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금 조정,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까
휘발유부터 난방비까지… 기대와 불안 공존
마크 카니 총리가 연방 소비자 탄소세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도 BC주 소비자 탄소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탄소세 폐지는 소비자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특히 휘발유와 난방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BC주 정부는 오는 4월 1일로 예정됐던 탄소세 인상 계획도 취소했으며, 정확한 시행 시점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에서 휘발유 1리터당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 세금은 GST 부과 전 기준 64.5센트다. 이 중 BC주 소비자 탄소세 17.61센트, BC주 교통금융청 6.75센트, 주정부 일반 세금 1.75센트가 포함된다.
또한,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휘발유 가격에는 트랜스링크 운영비 18.5센트와 연방 소비세 10센트가 추가로 붙는다.
광역 빅토리아의 경우, 휘발유 1리터당 세금은 GST 제외 47.61센트이며, 이 중 소비자 탄소세 17.61센트, BC주 일반 세금 7.75센트, BC주 교통금융청 6.75센트, BC 트랜짓 운영비 5.5센트, 연방 소비세 10센트가 포함된다.
BC주 기타 지역에서는 휘발유 1리터당 세금이 GST 제외 42.11센트이며, 이 중 소비자 탄소세 17.61센트, BC주 일반 세금 7.75센트, BC주 교통금융청 6.75센트, 연방 소비세 10센트가 포함된다.
탄소세 폐지가 시행되면, BC주 전역에서 휘발유 가격은 최대 17.61센트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GST 부과 방식도 변경되면서 유류세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4월 1일부터 소비자 탄소세가 20.91센트로 오를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인상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경유와 기타 경량 연료에 대한 세금도 함께 사라질 전망이다. 현재 BC주에서 경유에는 20.74센트의 탄소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이번 정책이 실행되면 경유 가격도 같은 폭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탄소세 폐지로 인한 효과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물류와 유통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류 비용이 줄어들면서 상품 가격 인상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난방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은 탄소세 폐지로 월평균 난방비가 줄어들 전망이다. BC주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 포티스BC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가정에서 한 달에 7.5기가줄의 천연가스를 사용하며, 이에 따른 탄소세 부담이 월 약 29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탄소세 폐지가 가져올 재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C주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탄소세 수입은 2024~2025 회계연도에 25억6,000만 달러, 2025~2026 회계연도에 40억3,000만 달러, 2026~2027 회계연도에 42억7,000만 달러, 2027~2028 회계연도에는 45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BC주 정부가 탄소세 폐지로 인한 세수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산업용 탄소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용 탄소세는 대형 제조업체와 대규모 배출 기업에 부과되며, 정부가 일반 소비자 대상 탄소세를 폐지하는 대신 이를 통해 재정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피에르 폴리에브 연방 보수당 대표는 지난 17일, 소비자 탄소세뿐만 아니라 산업용 탄소세까지 전면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연방 정부가 각 주 정부에 산업용 탄소세 부과를 의무화한 조치도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메트로 밴쿠버에서는 트랜스링크가 휘발유 세율을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트랜스링크는 2026년부터 재정 적자가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휘발유 세율 조정이 검토될 수 있다. 2009년 재정 위기 당시 트랜스링크는 휘발유 세율을 12센트에서 15센트로 3센트 인상한 바 있다.
트랜스링크의 유류세 수입은 2022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연비 개선으로 인해 세수 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랜스링크의 유류세 수입은 2023년 3억9,050만 달러에서 2024년 3억8,950만 달러, 2025년에는 3억6,650만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169.9센트~179센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탄소세 폐지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