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keback Mountain (Widescreen Edition) (2005)
a film directed by Ang Lee,
based on the story by E. Annie Proulx
Starring : Heath Ledger, Jake Gyllenhaal
The Wall Street Journal's critic asserted that "love stories come and go, but
this one stays with you—not because both lovers are men, but because their
story is so full of life and longing, and true romance."
사랑이 죄(죽을죄)가 되는 나라가 있다. 얼마 전 이라크의 14살 소년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했다. 지난해는 이란의 18살,17살 소년들이 처형당했다. 종교재판에 의해...
소년들의 죽을죄는 서로를 사랑한 죄, 동성을 사랑한 죄였다. 이라크 소년 '아흐메디'
는 가난에 허덕이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남자들과 동침했던 것 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경찰제복을 입은 근본주의자들은 가난한 소년에게 직격탄을 쏘았다고 한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란의 소년들이 눈마저 가려진 채 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
소년들이 인터뷰를 하면서 울먹이는 장면, 소년들의 목에 오랏줄이 걸리는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게이들이 은밀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던 바그다드의 극장은 이라크가 미국에 의해
‘해방’ 되자마자 폭탄테러를 당해 예닐곱명이 숨졌다. 이란 - 이라크 전쟁은 예전에
끝났지만, 이란 - 이라크의 게이들은 아직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쟁의 희생양에는
혐오범죄로 살해 당하는 동성애자 뿐 아니라 명예살인으로 숨지는 여성들도 포함된다.
이런 비보를 들을 때마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톨레랑스’는 한계에 이른다.
위의 소식을 접하고,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DVD로 보았다.
8월에도 브로크백 산은 춥기만 하고 먹을 것은 콩 통조림 뿐 이지만, 돌보아야 할 양들
은 무수히 많다. 과묵하다기 보다는 말을 요령 있게 못하는 에니스와, 정감어린 시선을
가진 잭은 양을 잡아 먹어 볼까 하는 궁리도 나누고 그러다 사냥을 해 육포를 말리기도
한다. 와중에 말 없던 에니스는 성장기 자신의 가족사의 고통을 잭에게 털어놓는다.
그를보고 잭은 지금 한 말이 둘이 함께한 지난 2주동안 한말 보다 많다고 하자, 에니스
는 자신이 평생한 말보다 많았다며, 마주보고 미소 짓는 장면은 두사람이 앞으로 어떤
관계로 이어질지를 예감하게 한다.
그러다 둘은 섹스를 하게 되고 다음날 에니스는 난 원래 게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들은 남자친구로서의 가까움만이 아니라 게이로서의 성적 친밀성을 나눈다. 그 뒤로도
20년간(일년에 한두번의 만남이지만) 이나....
하늘 아래 낮고 융성하게 깔린 와이오밍(실제로는 캐나다 로키-- 순수 자연의 공원이다
말이 공원이지 야생 그대로 자연이라고 생각 하면 된다. 동물원 에서나 볼 수 있는 산양
이나 곰, 순록, 무스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의 생존을 위해 적극적
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로키는 재스퍼나 밴프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사실
로키는 빙하와 폭포, 호수, 대평원이 이어진 하나의 거대공원이다 --)의 흰 구름과 푸른
산녹색 풀 그리고 은회색의 양떼들은 미니멀한, 그러나 존재적 무게감을 가지고 프레임
을 채울 듯이 비운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프레임 안의 프레임을 만들곤 하는 촬영감독 로드리고 프리에
토는 사랑 때문에 어떤 비극성에 갇혀 버리게 되는 인물을 숏의 프레임 안에서 다시 건
축물로 구성된 프레임으로 가두고는 그 뒤쪽으로 구름이 흐르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니스는 옷장을 열어 딸의 옷을 넣으면서 자신과 잭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담은 블루진과 셔츠 그리고 브로크백의 이미지가 담긴 엽서를 본다.그리고 청
재킷의 단추를 잠그고, 말을 뱉는다기보다는 삼켜버리는 어투로 “내가 맹세한 것처럼”
이라고 중얼거린다.
