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수)*
▲‘성악 트롯’ 도전기②
◼길병민
◀Parlami D’amore Mariu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
*팬텀싱어 3 1회전
◀눈 (김효근 작곡)
*차이 나는 클래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람
*미스터 트롯2 1라운드
◀리듬 속에 그 춤을
*미스터 트롯2 타장르부 무대
◀여백
*미스터 트롯2 데스매치
◀Senza Luce(빛 없는)
◾길병민✕존노✕박현수✕김민석
◉성악가나 클래식을 전공하는
뮤지션이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노래방을 갔을 때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물론 전공인 가곡이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국내 대중가요나
팝송을 부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데는
대중음악이 역시 분위기에
맞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꽤 알려진 성악가와
노래하는 오픈 카페에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카페에 온 손님들이 박수를 보내며
소리치고 좋아하는 건 역시
그가 대중가요를 부를 때였습니다.
특히 트롯을 부를 때는
환호성이 절정이었습니다.
그런 기분을 잊지 못하는
성악가들이 트롯 음반을 낸
경우도 있습니다.
함께 모여서 트롯 음반을 낸
사례도 있습니다.
‘대중음악은 더 넓은 길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게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미스터 트롯 2’에 도전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음악의 길은 결국 마음으로
통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과 교감하고
싶어 아 자리에 나왔다’는 것이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내놓은
그의 이야기였습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수석 졸업에
여러 국제 콩쿠르 우승,
세계 5대 오페라단인
영국 로열발레단 단원으로
노래한 전력이 있는 성악가입니다.
최근에는 뮤지컬에서도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등장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목이 마른 무언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길병민이 영국에서 돌아와
크로스오버 사중창단을 뽑는
팬텀싱어 오디션에 참가했을 당시
경연의 모습을 먼저 만나봅니다.
길병민은 팬텀싱어 1회전에서
성악가들이 즐겨 부르는
이탈리아 칸초네를 들고나왔습니다.
‘Parlami D’amore Mariu‘,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라는
노래입니다.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를로스 등 쓰리 테너가
불러 유명해진 노래이기도 합니다.
원래 1933년 나폴리 작곡가
앙드레아 바크시오(Bixio)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만든
러브송 입니다.
테너가 부르는 러브 송에 비해
베이스바리톤이 부르는
이 노래는 더욱 달콤하게 들립니다.
등장부터 주목받았던 길병민의
무대입니다.
https://youtu.be/ATn9sGuicvU
◉이번에는 길병민이 부르는
가곡입니다.
이대 경영학과 김효근 교수가
작곡한 가곡을 흔히 K-아트팝
가곡이라고 부릅니다.
대중이 좋아할 요소들을 담아
편하게 느껴지도록 만든 가곡이라는
의미를 담은 용어입니다.
길병민이 부르는 김효근 교수의
아트 팝 가곡 ’눈‘을 들어봅니다.
길병민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릅니다.
https://youtu.be/Ov0_ltNfIfQ
◉이렇게 크로스오버 뮤지션으로서,
또 성악가로서 활동해온 길병민의
트롯 도전은 어떤지
’미스터 트롯 2’ 1회전 무대부터
만나봅니다.
그가 들고나온 노래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입니다.
엘비스 플레슬리가 불렀던
‘Anything That’s Part of You’를
1966년 차중락이 트롯으로
번안해 부른 노래입니다.
정통 트롯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발라드 트롯의 성격이 짙습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올 하트를 받지못해
다음 라운드에 자동 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하트를 주지 않은 심사위원은
한방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는 추가 합격으로 다음 단계로
올라갔습니다.
https://youtu.be/iUPSaEUN6yY
◉본선 1차 팀 미션으로
타장르부 소속원들과 꾸민
합동무대도 평가 역시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합동무대는 김완선이 불렀던
‘리듬 속에 그 춤을’으로
꾸몄습니다.
https://youtu.be/MJfqYysE0Lw
◉트롯에 적응하는 초반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던 길병민입니다.
타장르부에서 유일하게
추가 합격으로 살아남아
1대1 데스매치를 치렀습니다.
상대는 ‘보이스트롯’ 우승자인
박세욱으로 이었습니다.
박세욱으로부터 지명받아
1대1 맞대결에 나선 길병민은
정동원의 ‘여백’을 불렀습니다.
김종환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미스터 트롯1 당시 14살의
정동원이 결승에서 불렀던
노래입니다.
◉회가 거듭되면서 조금씩
트롯에 적응해가는 길병민은
특유의 묵직한 중저음으로
이 노래를 분위기 있게
소화했습니다.
정동원이 불렀을 때는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
역시 어른인 길병민이 부르면서
노랫말이 지닌 중후한 느낌이
살아나는 노래가 됐습니다.
https://youtu.be/RaOoNFxnN4I
◉1대1 데스매치의 상대인
박세욱은 배호의 ‘마지막 잎새’로
호소력 짙은 무대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고급진 트롯으로
이미지를 쌓아가는 길병민이
박빙의 승부에서 8대7로 이겨
다음 라운드로 올라갔습니다.
◉트롯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길병민이 리드한 보칼리제가
돋보인 팬텀싱어 3의 명품 무대를
오랜만에 만나보고 갑니다.
팬텀싱어 시즌 3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입니다.
길병민과 존노, 김민석, 박현수로
이루어진 이 팀이 부른 노래는
‘Senza Luce’(빛없는)입니다.
멤버의 구성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이 팀은 결승 진출을 위해
4팀이 겨룬 경연에서 1위를 해
네 명 모두 결승에 진출합니다.
특히 테너 존노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을 선택하면서
이루어진 조합은 많은 사람에게
기대를 걸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명품 무대가 탄생했습니다.
네 명의 목소리 자체가 악기라는
최고의 칭찬이 나왔습니다.
◉‘Senza Luce’는
영어 노래의 이탈리아 버전입니다.
영국 록밴드 Procol Harum의
‘A White Shade of Pale’이
원곡입니다.
‘창백하다 못해 새하얗게 질린’
정도로 해석되는 제목입니다.
이 노래는 팝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노래 가운데
하나로 손꼽힙니다.
바하의 칸타타 선율을 앞세워
시작되는 노래는 해석이 어려운
가사들이 등장하면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국 싱글 차트에서
6주나 1위에 놓일 만큼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탈리아로 건너간 이 노래는
가사가 좀 더 다듬어졌습니다.
길 위에 혼자 있다고 여겼는데
눈을 떠보니 함께였다는
위로를 담은 노래가 됐습니다.
이 팀은 이탈리어어 버전 중간에
영어 버전을 믹스해 불렀습니다.
각자 목소리를 살려가는
멋진 화음으로 사중창의 묘미를
살렸습니다.
길병민이 리드한 보칼리제도
감동의 무대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성악가가 선택한 모음 하나로
노래하는 것이 보칼리제입니다.
노래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Kez38967cH0
◉‘미스터 트롯2’에서
이제 남은 사람은
추가합격자를 포함해
모두 25명입니다.
아직 최종 결승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어제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준결승 진출자 14명이
가려졌습니다.
성악 트롯에 도전하는 손태진도
그 14명 속에 포함됐습니다.
두 방송사의 트롯 경연에서
두 성악가 길병민과 손태진이
후반에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결과로 끝나든
‘성악 트롯’을 빌드 업 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