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
Ⅰ. 개요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pure red cell aplasia)은 적혈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로 인해 빈혈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이 경우 골수에 적혈구를 만드는 재료인 전구체(erythroblast)는 거의 없지만 혈소판 및 백혈구의 전구체는 정상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모두가 감소하는 재생불량성 빈혈과는 다릅니다.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가장 흔한 형태는 갑작스럽게 생겼다가 일정 기간 후 저절로 호전되는 후천성 급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이며 대부분이 이에 해당합니다. 약물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흔한 원인입니다. 약물이 원인인 경우 약물 복용의 기간이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드물게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가슴샘의 종양이나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선천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블랙판 다이아몬드 증후군(Diamond-Blackfan syndrome)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평생에 걸쳐 이환되며 선천적 기형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종 간에 발병률의 차이는 없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다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슴샘의 종양과 관련된 경우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많이 발생합니다.
Ⅱ. 증상
빈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매우 심한 경우부터 임상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빈혈의 종류는 대개 정적혈구 정색소성(normocytic normochromic) 빈혈입니다. 급성 경과를 보이는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증세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지만 심한 빈혈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무력감,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급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최근 호흡기계 혹은 위장관계 감염의 과거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볼거리나 감염단핵구증, 바이러스성 간염 등의 감염 질환 후에 발생하게 되면 빈혈보다는 해당 질환의 증세가 주된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용혈성 빈혈이 동반된 경우에는 빈혈이 매우 심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심한 무력감이나 호흡 곤란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용혈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대개 빈혈이 서서히 발생하고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천성 만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의 경우 환자는 가슴샘종양, 림프구(기존용어사전)증식 질환,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기도 하며, 가슴샘)종양의 경우 신체검사에서 쉽게 발견될 만큼 크기가 큰 경우도 있습니다. 림프구 증식 질환의 경우 림프절비대나 비장종대가 보일 수 있습니다.
선천성 만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의 경우 빈혈의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며, 보통 신생아기에는 잘 발견되지 않으나 생후 2년 내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환된 환아의 1/3에서 기형이나 정신지체가 발생합니다.
Ⅲ. 원인
골수 내의 적혈구 전구체가 면역학적 기전으로 파괴되어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못하므로 빈혈이 생깁니다.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의 원인은 급성형, 만성형, 선천성 만성형에 따라 대부분 다릅니다.
급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특정 약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호흡기감염, 위장관염, 폐렴, 감염성 단핵구증, 볼거리, 바이러스성 간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급성의 경우 흔히 파르보바이러스 B19 (parvovirus B19)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산모가 감염된 경우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의 적혈구 모세포를 파괴해 유산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약물의 경우 적혈구 전구체에 직접적으로 독성을 끼쳐 질환을 발생시킵니다. 가능한 약물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항간질제 (phenytoin, carbamazepine 등)
- 아자치오프린 (Azathioprine)
- 클로람페니콜 (Chloramphenicol)
- 치암페니콜 (Thiamphenicol)
- 설폰아미드 (Sulfonamides)
- 이소니아지드 (Isoniazid)
- 프로카인아미드 (Procainamide)
후천성 만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가슴샘종양, 자가면역질환, 면역 손상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선천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90%에서 태아시기의 줄기세포 손상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10%의 경우에서는 가족성으로 유전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Ⅳ. 진단
망상적혈구 수가 낮은 기타 빈혈과 감별해야 합니다. 골수 내에서 과립구와 혈소판 그리고 이들의 전구세포들은 정상이지만 적혈구계 유핵세포들의 수가 거의 없던지 감소되어 골수계 및 적혈구계 세포비율(M/E ratio)가 20:1 이상이 되며 심한 경우에는 50:1 까지도 되는 것이 특징적인 골수 검사 소견입니다. 말초혈액소견은 대부분 환자에서 정구성(normocytic) 빈혈이나 선천성의 경우 대구성(macrocytic)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산정특례 진단기준:
- 말초혈액에서 망상적혈구의 심한 감소, 골수에서 적혈구 전구체의 부족이 특징
- 진단은 다음 모두를 만족해야 함
- 정구성, 정색소성 빈혈 - 망상적혈구 분율이 아주 낮고, 절대값이 10,000/microL미만 - 백혈구와 혈소판의 수가 정상 - 정상적인 혈구형성, 림프구형성, 거대핵세포형성을 보이며 소량의 적혈구 전구체를 포함하는 정상 골수 세포
*진단방법: 특수 생화학/면역학 검사 도말/배양검사,조직학 검사 |
Ⅴ. 치료
원인에 상관없이 필요하다면 빈혈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적정한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수혈을 할 수 있으며, 엽산과 비타민 복용이 추천됩니다. 파르보바이러스 B19 (parvovirus B19) 감염의 경우에는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후천성 급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은 원인이 되는 약물을 중지하거나 해당 감염증을 치료합니다.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만 수혈을 시행합니다.
후천성 만성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의 경우에는 가슴샘종양,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과 같은 기저질환을 치료하며,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종 고용량이 사용되지만, 저용량을 사용해도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으며 약 45%의 환자에서 치료에 반응을 보입니다. 만약 기저질환이 면역학적인 원인이며,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면역억제 치료나 세포독성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시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6-머캅토퓨린(6-mercaptopurine),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 및 사이클로스포린 A (cyclosporine A) 등의 약제가 사용됩니다.
2003년에 Herbert 등이 알렘투주맙(alemtuzumab, Campath-1H)을 스테로이드 불응성인 진성 적혈구계 무형성증에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반복적인 리툭시맙(rituximab) 투여가 효과가 있었던 경우가 보고되었습니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 치료 외에 항(抗)가슴샘세포글로불린(antithymic globulin, ATG), 다나졸(Danazol)을 사용해 볼 수 있으며 다나졸의 경우 2차 성징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수혈을 한 경우에 철분 과다로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이 발생할 수 있어 철 과잉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및 사이트]
2008 National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 Inc.대한혈액학회 “혈액학”이퍼블릭. 2006대한내과학회지: 제 76 권 제 2 호 2009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 Vol. 63. No. 5, Nov. 2007http://en.wikipedia.org/wiki/Pure_red_cell_aplasiahttp://emedicine.medscape.com/article/205695-overviewhttp://www.rarediseases.org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지기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