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꽃순입에 내 입술을 덧대랴
요염(妖艶)이 싫다
그대 몸짓이 아름다울 뿐
창천(蒼天) 푸른 바다 파도 너울 따라
가슴 열고 일렁이는 파래 잎처럼
올라서듯 내려앉고 멈추듯 올라서는
그 몸짓이 아름다울 뿐
욕정(欲情)도 싫다
그대 탐닉이 사랑스러울 뿐
세상 물정 눈감고
너울대는 잔물결 이랑 베개 삼아
가슴속 바닷소리만 듣는
그 탐닉이 사랑스러울 뿐
질투(嫉妬)가 싫다
그대 열망이 귀여울 뿐
분홍빛 마음, 융단에 꿈 수놓으며
무지개와 겨루려는
어처구니없는 그대의 열망이 귀여울 뿐
교태(嬌態)도 싫다
오직 그대의 모습
고요한 수면을 생명의 율동으로 일렁이게 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름다울 뿐./ 졸 시 '삼천포 追想' 전문
오래전 어느 청순한 이미지를 담아 못난 시를 남겨봤다.
이름하여 '삼천포 追想'이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철도가 있었다.
경전선이다.
밀양 삼랑진에서 출발해 마산, 순천을 거쳐 광주로 가는데
중간에서 삼천포로 갈라지는 지선이 있었다.
삼랑진에서 승차해 가만히 앉아있으면 광주로 가게 되련만
중간에서 열차를 바꿔 타 삼천포로 빠지게 되었다.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한단다.
이런 사실을 일부러 체험하려 한 것처럼
어느 해 나는 삼천포로 빠져 해변가의 선술집에 들렀다.
거기서 아름아름한 추억이 싹텄고
그래서 써본 게 삼천포의 추상이다.
인연은 한양뜰에서만 얽히고 머물러도 좋으련만
내 의지인지 우연인지 모르게
삼랑진에서 삼천포로 빠졌던 것인데
밑지고 판다는 밑지지
본전에 판다는 본전집
바가지로 마신다는 대폿집
방석 깔고 앉아 마신다는 방석집
작부가 있다 하여 매미집
그것 말고 나는
서서 마시다 휑하니 떠나려 선술집에 들렸건만
어찌어찌하여 넥타이가 걸려 쉬고 가게 되었다.
꽃 같은 순(脣)
딸기 같은 입술
어찌 그 꽃순(脣) 입에 내 입술을 얹으랴.
두 손 잡아보니 그네도 나도 막 쥔 손이었지만
그렇다고 막 갈 수도 없는 것,
그래서 술잔에 입술을 대고
삼천포 추상만 안고 돌아왔던 것이다.
아슴아슴한 추억들..
이제 한가위 명절로 들어서는데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보름달에
옛 고향의 그 순이 얼굴도 떠오르겠지.
첫댓글 술집에서 한번 앉으면 그날 집에가긴 어렵죠.
ㅡ
그냥 나오셨나요?
그건 글로 밝히렵니다.
후순위가 되겠지만요.
고향의 순이도
저 휘영청 보름달을 보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듯...
석촌님의
여성편력은 가이 없어라~ㅎ
추석이 다가오면 그런 생각들이 앞서게 마련이지요.ㅎ
말씀 하신 경전선이 화순도 지나가더군요.
한번은 부산쪽에 일이 있어 운전하고 가면 피곤 할것 같고
고속버스타고 가려면 광주 터미널까지 가는 과정이 복잡하여
화순역에서 무궁화 열차를 타고 갔더니 5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일행이 있어서 이야기라도
하면서 갔더라면 좀 덜 할텐데, 혼자서 가는건 상당히 지루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셨군요.
저도 딱 한번 타봤어요.
오모낫,
석촌님 손금이랑 제손금이랑
똑같아요! 벼락부자?
그런가요?
혹시, 삼천포의 그 여인은 아니겠죠?
세상에 이런 통큰 손금 처음봅니다.
천하통일 하던가
돈방석에 싸이던가 ㅡ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글의 水位? 가 아슬아슬 합니다 ㅎ입술 脣.
저 손바닥 가로지르는 금 이,
두뇌선 이던가요 ?
그런가요?
뭐 제가 책임지는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