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후배의사들 몇이서 도봉산 산행을 하기로 하고.
일요일 아침 8시에 회룡역 2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일찍 잠이 깬 나는 시간을 재면서 보내다가 7시경 집을 나서면서
한시간 정도 걸릴꺼야. 잘못생각하였다. 전에 1시간 반 전에 나간걸 잊고 있었다.
회룡역이 도봉산역을 두정거장 지나있는 걸 두정거장 전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지하철이 왜 그렇게 늦게가는지,
또 국철구간에서는 더욱 느리게 가는 것같다.
간신히 20분 늦게 도착하여 준비된 차량으로 호림 보안부대로 이동한다.
차량은 국산 SUV, 나는 70년대 말 처음으로 나온 기아자동차의 6기통 짚인 K 100을 타고 폼 잡았었는데.
虎林이라. 여기 도봉산 안골에서 호랑이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5군단 후방을 커버하는 큰 보안부대이다.
오늘의 행사주관은 후배의사와 의료봉사로 알게 된 지역 보안 부대장의 초청이다.
부대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는 오이와 바나나, 그리고 물한통씩 받고는 망월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는 길 계곡에는 허물어진 폐가가 서 있다.
이런건 빨리 철거를 하여야 되는데 구청이 늦장을 피우고 있다.
장기예보는 이번 여름에 비가 억수로 오고 덥다고 하였으나
천기를 누설하여 촐싹대고 한 말 탓인지 가뭄이 극심하여 계곡에는 물아 다 마르고
등산로는 먼지만 풀썩댄다.
가재와 송사리들은 다 말라 죽었나? 어디 숨어 지내나?
올랐던 등산로를 내려 보고 찍었다.
조망을 막는 전선과 통신선들
속으론 힘이 들더라도 겉으론 웃자.
홍일점 송선생은 모자로 가려 잘 보이질 않네.
어느 몹쓸 놈이 샘터에 정으로 쪼아 놓았다.
아직 여기 덕재샘은 시원한 물이 나온다.
쉬고 있는데 크다란 케이지에 고양이를 넣고 그 위에 배낭을 맨 등산객을 보았다.
너무나 궁금하여 "웬 고양이를 매고 등산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포대능선에서 잡은 야생 고양이를 중성화수술 후 그곳으로 돌려 보내려고 한다면서.
세상에 이런 훌륭한 분들도 있으니까 그런대로 살만한 것이 아닌가.
"좋은 일 하시네요" 하며 경의를 표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아마 민초샘이 나올 것이다.
이름도 민초라니.
거기를 거치면 포대능선이다.
물론 망월사를 경유하여 오른 쪽으로 포대능선을 오를 수도 있지만 한창때에는 이곳 저곳을 모두 다 가보았으나
이 더위에 지금은 무리이다.
망월사는 60년대 중반 우리가 암벽등산을 할 때는 망월암이었는데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비구 절로 조성되었다.
건물을 지나면서 연기 냄새가 나서 들여다 보니 점심공양을 짓고 있다.
대웅전 뒤로 포대능선이 보이는 능선은 회룡사에서 올라오면 만나는 곳이다.
부도탑 앞에서 후배의사와 함께.
저기가 도봉역에서 좌측으로 오르는 다락능선이고 능선길을 가다가 포대능선을 만난다.
다락능선에서 망월사를 보아도 좋은 풍경이다.
우측이 호림공사 사장인 이대령
다음날 나한테 전화가 와서 군대 대선배님 운운한다.
그건 그렇치요.
저멀리보이는 건 도봉 주능선.
저기를 헤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종루의 풍경에는 잠들지 않는 물고기가 매달려 있다.
그러나 종루에는 북도, 목어도, 운판도 없이 종만 달랑.
케룬을 만들려면 좋게 만들어야지.
중앙이 두꺼비를 닮지 않은 두꺼비바위이다.
계곡은 바짝 말랐다.
부대장과 내려오면서 내가 군대에 있을 때는 방위세로 확보된 자금으로 조성된 율곡사업으로
정보계통에서는 백두와 금강사업을 하였었고, 금성철벽 5호작전 등.
그때 보안사령관 진장군의 부관이 육사 26기인 내 동기 김대위,
대구의 보안사는 태백공사, 부산은 삼일공사,
광주 상무대의 보병, 포병, 기갑학교와 마지막 3주간 유격과 도피 및 탈출 교육,
6사단 대대장 월북으로 장교신분증이 모조리 교체한 일,
실미도사건의 상급부대였던 오류동부대에서 보안선서를 한 일.
자기는 3군 사관학교 31기이었고 소대장을 양구 21사단에서 하였다고 해서
나 역시 그곳의 향로봉도 가보았고 등등 지나간 군대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다가
얼마전 신문에 나온 모 탤런트의 군대기피가 화제로 올라
나는 국가를 상대로 하여 사기를 친 이런 놈들은 반역죄에 해당이 되지 않은가? 하고 흥분을 하였다.
내려와서는 관사의 냉장고에서 가져온 시원한 캔맥주 한잔으로 목을 추기고는
의정부에 있는 제 1군기사 충성회관 별실에서 점심을.
정성드레 준비한 생선회와
몇잔을 마시다가 소폭으로 돌리기 시작을 하고
두사람은 러브 샷을.
계속해서 나오는 오리로스와 삼겹살
계란찜이 또 나오고
요건 버섯위에 앙증맞게 얹은 요리.
배가 불러도 식사는 찌개로 하고
나올 때 주는 기무사령부의 본관 건물이 찍힌 종이백에
호림부대의 상징인 호랑이가, 한켠에는 창설이 1950년이라
새겨져 있는 모자가 들어있었다.
첫댓글 옛날 5공 시절 보안부대는 끗발이 좋았지요... 민간인 사찰도 했으니까, 술사주겠다는 민간인들도 많았고...
지금 기무사는 그 전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군대 내의 식당이라면, 끗발 좋은 부대장이 왔으니, 최고로
대접했을 것 같네요... 요즘 빨개이들이 국회까지 진입한 상황인데, 연예인이 군대 빠질려고 한 것이야 새발의
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