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지중해 지역을 널리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은 세계 역사를 뒤져도 유례 없는 독특한 왕위 계승 전통을 가지고 있었으니
바로 형제 살해 전통임.
쓰는 나도 형제 살해라는 단어 뒤에 전통을 붙여도 되는 건가 싶긴 한데 진짜 전통이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적겠음.
물론 왕실에서 형제간에 칼부림 나는 일 조또 흔해 빠짐ㅇㅇ
당장 한국사만 하더라도 떠오르는 인물이 한둘이 아닌데.
근데 오스만 제국에서 일어나는 형제 자적자는 다른 나라 역사들과는 차원이 다름.
왜냐?
얘네는 형제 살해를 합법이라고 법전에 땅땅 박아놨기 때문임.
아니 뭐 대마초 합법화도 아니고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란 말임?
내 안의 유교걸은 외국 오랑캐들의 해괴한 풍습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음.
그래서 전부터 이 이야기를 여시에 써야겠지 생각만 하고 잊어버렸었는데 알라딘 보고 떠올라서 쩌리에 글 씀.
물론 그렇다고 알라딘에 형제 살해 이야기 나오고 그런 건 아님... 오해하지마 영화 디즈니꺼야🙌
하여튼 오스만 제국의 '전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스만 왕실 사람들의 조상까지 알아봐야 함.
왜냐면 거지같은 가족 내력이 으레 그렇듯 뭐가 일이 이상하게 풀리면 조상탓일 확률이 높기 때문임.
오스만 왕실의 조상들은 유목민이었음.
유목민들의 문화는 농경민들의 전통과는 상당한 차이가 많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상속 제도임.
(↑ 제사 한정 큰 아들 ㄴㄴ 남의 집에서 데려온 여자ㅇㅇ)
한국이나 중국같은 정착민들은 대부분 ^장남^에게 재산을 몰빵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반면, 유목민들은 대부분 말자 상속을 선호함.
말자 상속이라고 해서 장자 상속처럼 전 재산을 막내에게 몰빵하는 시스템은 아님.
말자 상속 시스템은 맏이가 다 자라면 재산 한 몫 떼어주며 독립 시킨 뒤 둘째, 셋째 이하 등등에게도 똑같이 나눠주며 독립시키다 마지막에 남는 막내가 남은 재산과 모부 봉양을 담당하는 상속 방식임.
이런 차이는 정주민의 재산은 움직이지 않고 집약적인 노동이 필요한 토지이고, 유목민의 재산은 잘 싸돌아다니고 집약 노동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가축이라는 차이에서 발생함.
하여튼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유목민들은 몰빵 상속이 아니라 비교적 균등한 상속을 했다는 점인데,
왜냐면 아이러니하게도 공평하게 느껴지는 유목민들의 상속 방식이 오스만 제국의 형제 살인 전통의 원인이기 때문임.
유목민들의 상속 방식은 상속 재산이 양 몇 마리일 때는 아무런 문제도 없음ㅇㅇ
하지만 상속 재산이 땅, 그것도 국가가 되면 큰 문제가 생김.
왜냐면 땅과 그 위에 세워진 나라는 가축처럼 쪼개 나눠가지기 어려운 한 덩어리이기 때문임.
물론 나누기 어렵다고 나누지 않는 건 아님.
비슷한 유목민의 제국인 몽골 역시 국가를 나누어 상속했고, 다른 유목민들의 국가에도 이런 사례는 많음.
그러나 이 방법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이렇게 쪼개진 나라들치고 일찍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것.
그래서 오스만 제국은 고심 끝에 나라의 해체를 막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함.
그러면 자연히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김.
왕좌는 단 하나인데 왕자는 n명. 그 중 누가 왕이 될 것인가?
한국이나 중국 등 정착민들이 세운 나라에서는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문제임. 거기는 장자 상속 원칙이 있으니까.
(놀랍게도 세조임)
장자 상속이 불공평한 것과는 별개로 '기준'이 가진 힘이 있다는 소리임.
원칙에는 기준이 있고, 우리는 그 원칙을 따름으로서 혼란을 줄이고 싶어함. 뭔 소린가 싶으면 태종은 욕을 덜 먹는데 세조가 욕먹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쉬움.
