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첫댓글 윤동주 시인이 보았던 그 파아란 하늘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어려서 보던 그 파람 하늘은 요샌 찾아 보기 힘드네요.. 더군다나 밤하늘의 별들조차 맑은 날에도 어디론지 숨어 버렸는지 못 찾겠더군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