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25) '자기'가 공부하지 마라
저절로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라
[살아있음]에 집중해야 원래부터 나란 현상의 본질이던 O자리가 드러난다. /셔터스톡
이 공부에서 빨리 O자리 체험을 하고 싶은 분이 많은 줄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여기에 중요한 절대조건이 있습니다. 즉 자기가 생각, 느낌으로 이건가 저건가 찾으며 공부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O의 체험(깨어남)은 늦어질 뿐입니다. 왜냐면 그것이 바로 나(에고)란 물결(오온활동)이 O자리(물자체)을 가리는 유위(有爲)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물결이 아니고 물을 보려면 물결도 (본질은) 물임을 정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정말 끝까지 정견하면서 그 본질과 바탕은 모두다 [살아있음]이 하나임을 보고 이게 [다 살아있기에 일어나는구나!]에 깨나야 합니다. 지금 생명으로 살아있기에 이렇게 공부도 하고 힘들다며 낙담도 하는 게 아닙니까?
[살아있음]에 집중해야 원래부터 나란 현상의 본질이던 O자리가 드러납니다. O자리란 공(空)이란 생각느낌도 아니니 절대 생각과 느낌으로 짜맞추려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인내심으로 저절로 나타날 때 까지 주구장창 기다리세요.
진짜를 만나려면 그래야만 합니다(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린다 함). 달걀이 부화되려면 안팎에서 성질 급하게 쪼갠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병아리는 완성체로 나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병약한 미숙아로 죽고 맙니다.
O이란 (몸, 마음을 인식해 있게 하는) 오온활동 이전에 먼저 있는 본래부터 버리려야 버릴 수도 없고 가지려야 가질 수도 없는 자리를 말합니다. 지금 눈앞에 O자리가 이미 [나란 현상]까지도 드러내 잘 살리고 있지 않나요?
이미 나인 내가 나를 가질수가 있습니까? 반대로 내가 나를 버리고 놓을 수도 없지 않습니까? 취하려야 취할 수도 없고 보려야 볼 수도 없으며 놓으려야 놓아지지도 않는 진리(생명)자리가 지금 나란 현상으로 눈앞의 세상을 이렇게 잘 비춰주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공부하지 않는 공부], [무위로 그냥 있어라], [다만 깨어날 뿐 부디 아무 짓도 하지마라]고 선지식들은 그렇게도 당부하는 것입니다. 진실이 이런데도 내(생각)가 앞장서서 공부하겠다고 지금 애쓰시는 분들은 부디 자기를 한번만 돌아보세요. 그게 바로 에고(오온활동)아닙니까?
그토록 오온개공의 환영성을 정견하라고 당부했건마는 아직도 그 짓입니까? 그토록 고통 받았으면서도 아직도 그 버릇을 못 버리고 자기 에고(생각, 감정, 느낌)를 주인으로 모신 채 기꺼이 그 노예가 되어 이토록 헤매고 계신 이유가 대체 뭡니까? 한마디로 대충 공부하다보니 정신을 아직도 못 차려서 그러는 거 아닙니까?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