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6년 1월 30일(금)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토끼 형제의 꿈을 읽고
매주 열 명이 넘는 아이들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글을 나누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걸음 재촉하듯 수업을 이어가도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곤 하지요. 하지만 매번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건, 아이들의 글쓰기와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조금씩 맑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몇몇 아이들은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몰라보게 성장했습니다. 그렇다고 문법이나 화려한 작문 실력이 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수업 중에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지적하거나 다그치지 않으니까요. 대신, 아이들이 책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그것을 자기만의 언어로 소화해 내는 힘이 몰라보게 단단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글 속에 명확히 담아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책 내용을 이해하는 것조차 벅차하다 보니, 글을 써놓고도 정작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호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책을 읽어내는 눈도 깊어졌고, 글을 쓸 때도 자신의 중심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낼 줄 압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이런 기특한 변화들을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책을 이해하는 태도부터 글 속에 담긴 진심까지,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었지요. 아이들은 쑥스러운지 애써 덤덤한 척하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밝은 미소는 숨기지 못하더군요.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도 한결 능동적으로 바뀌었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조곤조곤 밝히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비록 몸은 고단하지만, 이런 작은 변화들이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 됩니다. 아이들은 정작 스스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이 놓치고 지나갈 작은 발전의 순간들을 붙잡아 자주, 그리고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려 합니다.
오늘도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수업 끝에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힘들지만 참으로 감사한 하루입니다. 아이들이 지금처럼 조금씩, 하지만 단단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