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편을 기다려주셨다면
감사합니다
다음 편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은 독자를 향한 엄청난
자신감인데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갈수록 흥미진진해야
하는 기대에 분발하면서
이렇게 시작합니다
작가 한강님이 노벨문학상을
받았 다는 기쁘고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시기쯤에
나도 예전에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강님이 노벨문학상이라는
큰 업적을 이루었듯이
나도 내 인생에 뭔가
해 냈다는 느낌으로
가슴이 더욱 벅찼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한강님의
이름을 갖다 쓰면서
그분의 소설을 한 권도
읽어 보지 않는 것은 정말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몇 자 적든 글쓰기를
멈추고
집에 있는 채식주의자를 먼저
읽었다
채식주의자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꿈을 꾼 후부터
고기를 먹지 않는다
꿈에 피를 흘리고 피와
관련된 끔찍한 일을
겪게 되는 꿈이 반복되면서
육류 생선 심지어 계란까지
먹지 않는 극도의
채식주의자가 되어 버린다
잠도 잘 못 자고
먹지도 잘 못하니 영혜의
남편은 걱정이 되었다
그렇치만 혼자서 영혜의
식습관을 바꿀 수 없으니
마지막으로 장인 장모와
처형 동서까지 가족들을 동원해서
영혜를 설득한다
마침
처형의 집에 집들이가
있는 날 가족이 다 모이게
되었다
고기와 생선등
육식을 먹이려고
옛날에 영혜가 좋아했던
음식을 한 상 차려 놓았다
영혜가 부모님 걱정에
고기를 한 점이라도
먹어야 되는데 좋은 말로
해서는 절대 먹지 않는다
그래서
영혜아버지는 영혜 남동생을 동원해서
강제로 입에다 고기를
밀어 넣는다 완강하게 거부하다
결국 아버지한테 뺨까지
얻어맞는다 궁지에 몰린 영혜는
까까스로 남동생과
아버지를 벗어나 과도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 버린다
피를 흘리면서
병원에 실려 가는 것으로
영혜는 고기를 피한다
읽으면서
영혜에게 고기를 먹여
건강을 회복시키려는
가족들의 마음이 안타까워
영혜가 고기 한 점을
먹기를 나도
바랬다
그런데 육식을 완강하게
거부하는 이유가
나의 지금 상황과
너무 같은 느낌으로 이해되었다
영혜가 육식을 끓고
채식주의자를 고집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기 싫다는
맥락으로 받아들였다
현재의 바뀐 내가 좋은데
과거로 돌아가라 하면
나는 죽을 만큼 괴롭고
죽고 싶을 것이다
과거의 내가 잘 쓰던 불평과
원망과 힘든 말을 고기 먹듯이
씹어 먹는 다면 이제는 넘어
가지 않는다
뱉어 버리고 싶다
약간의 자극에도
주눅 들고 불안했던
긴장되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쑥쑥 올라오던
과거의 모습은 육식처럼
거부하고 싶다
현재의 나는 괜찮으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웃으시니 좋아요
멋지십니다
행복합니다
편안합니다
이런
긍정의 말을 하는 것이
좋은데 어떻게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
그래서 나는 영혜가 죽을 만큼
거부하는 이유가
나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공감되었다
채식주의자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편을 읽고
한참을 울었다
회개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당신은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참
좋으신 분이십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당신이 계셔서
제가 있습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나는 과거의 나로
돌아가기 싫음이다
영혜처럼 과도로 손목을 그을
용기는 없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으로
육식을 끊고 채식을 하는 영혜처럼
과거의 부정적인 어두운
나에서
현재의 밝고 긍정적인
새로운 나를 지켜가고 싶은
것이다
채식주의자 책은
내가 서점에
가서 직접 고른 책이 아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건대
몇 년 전
아름다운 가게
동사무소 앞 프리마켓
두 곳에서
몇 권의 중고 책을 구입했다
다른 몇 권은 내가 골랐는데
채식주의자는
재미있는 책이라고
약간 강매하듯 밀려서 가지고
왔다
한 권에 천 원씩 주었다
그때 구입한 책들을 사실 아직
안 읽었다
그중에 채식주의도 책장에
그렇게 보관하다가
이제야 읽은 것이다
아마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지 않았으면 아직도
펼쳐 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보고 싶은 새책도 사가지고 조금 보고 진도가
안 나간 책이 여러 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 편을 예고하는
멘트를 주저 없이 날리고
이 글을 쓰면서 읽어 보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리고
나에게 그런 감동이 올 줄은
참 신기하고
신비로운 일이다
중고로 얻은책이 심지어
작가의 싸인은 없지만
초판1쇄본이다
소소한 자극에도 감정이
출렁거리던 유리멘털의
과거의 내가 있었다
이제는 편안하고 밝아졌다
예전에는 형편없는 적이
많았지만
이제는 형편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다
내가 나를 좋아하니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여유가
생겼다
참 감사하다
주님 주시는
평화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60년 만에
얻은 기쁨이다
가톨릭성가 40번
구하시오 받으리라
찾으시오 얻으리라
두드리라 열리리라
구하시오 받으리라~
노래처럼
때가 되면 이렇게 주시는
주님이심을 알았다
한강님의 인터뷰를 보니
제일 좋고 재미있는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설을 마음으로
굴리는 시간이라고 했다
참 인상 깊은 말이다
나는 나의 변화를
쓰고 싶어 머리가 굴러가는
요즈음이다
두서없는 글이 나왔어요
잘 다듬어 쓰고 싶은데
어렵고 복잡한 거
싫어하는 저의 한계입니다
잘 읽어 주시고
따뜻한 댓글 적어 주어서
감사합니다
또 직접 얼굴 보고
잘 읽었다고
반갑게 인사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저보다 일찍 그 기쁨을
누리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이 있을까요?
첫댓글 한강 작가님은 제가 아니더라도 찐팬이 많겠죠~ 저는 이미 베아따 자매님의 찐팬이 된 것 같습니다. 인생의 참경험을 진솔하게 유쾌하게 표현해 주시니 더욱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카페 최다 연재작가가 되실 때까지 쭈욱 올려주실꺼죠~^^
딕다 자매님 잘읽어 주시고 넘치는 팬심 까지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자매님은 보는 눈이 있으십니다~
주눅들고 어두웠는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현재의 밝고 사랑이 가득한 내가 좋고 감사합니다
문학수업을 받아 본 적도 없고
겨우 책몇권 읽은거 전부인 보잘것 없는
저희 지식세계입니다
그렇치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보니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데
저도 춤을 춥니다
또 글을 쓰고 싶어집니다
주님께 받은 운총 잘 지켜 가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찐팬 여기도 있습니다~^^
저는 아직 베아따 자매님만큼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현재의 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저를 더 사랑하도록 주님 안에서
노력해보겠습니다~^^
다음 편 곧 만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