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일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사진=크래프톤 |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에 공모가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해달라고 정정요구를 하면서 공모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일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공모가 희망 밴드를 45만8000원~55만7000원(액면가 100원)으로 확정했다. 예상 공모 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인 삼성생명(4조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희망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밴드는 23조400억원~28조200억원이다.
금감원은 공모가의 근거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을 요청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가의 근거가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 정정요구가 이뤄진다. 기한 제한은 따로 없기 때문에 주관사와 발행사가 정정요구 사항을 반영한 증권신고서가 준비되는대로 금감원에 다시 제출하면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매출이 편중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 평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기업들을 포함해 총 7개 비교대상을 선정해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35조735억원으로 책정했다. 크래프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5.2배로 넥슨의 PER(12배)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당초 크래프톤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주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달 14∼15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게 되면서 공모 일정이 늦춰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낮출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존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유지돼 중복청약은 예정대로 가능할 전망이다. 이달 18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예비 상장기업에 대해서만 일반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할 수 있는 중복청약이 허용되는데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제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복청약 가능 여부는 증권신고서의 최초 제출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다시 제출한다고 해서 중복청약이 안 되는 것은 아닌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