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수확량 감소… 초콜릿 가격, 끝없이 오를까
작은 제과점부터 폐업 속출… 초콜릿 시장의 경고음
코코아 가격이 기록적으로 치솟으며 초콜릿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캐나다 초콜릿 제조업체 레이븐 라이징-글로벌 인디지너스 초콜릿은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기로 했다.
태미 마키 레이븐 라이징의 창업자는 “지난해만 해도 코코아 가격이 90%나 올랐다. 특히 가장 바쁜 연말을 앞두고 45%가 급등했다”며 “소규모 업체가 이런 가격 변동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아프리카 주요 생산지에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코코아 농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천 에이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코코아 가격은 400%까지 상승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코코아 부족 사태는 단순한 자연재해 문제가 아니다. 크리스천 에이드의 그레이엄 고든 정책 책임자는 “단일 사건을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 10~20년간 기후 변화가 심해졌고 그로 인해 자연재해가 더 자주,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코아 농장도 기후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빅토리아 대학교 지리학과 소피아 카로데누토 교수는 “코코아 농장 확대 과정에서 벌목과 산림 훼손이 진행되면서 강우 패턴이 바뀌고 토양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코아 가격 급등은 대형 초콜릿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규모 업체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사스카툰에서 초콜릿 가게 리버 레인 초콜릿 꾸뛰르를 운영하는 페이 모팻 씨는 “2023년만 해도 코코아 가격이 톤당 3,300달러였는데, 지금은 1만~1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초콜릿 제조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의 여름철 고온 현상이 길어지면서 초콜릿 제품의 배송이 어려워졌고, 냉장 보관과 아이스팩 사용 비용이 추가되면서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페이 모팻 씨는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초콜릿 배송을 아예 중단해야 할 때도 있다”며 “고객이 원할 경우 아이스팩을 추가해 보내지만, 배송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초콜릿 업계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