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
칸 영화제에 초청 받았다는 소식에 사실 이 영화의 내용보다
레드카펫에 서 있던 두 훈남의 모습이 더 관심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다
두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여러 예능에 출연해 이 영화의 탄생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때
하나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지난한 과정에 관심이 가기 보다
두 배우를 한 영화에서 만난다는 사실이 더 두군거렸을 수도 있다
이정재가 감독을 맡았다는 사실
또 정우성을 캐스팅하고 본인도 스스로 캐스팅했다는 사실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고, 매그놀리아와 계약해 북미에서도 상영한다는 사실 등이
모두 놀라웠었다
우리나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얼마나 많은 영화소재가 존재하는지.
그 중 내가 목격하거나 겪었던 사건들이 영화화 되었을 때는
내가 그 영화 속에 얼마나 잘 녹아들어 감정이입이 되는지 경험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사건이 있었을 때 내가 있던 장소까지 기억해 내며 그래 그 때 그랬었지 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사건을 이렇게 만들어 낼 수도 있구나 하면서
미소년들이 이제 중년이 되어 터프하게 몸을 던지는 연기를 한다
이제 이 배우들의 연기력을 논하기는 너무 진부하다
두 사람의 관록만으로도 영화를 채울 수 있다
안기부의 지하 비밀장소에서 이뤄진 고문장면은 보기가 다소 불편했다
그냥 소리로만 처리했으면 리얼리티는 좀 떨어지더라고 보기가 수월하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그런데 남편왈
실제 고문은 저것보다 훨씬 강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하긴 사람 하나 간첩만들기도 쉽고
사건을 조작하는 일도 너무 쉬웠던 시절이니...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에게 팁을 준다면
숨은그림 찾기 처럼 카메오 찾아보기를 해보시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인맥이 어느정도이기에
이리도 많은 주연급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했을까 궁금하다
숨은그림에서 찾아야 할 배우들은
황정민 김남길 주지훈 박성웅 조우진 이성민 유재명 등이다
또하나
80년대 초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그들은 부모님께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건이 있었을 때
무얼하고 계셨는지 혹은 어디에 계셨는지 한번 물어보시라
인터넷에 잘 정돈 된 이야기도 좋겠지만
직접 체험하고 곰삭힌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
다만 봇물터지듯 쏟아내는 부모님의 이야기가 길어져 살짝 후회될 수 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영화 엔딩장면에서 강렬하게 울리던 한발의 총소리.
그총은 누구를 겨누었을까?
그 총은 누가 맞았을까?
감독 이정재는
오랜 영화 경험으로 영리한 엔딩을 만들었다
관객들이 물음표를 안고 영화관을 나오게 만든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오래도록 토론하고. 회자될 수 있는 영화적 장치를 쓰윽 던져놓은 것이다
그것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