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요리법 따라 효능도 여러 가지!
가지는 물컹한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다. 그러나 몸에 이로운 여러 가지 탁월한 효능 때문에 열매뿐 아니라 모든 부위가 한약재로 쓰여 왔다.
가지의 약리 성분에 관한 연구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지의 보라색 색소 성분인 나수닌(Nasunin)이다. 나수닌은 혈관이 녹스는 것을 방지해 노화를 막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가지 속에 풍부한 또 다른 항산화 성분으로는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있다. 클로로겐산은 지방을 분해하고 연소를 촉진하기 때문에 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인 사람에게 약이 된다. 가지 껍질을 벗겨내면 나오는 가지 속살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는데, 조리법에 따라 항산화 효능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가지를 물에 넣고 데치면 2분만 지나도 클로로겐산 함량이 10분의 1 이하로 감소한다. 요즘은 가지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간단하게 익혀 먹는 집도 많은데, 전자레인지에 익히는 경우 15분이 지나면 클로로겐산 함량이 2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그런데 가지를 찌게 되면 반대로 클로로겐산 함량이 증가하면서 노화와 암, 염증을 예방하는 항산화 효능도 증가한다.
가지를 기름에 볶거나 튀겨 먹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가지 내부 조직은 스펀지처럼 기름을 빨아들이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지튀김, 기름을 두른 볶음은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가 가장 즐겨하는 가지 요리는 가지구이와 가지찜이다. 가지를 깨끗하게 씻은 다음 썰어서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구워 양념장을 올려 먹으면 특유의 꼬들꼬들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가지순대는 영양 만점 가지찜 요리다. 가지를 동글동글 돌려서 가지 속을 쏙 빼낸 다음 속살을 다져서 물기를 꼭 짠 후 오징어나 두부 돼지고기 등을 으깨서 다진 양파와 청양고추, 파, 마늘과 함께 버무린다. 그것으로 가지 속을 채워 넣고, 이쑤시개로 고정한 뒤 속이 익을 때까지 쪄내면 여름 보양식이 따로 없다.
간혹 가지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생으로 갈아서 가지 주스를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가지는 절대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생가지에는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성물질이 있기 때문이다. 싹이 난 감자에는 100g당 100mg의 솔라닌이 있는데, 가지 한 개에는 약 10∼13mg의 솔라닌이 포함되어 있어서 싹 난 감자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이 또한 사람에 따라 위경련, 복통, 현기증 등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혹시 가지를 만지거나 먹은 후 입이나 피부가 가렵거나 두통, 배탈이 난다면 가지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게 좋다. 또 가지는 히스타민이 풍부한 채소이므로 알레르기 질환 때문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과잉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81만 명이다.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