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금)은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축일이고 본당은 주임신부님 연례 피정 참석으로 미사가 없었습니다.
이틀전에 언양성당을 다녀 왔지만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덕지역입니다.
피해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줘야 하는데 여행객들이 발길을 끊어 어려움이 가중 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영덕지역 성당들을 검색해 보니 오전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 본당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지곡성당 미사에 참례하고 강구로 갔습니다.
예전부터 강구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나비산 기사식당)중 하나로 물곰찌개, 미주구리 찌개 등 찌개류를 주 메뉴로하는 식당이 강구성당 앞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래 손님들이 다소 많아서 밖에서 조금 기다리는 것이 예의처럼 되는 곳이었습니다만, 지난 3월 '전현무 계획2'에 방영 된 후로 자칫하면 웨이팅 시간이 한시간이 넘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식당 입구측 대기소 화이트보드에 오는 순서대로 대표자와 동행 인원수를 적어 놓으면 직원이 차례대로 호명합니다.
수용 가능 인원만 입장 시킨후 나머지 인원은 다음시간대로 대기합니다.
동타임 인원이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 다시 세팅 후 다음 인원을 입장시키는 방법이라 그렇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대부분 흡족한 마음으로 강구성당으로 향합니다.
강구성당에는 코로나 시기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주보에 공지된 주일헌금이 20만원이 조금 넘어 가슴 아파한 기억이 있어 주보를 확인해 봤습니다.
주일 미사 참례 인원이 100여명인데 특이하게 본당 참례자 수와 외지 방문 참례자 수를 구분해 놓았습니다.
외지 방문 신자 24명 포함 주일 헌금이 60여만원이었습니다.
아직도 팍팍한 본당 살림 같았습니다.
강구 본당 순례를 마치고 강구항에서 동해안을 따라 축산항으로 갑니다.
1차 경유지가 영덕 해맞이 공원인데 해맞이 공원이 가까워질수록 산불 피해가 극심해 보입니다.
골짜기 곳곳은 임시 가설 주택 공사로 모두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예전 해맞이 공원 모습은 푸드트럭과 노점들이 꽉 드러찬 것으로 기억 되는데 첫눈에 들어 오는 것은 불에 끄을린 대게 모형 전망대와 불에 타다만 해파랑길 데크길 모습이었습니다.
고작 라면류와 아이스콘을 판매하는 컨테이너형 가게 하나만 썰렁한 모습으로 있었습니다.
아이스 콘 가격이 많이 비쌌지만 한눈에 보아도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아주머니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도록 기쁜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시 축산항으로 이동하는데 아름답고 유명한 해파랑길 영덕 블루로드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축산항을 지나 죽도산 주차장에 들어서니 영덕 앞바다는 오늘도 변함없이 푸르른데 이곳도 쓸쓸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차장 한편에 있는 대게활어타운은 개점휴업 상태로 보였습니다. 7층에 있는 카페를 방문했는데 손님은 우리 일행뿐이었고 메뉴도 따뜻한 커피와 아이스 커피 두종류만 있었습니다.
전망 좋은 창가로 자리잡자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들이 뒤따라 들어 왔습니다. 이제서야 에어컨을 켜 주는 것으로 보아 우리가 오늘 첫손님 같았습니다.
이제 포항으로 돌아 갈 시간입니다.
축산항에서 바로 7번국도로 올라가 돌아 오는 길에 남정의 '장사 해돋이 휴게소'에 들려 잠시 돌 구경을 합니다.
억(30억)소리 나는 돌, 동굴에 있어야 할 종유석 등등 중국에서 수입한 돌들이라고 합니다.
이 돌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하는지 마음속에 많은 의문이 솟아 올랐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주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데려다 에덴 동산에 두시어 그것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
ps : 산불 피해 지역은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