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한동 주민센터 앞으로 오자,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쓰레기를 똑 바로 버리세욧!”
한 마디로 말하면 이렇다.
드디어 AI 가 공익적 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탱양 전지로 가동 되느라 머리에는 태양광을 받는 판을 이고, 두눈에 해당하는 곳에는 자동으로 빛을 비추는 곳이 있다.
발한동 사무소 앞은, 쓰레기를 마구 버려서 항상 지저분했는데, AI 가 나타나자 깨끗해졌다.
AI 가 공익의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면 좋을 터인데, 과연 그럴까?
전쟁에는 벌써 사용되고 있고, 사적으로도 제법 퍼져있다.
공익이나 사익이나, AI 는 일자리를 많이 뺏어 갈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다. 산업혁명이 프롤레타리아를 탄생 시켰지만, 안철수가 툭하면 언급하는 4 차산업의 중심 AI 는 프롤레타리아를 멸종시킬 것이다.
거리의 화분들이 드믄드믄 말라 죽어있었다. 조금만 참았으면, 며칠 후, 동해를 지나가는 태풍에 살아남을 수 있었을 터인데, 안타깝다.
집으로 데려와 살리고 싶었지만, 이미 나의 베란다는, 버려져서 내가 살린 화분들로 가득차 있다.
마지막 운동기구가 발한동 주민센터 마당에 있다.
그곳에는 측백나무 세 구루가 심어져 있다.
발한동 사무소는 일제 강점기부터 읍사무소 였다. 동해시가 되기 전에는, 묵호읍사무소. 판자로 지어져 있었다.
잘 자라지 않아도 백년이 넘은 측백나무는 아름들이가 되었다. 난 그 밑에서 윗통을 벗고 마지막 운동을 한다.
그리고, 그 밑에서 측백나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의 시원함을 즐긴다.
편백나무와 함께 측백나무는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식물이다.
큰 나무 하나에서 300 명이 사용할 수 있는 피톤치드가 발생 한다고 하니, 나는 질 좋은 피톤치드 1000 명분을 혼자서 즐기고 있다.
일본놈들은 나쁜짓만 하고 간 것이 아니라서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