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에 따라선 국회의원 빽(?)도 동원해야하고, 중앙부처도 번질나게 찾아다녀야 한다. 총장님도 뛴다”
천안·아산지역 대학가가 전쟁에 휩싸였다. 너도 나도 보건의료계열 학과 신설· 증과· 증원에 올인한 모양새다.
일부 대학은 보건의료계열을 초석으로 삼아 의과대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나사렛대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간호학과, 임상병리학과 개설에 이어 올해 물리치료학과와 응급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신설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학은 보건의료계열을 강화한 다음 수 년 안에 ‘재활특성화’를 내건 한의대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임승안 총장도 얼마 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의과대와 한방대학병원 설립의지를 적극 밝힌바 있다.
상명대는 간호학과 신설을 적극 검토 중이다. 보건의료계열 개척에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2011년부터 약대 입학생 총 정원을 늘리기로 한 보건복지가족부의 발표이후 약대 신설에 뛰어든 대학은 단국대와 호서대, 선문대, 순천향대, 공주대 등 모두 5곳이다.
당초 단국대와 공주대가 약대 볼모지인 충남권 약대 신설 유력대학으로 거론됐었으나, 보건복지가족부 발표이후 대열에 합세한 대학이 많아졌다.
한의대 등 의대 설립을 추진 중인 대학도 나사렛대를 포함해 세 곳이다.
호서대의 한의대 설립 추진은 십 수 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 만큼 의지가 강하다.
선문대도 양. 한방을 아우르는 의과대학과 약학대학, 대학병원 설립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13일 천안 충무병원과 엠오유(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보건의료계열 학생들이 이 병원을 실습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뼈대다. 의대 설립을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시각이다.
또 간호학과와 안경광학과, 물리치료과를 두고 있는 백석대와 간호학과, 치위생과, 임상병리학과, 물리치료학과, 보건행정학과가 개설돼 있는 남서울대는 과 신설 대신 기존 과의 증원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역 대학들이 보건의료계열에 집착하는 이유는 대학의 경쟁력 제고 때문이다.
수 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대학으로선 앉아서 우수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고, 취업률과 재학률도 거의 100%여서 대학의 경쟁력 지표로 삼고 있는 대학 취업률도 올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인지도와 위상도 높아진다.
한 대학관계자는 “앞으로 부실한 사립대는 퇴출될 수도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며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