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는 어떻게 소비 욕망으로 전치되는가?
김보성의 VIRAL 영상으로 만들어진 비락식혜 광고가 요즘 대박이다.
김보성의 의리에 동참하기 위해서 비락식혜를 구입하고 인증 샷을 올리기도 할 만큼 열풍이대단하다.
그동안 김보성은 ‘의리’ 아이콘 하나로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고수해 왔다.
세상의 어느 가치보다 ‘의리’를 중요시 하는 김보성의 모습이 유머의 코드로 작용할 수 있는 기제는 ‘과잉(오바)’에 있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스타일 –말투, 액션, 의상, 심지어 詩에서까지 –을 ‘의리’로 구성하고, 자신의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가족애까지 넘어서는 과잉의 ‘의리’를 보여 주면서 < 김보성 = 의리 >라는 등식을 완성시켰다.
그렇게 자의적으로 구성된 김보성의 ‘의리’라는 기호는 비락식혜 광고에서 새로운 욕망의 기표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자 그럼 김보성의 비락식혜 광고를 분석해보자.
광고는 이렇게 시작된다.
환한 바깥 세상에서 김보성은 문을 박차고 우리들의 세계로 구원자로서 등장한다.
우리들의 세상은 탄산과 카페인과 색소로 가득한 위험 세계이다.
그는 가마니속에 감추어져 있던 비락식혜를 특유의 어퍼 컷으로 가마니를 부수어 끄집어 내며 거기엔 탄산도 카페인도 색소도 없다라고 외친다.
‘그래서 있다’라고 말할 때 비락식혜는 새로운 가치의 출현이 된다
김보성이 우리 몸에 대한 ‘으리’와 우리 것에 대한 ‘으리’를 외치는 순간 건강과 신토불이는 ‘의리’라는 기표속에서 통합된다.
‘의리’는 전통의 맛이 담긴 ‘항아으리’로 언어유희는 계속 이어지며 ‘의리’는 전통의 가치까지 포섭한다.
사람들은 전복의 충동을 잠재적으로 갈망하는데, 비락식혜 광고는 이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내고 있다.
‘의리’가 ‘으리’로 바뀌는 비슷한 말의 언어 유희를 통해 수용자들의 웃음이 유발된다.
‘으리’라는 기표를 고정시켜 놓고 기의를 끊임없이 미끄러뜨리는 놀이를 통하여 수용자들은 해체와 전복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유머광고의 웃음은 현실을 재현할 필요 없이 규칙을 위반함으로서 정상적인 논리에 어긋나는데서 비롯되는 긴장의 완화와 해소를 특징으로 삼고 있다.
자, 이제 ‘의리’가 어떻게 새로운 욕망으로 발전하는지 살펴보자.
회의할 땐 ‘238 미으리’, 엄마 아빠 동생도 ‘으리’를 말하는 순간 회사원과 가족들은 김보성의 호명에 호출되어지며 기꺼이 새로운 주체로 새롭게 구성되어진다.
광고는 이들을 부르며 ‘의리’의 세계에 응답할 것을, 즉 비락식혜를 소비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마무으리’와 ‘나는 의리다’라는 은유적 수사를 던짐으로써 ‘나’는 수용자들에게 강력하게 감정이입을 시키며 수많은 ‘의리’의 ‘나’와 접속하게 된다.
사실 광고의 전략은 새로운 욕망 창출을 위한 새로운 주체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다.
이를 위한 광고소구로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는 본질 소구와 정서에 호소하는 감성 소구가 대표적인데 김보성의 비락식혜 광고는 ‘의리’라는 이미지와 ‘웃음’이라는 감성 소구를 통해 광고 수용자들을 새로운 소비 주체로 탄생할 것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면에서 김보성의 ‘의리’ 컨셉을 활용한 비락식혜 광고는 ‘웃음’이라는 기제와 만나 성공적으로 연출되어진다.
김보성의 VIRAL 영상을 보면서 대박이라고 외치며 낄낄거리며 웃는 동안 광고의 텍스트를 주체로 수용하며 새로운 욕망이 발생하고 ‘으리’에 대열에 합류(비락식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김보성은 에이핑크와 같이 G9 패션몰 광고에서 ‘먹을거으리’ ‘볼거으리’ ‘주말나드으리’등 ‘으리’라는 기표를 끊임없이 환유시키며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으리’는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진짜 의리)가 아니라 욕망의 새로운 코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