옷장 문이 닫히고 난 뒤 창문의 프레임 밖으로 밭이 보인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 풀들이
흔들리고 있다.영화는 대부분 워낙 미세하게 의미를 만들고,그것을 연결시키고 있기 때
문에 굳이 구구하게 설명을 붙이자면 이 마지막 장면에서 에니스의 옷장 속에 보관되는
세벌의 옷, 잭, 딸 주니어 그리고 자신의 옷이 이영화에서 가장 친밀하고 중요한 의미의
친족관계를 이루는 연쇄들이다.
그리고 이 연쇄가 때로는 족쇄가 되고 혹은 자유와 사랑, 웃음이 되어 이들의 생애에 굴
곡과 흠집을 만들어낸다. 에니스에게 중요했던 것은 잭에 대한 그리움만이 아니라 딸들
에 대한 책임감이다. 미칠것같은 그리움을 참아내고 견디며 사는 두사람의 사랑이 그들
에게 공유된 또다른 책임감들을 수행해내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 분열된 사랑과 책임감이 잭과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상처내게하는 감독 '리앙'의
쎈서티브한 연출이 돋보인다.
리앙의 투명한 스타일은 (그 는 감독으로서 자의식을 내세우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그
냥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눈에 뜨이는 카메라워크도 없고 편집이 튀지도 않는다. 그 때문
에 영화는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해 보인다) 그의 전작 영화들<센스 앤 센서빌리티><결혼
피로연><음식남녀>에서 처럼 장점으로 기능한다.
배우로서의 에니스(Heath Ledger)와 잭(Jake Gyllenhaal)은 아직 신선하고 가능성이 많
은 배우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우보이와 상처받은 게이역할을 잘 오가는 것 같지는 않다.
말없이 그 충격을 받아들이는 남편의 비밀을 알아차린 에니스의 아내 알마(Michelle Will
iams)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좀 우스웠던건 영화 내내 수염을 기르건 약간의 주름을 그려넣건 간에 나이가 전혀 들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10대 후반에서 39살 까지의 나이먹음의 낌새가 별로 느껴지지
않으면서 세월과 함께 올 법한 체념과 지혜도 느껴지지 않는다.
뭐 어차피 영화란게 다 허구이고 만들어낸 것이라, 트집을 잡고 불평을 할만큼 속이 좁은
내가 아지니만 에니스의 두딸들은 성장하고 늙어가는데 에니스와 잭은 늙지않고 늘 그모
습 그대로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리앙의 작품이라 그런지 그것조차 귀엽게만 보인다)
cine21의 Brokeback Mountain 서평에서의 질문을 빌려보면...
왜 그들은 나이 먹지 않고 계속 청춘 게이로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이 브로크벡 마운틴이 준 선물일까?
아니면 게이 하위문화로의 호소일까?
멘델존의 리뷰- http://www.nybooks.com/articles/18950 - 를 읽어보면.
"<브로크백 마운틴>의 진정한 성취는, 이 영화가 우연찮게 게이들을 등장인물로 할 뿐인,
보편적인 러브 스토리를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게이 스토리가 너
무나 훌륭하게 그려진 탓에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에 마음이 움직일 것
이라는 점에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래왔듯이 만약 당신이 잭과 애니스의 이야기
를 문제없이 지켜보며 공감했던 이유가, 그들이 정말로 동성애자인 것 은 아니기 때문이
라고 주장 한다면, 즉 그들이 소위 '게이' 보다는 미국인들의 진정한 마음을 닮았기 때문
이라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그들을 옷장 속으로, 리앙 감독과 그와 함께 영화를 만든 이들
이 너무나 아름답고 고통스럽게 그려낸, 좁고 질식할 것만같은 폭을 가진 그 옷장 속으로,
그들을 밀어넣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 멘델존의 마지막 언급은 이 이야기가 아버지, 가족, 더 크게는 카우보이라는 전통적인
미국의 정체성과 1960년대말 미국의 시대상과 중층적으로 얽혀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폭넓은 울림을 가질 것이다.
첫댓글 저는 올해 봄을 이 영화 보는데 고스란히 다 바쳤어요. ㅠ_ㅠ
그래서 뜸 하셨군요....^^ 카페에서 자주 만나고 싶어요~
주인공둘이 너무 멋져서 ,, 얼굴최고-bb
멘델존의 언급이 예사롭지 않군요. 오히려 주인공들이 미남들이어서 영화에 대한 동성애가 빛을 바래지 않았는지 하는 생각도 얼핏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