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금요일 저녁을 책임져 줄 티비 프로그램이 없어서 불금의 의미가 퇴색되었었다.
개인적으로 쥔장에게 불금의 의미는 먹고 마시며 그저 시간을 소모하는 휴식이 아닌
티비프로그램 중에서 괜찮은 프로그램이 발견되면 그것에 푹 빠져지내는 것이 되겠다.
그래서 "알쓸신잡" 후속시리즈를 기다리기도 하고 "팬텀싱어"가 다시 제작되기를 기다리며 지내던 중에
그래도 알쓸신잡이 먼저 시즌 3를 들고 나타났다.
물론 첫 시작부너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참여하는 패널들 마다 저만의 매력을 발산해가며
제가 아는 것과 더불어 남이 알려주는 것 까지 함께 흡수하며 프로그램을 근사하게 풀어나가는 모습도 좋았는데
어느 순간 그야말로 인문학의 극치를 이루는 듯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수다에서 담론으로 전반적인 인문학을 아우르는 패널들의 박학다식에도 놀랍고
그런 그들을 진두지휘는 아니어도 은근짜로 패널들의 담론을 유도하고 이야기꺼리를 유추하도록
바람잡는 유희열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아니어도 "유희열의 스케지"를 진행하면서 이미 MC로서의 넉넉한 자질을 갖고 있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이상하게 안정감이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다.
최근에 시작된 "대화의 희열"도 마찬가지다.
그가 무심하게 툭 내던지는 화법도 어투도 절대적이어서 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다.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싶지만 그야말로 이미 저절로 몸이 체득한 내공의 경지가 알게모르게 작용하는 것이리라.
어쨋거나 유희열을 비롯하여 믿고보는 유시민 작가와 독보적인 김영하 소설가를 비롯하여
새로 투입된 김진애 도시공학자와 과학자 김상욱의 박학다식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알쓸신잡 시리즈 1.2를 통하여 이미 패널들의 품격은 고증되었던 바 지나간 패널들도 그리워지긴 했으며
더러 필요 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소환되어 언급되는 것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게다가 한반도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그러나 미처 몰랐던 매력탐구에 그치지 아니하고 해부한 뒤에는
굳이 대한민국 땅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열린 마인드로 이들과 세계로 향하여 열린 담론을 끌어내는 것,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고도 넘친다는 말이다.
이미 세상은 넓고 여행할 곳은 차고 넘쳐 너도나도 세계로의 여행이 어쩌면 일상의 다반사일 수도 있으나
개인적으론 인문학적인 여행을 좋아해서 미술관, 박물관 탐사는 기본이요
거리 미술과 건축과 그 나라의 역사까지도 섭렵을 해야 여행이 끝나지는 개인적인 여행 취향이
알쓸신잡의 모토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그야말로 그들의 외유가 금상첨화인 셈이다.
단 하나의 주제를 갖고 시작하였어도 어느샌가 가지는 길게 뻗어나가 그 사이에 잎이 열리고 열매가 맺어지다가
결국엔 이야기 주제의 극에 오르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담론 형식을 좋아하는 쥔장의 취향에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입맛에 딱이라는 말이다.
좌우지간 개인적으로 김진애 건축가와는 사연도 많다.
한때 그녀를 취재하면서 절대 웃지 않는 그녀의 사진을 찍었던지라 하도 마음이 안됐어서
그 사진 중에서도 오십장을 추려 보내주고 당신이 얼마나 타이트하게 진지함이 넘쳐 분위기 살벌하고도 근엄하게 대화를 하는지
어째서 한번도 웃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보라고 취재하는 동안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보내주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적으로 몰랐다고 했다....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감히 아무도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거나 상황이 그렇다고 말을 건넨 사람도 없었던 것이나
사진을 본 그녀가 전화를 해와서 고맙다고, 자신의 모습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하니 뿌듯하기도 했었다.
더불어 나이들어 보이는 트레이드마크였던 올린 머리를 제발 잘라버렸으면 좋겠다고 넌즈시 전했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머리까지 다듬고 자르면서 온화한 얼굴 표정까지 지으며 웃는 모습을 보게 되었던 기억이 있는지라
그녀를 알쓸신잡을 통해 보게 되니 너무나도 반갑기도 했다.
여히튼 알쓸신잡에서 그들은 각자의 몫으로 제 역할들을 하면서 인문학을 대중들에게 완벽하게 전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개인적으로 멀리 나가지 아니하고 집에 앉아서 그런 귀중한 담론들을 접하는 것이 참으로 근사하고 소중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패널들의 적극적인 자세도 보기에 좋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쓸데 없는 것 같아도 절대 쓰잘떼기 없는 것이 아닌 잡학이 주는 기쁨....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그들이 전해주는 잡학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일지라도 한번쯤은 괜한 관심을 갖게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
정말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다.
다시 한번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피디들과 참신하고 새로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망서리지 않고 참여해준 패널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 이 프로그램이 영원하길 기원한다.
알쓸신잡이여, 영원하라.......
첫댓글 나도 요즘 정말 즐겨보면서 배우는게 많네요. 열심히 책 읽으며 살았는데 갈수록 모르는게 우째 이리 많은지요.
정말 멋진 프로그램입니다요...그저 식탐이나 부리며 다니는 프로그램보다는 훨씬 유익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