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시장 인사이트’로 ‘수출대업’ 이루다
에코프로
“이제 해외로 가자.”1998년 말 설립된 이후 내수에 치중해 오던 에코프로는 2014년에 접어들어서면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2차전지사업과 환경사업을 양축으로 하는 에코프로는 이전까지 주요 사업부문에서 수출 실적을 내긴 했으나 내수 중심이었다. 하지만 향후 국내시장 포화에 따른 실적 감소를 메우고, 최고·최초의 기술력을 세계무대에 선보여 검증 받음으로써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에코프로의 기술력은 곧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차전지사업 부문의 경우 일본 및 중국 내 글로벌 배터리 업체에 직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현재 국내 대행업체를 통한 현지 판매와 직수출 매출이 급신장 하면서 전체 실적 증대를 견인하고 있다. 환경사업 부문 역시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무렵부터 중국 등 해외기업에 납품이 시작됐고 꾸준히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술력 외에 미래를 보는 통찰력 갖춰
에코프로가 해외시장에서 성공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과 미래를 내다본 통찰력에 있다.
에코프로는 2004년 고용량 양극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이후 금속으로부터 양극소재를 생산하는 일괄 생산 공정의 국산화에 성공, 국내 유일의 NCA계 양극소재 기술력을 확보했다. 획기적인 연구개발 성과는 국내외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최고의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공급처가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보니 매출 쏠림 현상에 따른 부담감이 커졌다. 실제 2013년까지 에코프로의 거래처는 삼성, LG전자 등에 집중됐으며, 그나마 국내 대행업체를 통해 해외에 일부 수출하는 형태였다. 2014년 에코프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소형 전지용 소재 사업을 포기하고 중대형 전지용 소재로 주력 제품을 변경한 것. 여기에 일본, 미국, 중국 등 해외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까다로운 일본기업도 품질이슈 한 번도 없어
그 결과 2015년 3월 에코프로는 일본 유명 전지업체 A사에 향후 3년간 NCA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약 1500억 원 규모다. 리튬이차전지 종주국인 일본 내 전지 업체가 자국 내 소재 업체 대신 국내 소재업체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2012년부터 기술개발을 시작, 일본 전지 업체의 까다로운 품질 수준에 맞추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를 통해 고난이도의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4년 에코프로가 일본 전지업체에 납품했던 NCA 양극소재는 단 한 차례의 품질 이슈도 없었다. 이번의 장기계약은 이런 품질력을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다.
해외 직수출이 늘어나면서 2015년 에코프로의 2차전지사업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81%나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배터리 충전기의 중요성이 부각, 비즈니스 영토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에코프로는 2015년 11월 충북 오창에 제3공장을 준공, 2차전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연산 기준 70% 늘렸다.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비 IT분야 배터리 시장이 급속 확대되면서 국내외 배터리 업체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연산 4300톤의 이 회사 생산능력은 NCA 양극재 1위인 일본 스미토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충북 오창에 제3공장 설립해 생산능력 제고
환경사업 부문에서도 에코프로의 통찰력은 빛을 발했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 등 국제적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온실가스 및 유해가스 제어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부각 받았다. 우리나라도 산업체별 탄소배출권 할당 및 거래제가 도입되면서 산업현장의 온실가스 처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인회계사로 일하던 이동채 대표는 어느 날 우연히 교토의정서 관련 기사를 접하고 친환경 산업분야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이 분야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이 대표는 이후 관련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행보를 거듭해 왔다.
에코프로는 2011년 PFCs(과불화합물) 저감을 위한 국가과제를 시작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 이어 2014년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및 LCD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PFCs를 ‘완전 분해’하는 고효율·고내구성·대용량의 최적화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에코프로는 2013년과 2014년 연속 산업통상자원부의 이달의 산업기술상(우수상 및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독보적인 기술은 곧 보상을 받게 된다. 에코프로는 2014년 6월 61억5890만 원 규모의 촉매식 대형 NOX&N2O(아산화질소) 저감장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N2O 저감장치 개발 이후 최초 수주로 2013년 매출액 대비 10.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부터의 주문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주요 사업부문에서 해외로 눈길을 돌린 에코프로는 놀랄만한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실제 2013년 569억 원까지 떨어진 매출액은 본격적으로 수출이 확대되기 시작한 2014년 832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2015년에는 1073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 증대에 있어 해외 수출은 빼놓을 수 없는데, 2014년 1533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2015년 3393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났다.
2016년 현재 에코프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올 5월 주요 사업 부문인 2차전지사업 부문을 분리해 에코프로비엠이란 자회사로 물적 분할을 시행한 것. 이는 2차전지 부문 주력 사업 아이템의 납품물량 확대에 따른 것으로, 에코프로비엠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받음으로써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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