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하고 수련기간도 길잖아요. 자기 생활은 포기할 정도로 일에만 매달려야 하고요.”
의사 얘기다. 2005년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한 안유리(28) 씨는 그래서 약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올 2월 숙명여대 약대 편입학 시험에 합격했다.
이공계 출신이 의대나 치대 편입이나 전문대학원 진학을 선호해온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엔 상대적으로 덜 힘든 약대를 선호하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자연대 교수들의 연구실은 점점 비어가고 있다.
약학입문자격시험(PEET)이 2011년 시행되면 자연대생의 약대 유출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약대 편입 지원자 해마다 큰 폭 증가
김영편입학원이 내놓은 편입 합격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학년도 약대 편입 지원자 수는 7379명으로 지난해(6370명)보다 1000명가량 크게 늘었다. 2005학년도 5283명이던 지원자는 2006학년도 5304명, 2007학년도 6082명 등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약대 편입생 모집인원은 120~130명으로 매년 비슷해 편입학 경쟁률은 매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학원의 분석 결과 2009학년도 편입 합격생 가운데 이공계 출신 비율은 81.9%다. 2008학년도에는 78.8%, 2007학년도에는 82.9%로 나타났다. 해마다 80%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에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을 찾는 추세가 맞물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공계 전문직 중에서도 의사보다 약사가 이런 최신 경향에 더 적합한 직업으로 평가받는다는 얘기다.
고려대 생명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삼육대 약대에 편입한 전유진(28) 씨는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연구원 취업이 가능하고, 연구원으로 일한다 해도 연봉 등 처우가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사를 졸업하고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전 씨는 “요즘은 의사보다 자기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약사가 인기”라며 “한 포털 사이트의 ‘약대가자( http://cafe.daum.net/forpharm )'카페 회원 수는 6만 명을 넘었다”라고 덧붙였다.
여대생 전문직으로 선호 추세 뚜렷
김영편입학원 분석 결과 약대 편입 지원자의 약 90%는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와 달리 몇 년 동안 집안일에만 전념하고도 약국 개업 등으로 나중에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북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 약대로 편입한 안정민(29) 씨는 “약사는 출산이나 육아로 잠시 쉬어도 일자리를 잃거나 연봉이 깎일 염려가 없는 직업이라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출산이나 육아 문제로 한동안 일을 중단한 이공계 출신 여성이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는 건 오래 전부터 여성과학기술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해온 문제다.
안유리 씨는 “육아 문제로 20년간 일을 쉬었던 어머니가 50세에 다시 약국을 열었다”며 “약사는 나이 든 뒤에도 다시 사회 진출이 가능한 것 같아 편입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최근 약대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이 늘면서 자연대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히려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의대나 약대 편입 시험 과목이 물리와 생물, 화학 등 주로 자연대 전공과목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박종윤(물리학과 교수) 자연과학부장은 “약대나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점관리가 중요하다보니 서로 경쟁하면서 자연스레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PEET 시행되면 자연대 2년은 입시준비 기간”
자연대의 많은 교수들은 그러나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결국 기초과학 분야에 ‘학생기근’ 현상이 올 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이 자연대에 들어와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뒤 의대나 치대뿐 아니라 이젠 약대로도 빠져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박종윤 학부장은 “자연대를 졸업한 학사가 자연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례가 전보다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심지어 의대나 약대로 진학할 수 있게 지도해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년 뒤 PEET(약학입문자격시험)가 시행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2011학년도부터는 약대가 ‘일반학부 2년 약학전공 4년’의 6년제로 바뀐다. 일반대나 전문대에서 2년을 수료하고 PEET를 통과하면 약대생으로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화여대 이혜숙(수학과 교수) 자연대학장은 “PEET가 시행되면 대학 1,2학년은 약대에 가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쓰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기초과학 연구자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시간조차 부족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공계 대학으로 편입한 뒤 PEET를 고려하는 수강생이 늘었다는 게 학원가의 설명이다. PMS(의치학전문입시학원) 최병도 원장은 “내년 8월로 예정된 1차 PEET 준비반(약 60명 규모)을 올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대 편입 지원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모집 인원은 매년 비슷해 경쟁률이 매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김영편입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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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뭐 편입은 거의다 중복지원 가능하니... 7397명은 모든 약대 편입 지원생들을 그냥 산술적으로 다 더한 것 같은데요. 실제는 1/3 수준이려나....
기자가 기사 잘 못 썼습니다. 약대편입 실질 응시자수 보세요. http://cafe.daum.net/forpharm/r6a/358
김영학원이 괜히 분위기 부추길려고 그런거 아닌가 싶네요.
그러게요. 편입학원이 위기여서 그런건지 원.
약대고고~
약대가자!
정말힘들겠네요..ㅠㅜㅠ
저희도 의전이 많은데 ㅎ 과가 생물쪽이라 그럴까요;;
경쟁률 진짜 너무하네요 ㅜㅜ
조금만더 빨리 알았으면 하네요.. 지금도 늦지 않았길!!
헉...진짜 장난아니겠네요ㅠㅠ
자연대생으로써.... 생명과학과에 남고싶기도했지만 ㅠㅠ너무 막연해서..
맞아요 ㅠㅠ 대학원진학도 고민안한건 아니지만 너무 미래가 막연해요..
ㅠㅠ 정말 장난아니네뇽 ㅠㅠ 열심히 해야겠어요
이거 너무 뻥튀기한거 같은데요....;;;;;;에이~만명이나???
힘들겠ㄴ네요
내년에 15000명이라던데
그정도는 아니에용.ㅋㅋ
12학번 신입생은 어떻게 하죠;;
화이팅!
ㅜ.ㅜ
화팅 ㅠ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