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맘때면 새해 카드를 정성껏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전했던 기억이 난다. 도화지를 뜯어 반으로 접고 얇은 종이를 속지 삼아 알록달록 사인펜으로 그림도 그리고 새해 희망의 인사말도 적어서 우표를 붙여 보냈던 장면이 떠오른다.
새해가 되면 왠지 부푼 가슴을 안고 첫날을 맞이했던 것 같다. 새해 다짐도 적고 작심삼일에 머물 계획이지만 나름 다부지게 결심을 먹었었다. 이렇게 묵은 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소년의 마음은 설레고 기대가 찼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오십 줄이 훌쩍 넘긴 2025년 새해는 어떨까?
지난 12월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충격 때문일까. 특히 며칠 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건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가슴 아픈 일들이 새해에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황선미 작가의 『마법에 걸린 방』에 등장하는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신체적 질병으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 부모의 실업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경험해야 하는 아이들... 마법처럼 뭔가 기적이 일어나 실의와 상처에 노출된 아이들이 꿈과 희망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작가의 말처럼 씨앗은 작지만 어느 순간 커다란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는다. 2025년 희망은 작게 보일지라도 분명히 잎을 맺고 나무로 자라 튼실한 열매를 맺으리라 확신한다.
마법보다 더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