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8. 큐티
시편 38:11 ~ 16
변명조차 하지 못하는 비참한 심경의 다윗
관찰 :
1) 내 입에는 반박할 말이 없나이다
- 11절. “내가 사랑하는 자와 내 친구들이 내 상처를 멀리하고 내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 => 다윗은 육체적 고통에 더해 자신을 더욱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자신의 비참한 처지와 원수들에게 조롱당하는 비참한 상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다윗과 친밀했던 사람들이 다윗을 피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윗은 “내 상처”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물리적 타격을 의미하기도 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재앙으로서의 질병을 나타내기도 하는 단어입니다. 때론 문둥병을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는 모든 사람들이 혐오스러워할 정도의 치명적인 질병에 다윗이 시달렸다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서 다윗의 친구들과 친척들이 다윗을 멀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와 같은 매몰차고 냉정한 반응은 다윗으로 하여금 고통스러웠지만, 또한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 12절. “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오나” => 다윗의 가까운 이들이 모두 다윗을 떠났을 뿐만 아니라 다윗의 원수들이 다윗을 죽이려고 괴악한 일을 말하며 음모를 꾸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정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던 것입니다. 이들은 다윗을 죽이고자 집요하고 끈질기에 다윗을 괴롭혔습니다.“올무”는 본래 동물을 사냥하기 위하여 놓는 덫의 종류입니다. 악한 자들이 다윗이 처한 상황을 기회로 삼아 다윗을 해하려고 궤계를 꾸미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 13절. “나는 못 듣는 자 같이 듣지 아니하고 말 못하는 자 같이 입을 열지 아니하오니” => 악한 자들에 대한 다윗의 반응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적들의 악한 말과 행동으로 인하여 커다란 고통 중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귀머거리와 벙어리 처럼 그들의 악하고 거짓된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변론하지 않을 것을 결단했습니다. 다윗은 당시의 상황에서 악인들과 벌이는 어떤 변론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다윗은 자신이 당하는 이 모든 비참한 상황이 바로 자기 자신의 죄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남 탓 혹은 어떤 외부적인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 14절. “나는 듣지 못하는 자 같아서 내 입에는 반박할 말이 없나이다” => 다윗은 본 절에서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와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를 비유하며 자신이 계속 침묵할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다윗은 충분히 상대방에 대하여 자신의 정당함을 밝힐 수 있었고, 변론할 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침묵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범죄한 자로서 하나님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사람들과 더불어 논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2)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
- 15절. “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 => 앞 절들에서 다윗은 친구와 친척을 포함하는 주변 사람들의 외면과 조롱으로 인하여 받았던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제 다윗은 여호와의 응답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어 원어에서는 본 절이 “כִּי”(키이, 왜냐하면)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윗 자신이 주 만을 바란다는 이유를 제시하고자 하는 의미입니다. 적들이 온갖 거짓된 험담과 악한 말로 자신을 비난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맞서지 않고 침묵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주의 응답을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다윗이 여호와께 소망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의 관심은 사람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다만 여호와 하나님 만을 바랄 뿐이었던 것입니다. 다윗의 눈과 귀는 오직 여호와께만 집중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여호와의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 16절. “내가 말하기를 두렵건대 그들이 나 때문에 기뻐하며 내가 실족할 때에 나를 향하여 스스로 교만할까 하였나이다” => 다윗은 이제 여호와께서 왜 자신의 기도를 들어 주셔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본 절 역시 “כִּי”(키이, 왜냐하면)로 시작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의 기도를 들어 주셔야 하는 이유가 자신이 실족하는 것은 결국 대적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되지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만일 다윗이 계속 고난 가운데 있다면 대적들은 여호와께서 결국 다윗을 버렸다고 하며 기뻐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이 두려워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실패와 파멸로 대적들이 기뻐하고 기세등등하게 됨으로 결국 여호와의 영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로 자신이 징벌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로 인해서 여호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될 것을 염려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여호와께서 자신에게 긍휼과 은혜를 베푸셔서 저들이 기뻐하고 교만하게 되어 스스로를 높이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르침 :
1) 다윗은 자신의 친구들과 친척들을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떠났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변호해 줄 사람이 없고,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질병 때문이기도 하고 원수들의 공격을 두려워해서도 그랬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다윗은 참으로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은 그것이 도리어 다윗에게 유익이 되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게 되었고, 가장 힘 있고 능력이 있는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 다윗은 자신을 공격하는 대적들이 득세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이스라엘의 대리통치자로 세우셨기 때문에 자신이 망하게 되는 것은 대적들이 기뻐하는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자신의 죄로 인해서 자신이 징벌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하나님이 받으셔야 하는 영광이 가려지는 것으로 인해서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뻔뻔한 것 같지만, 그것이 또한 지혜이고 다윗의 최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로 인해서 다윗은 귀머거리, 벙어리 같이 듣지 않고 말하지 않으며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바라보고자 한 것입니다.
3) 하나님은 그러한 다윗을 구원하셨습니다. 다윗이 판단한 것이 옳은 것이었고, 그 판단은 성령께서 다윗에게 주신 지혜였던 것입니다.
적용 :
1) 저 역시 하나님의 공의를 간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다윗과 동일한 심정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거짓을 통해서 사건을 뒤집으려는 시도가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시기 위해서 제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을 간절히 간구하게 됩니다. 주님의 은혜가 임할 것임을 믿습니다.
2) 자신의 죄로 인해서 하나님께 징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는 다윗의 태도가 맞습니다. 제가 제가 지은 죄로 인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제가 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일해 주실 것을 간절히 간구드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