는 국제국가가 탄생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주권을 양보해서 세계를 연방국가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 일을 해낼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남북 관계, 북미 관계, 중국과 대만 관계,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긴장을 낮추는 일에 종교든 국가든 학계든 나서야 합니다. 몇 안 되는 위정자들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전 세계 대다수 백성들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권력자들이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10.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가는 데서 원불교의 역할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한 마디로 사회참여입니다. 그렇다고 교무들이 정치에 참여하여 정치가가 되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도들은 마땅히 정치에 참여하여 훌륭한 정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교는 어디까지나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철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구축하는 데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이 한국 민주화의 한복판에서 혁혁한 활동을 했듯이 말입니다. 원불교 또한 교의적으로도 이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수행과 신앙에 있어서 정의를 실천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평화 또한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실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방법,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방법,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명감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가르침에 입각해 두 가지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는 남한을 비롯한 한반도 전체의 사회적 근본 모순인 분단체제를 극복하도록 원불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경제적 강자들에게 둘러싸여 불안 속에서 살아 갈 겁니다. 원불교가 진정 세계적인 종교가 되고자 한다면 한반도의 모순을 극복함으로써 세계 평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종교적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그런 군소종교로 전락하고 말겁니다. 둘째는 원불교의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말씀하신 것처럼, 어변성룡(魚變成龍), 즉 물고기가 용이 되는 나라인 한반도는 그럴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습니다. 그 말씀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국제적 패권을 향해 치닫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있는 한반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하시듯 4대 강국 사이에서 휘파람을 불며 풀을 뜯어먹을 것인지, 쇠창살에 갇혀 착취당하든지 둘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할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전자는 삶의 길이며, 후자는 죽음의 길입니다. 당연히 전자로 가야합니다. 이를 위해 원불교의 가르침에서 나온 높은 도덕성을 갖춘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제가 만든 ABC이론을 실천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갈등의 AB 국가 사이에서 C는 앞의 두 국가가 서로 인정하는 국가, 김구가 말하는 높은 문화를 소유한 나라가 되어 양 쪽 누구도 넘볼 수 없게 하는 국가, 정의와 평화의 국가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것이 종교로서의 원불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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