똑같이 왕 하겠다고 칼춤 췄는데 세조만 형제와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패륜적인 인물이라고 아직까지도 제삿밥보다 욕을 더 많이 얻어먹고 있잖음?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세조는 원칙을 어겼다'라고 느끼기 때문임.
조선에는 장자 승계라는 원칙이 있고, 이것에 부합하는 인물은 세조가 아니라 단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조는 천하의 개새끼로 느껴지는 반면,
방석은 세자가 된 것부터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태종은 덜한 개새끼로 느끼는 것임.
하여튼 다시 오스만으로 돌아와서 보자면 얘네에겐 유교도, 장자상속도 없어서 기준이 없음.
기준이 없어서 왕은 누구나 노릴 수 있는데 분할 상속을 안 하니까 티오가 단 한 자리 뿐임.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나겠음?
이 꼴이 나는 것임.
심지어 오스만 제국에는 왕자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지방에 관리로 보내 정치 실무를 쌓게하는 전통이 있었음.
왕자가 5명 있으면 각 왕자들마다 자기 세력을 쌓을 연고지가 1개씩 생기는 것임.
그러다 술탄이 죽는다?
그러면 이제 왕자들끼리 ㄹㅇ 내전을 벌이는 것임.
치열하게 내전을 치른 끝에 술탄 자리 따내면 그걸로 끝일까? 놉 절대 아님.
내전이 끝났어도 깨진 우애는 되돌아오지 않는 법이고 형제가 단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는 한 안정적인 왕권은 보장받을 수 없음.
결국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스만 제국은 메흐메트 2세 시절 다음과 같은 법을 만들기에 이르게 됨.
[나의 아들들 중 누구든 간에 술탄에 오르게 되면 반드시 세상의 질서를 위해 마땅히 형제들을 죽여야 한다. 법률가들이 승인하였으므로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하라.]
그리고 이 법은 아주 잘 지켜짐...ㅇㅇ
메흐메트 2세의 손자 셀림 1세는 자신의 형제들과 조카를 모조리 죽였고, 그 셀림의 아들인 쉴레이만 1세는 셋째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 자기 맏아들을 숙청해버림;;;;
그리고 쉴레이만의 증손자 메흐메트 3세는 아버지가 채 땅속에 묻히기도 전에 19명의 형제들을 아버지 곁으로 보내는 신기록을 달성함.
오스만 제국의 백성들은 당연히 이 미친짓을 좋게 보지 않았음.
여론도 그렇고 왕실에 남은 자댕이 수도 줄어들자 오스만 제국은 드디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카페스 제도임.
여기서 카페스란? 새장을 뜻하는 말임.
술탄이 되지 못하는 왕자들을 죽이는 대신 평생 감금시켜버리겠다는 소리...
죽는 대신 감금이면 어느 정도 대우가 나아진 듯도 싶지만 실제로는 감금당해 살다가 정신병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왕자들이 많았다고 함.
카페스 제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술탄이 후사 없이 죽더라도 꺼내 빨아 쓸 술탄 후보가 남는다는 점이었음.
하지만 평생 갇힌 채 술탄의 변심과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하는 환경은 좋은 왕을 길러내기에는 어려웠고,
실제로도 카페스 출신의 술탄들은 대부분 제대로된 정치를 펼치지 못하고 폐위당하거나 안좋은 최후를 맞음,
때문에 일부 역사가들은 형제 살해 전통이 오히려 제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보기도 함.
과연 형제 살해는 오스만 제국의 원동력이었을까?
오 재밋어 ㅋㅋ 태어날때부터 눈치 존나 보면서 견제쩔겟다 ㅠㅠㅠ
그럴거면 낳지를 말지 등신들이 ㅠㅠ
무섭다 ㅜㅜ
너무 잘 읽었어 너무 재밌어
진짜 미개 그 자체다 ㅋㅋㅋㅋ 자적자 반영 문화 ㄷㄷ 글 정말 잘 읽었어 여시야
와 미틴 상황은 이해되지만 참 잔인하다.... 저걸 법으로 제정할 생각을 한 애비도 대단하고...ㅜㅜ
호노옥 재밋어ㅠㅠ
와.....개무서운 전통;;;;
와 미친 전통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