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동문
유튜버 (21) 첼로댁 조윤경 동문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23호(2021.11.15)
- 첼로로 듣는 바흐, 이문세, 아이유 -
가을 들녘에서 첼로로 듣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은 어떨까? 조윤경(기악08-12) 동문의 ‘첼로댁’에선 상상이 현실이 된다. 조 동문은 모교 졸업 후 미국 줄리어드음악원 석사과정과 런던 왕립 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치고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 단원으로 활동했다. 우아한 정통 클래식도, 친숙한 대중가요의 정서도 농밀하게 담아내는 첼로 선율에 12만 구독자가 푹 빠졌다. 11월 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영화처럼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인다.
“남편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촬영을 도와주고 있다. 음악에 어울리는 장소를 골라주고, 때론 드론도 띄운다.”
-커버곡 중 아이유, 이문세 못지않게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인기 있던데.
“서양 악기로 잘 연주되지 않는 장르인데, 들어보니 생각 외로 잘 어울리는 ‘반전’이 있어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사람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고 하는 만큼, 노래하는 음악을 연주하면 가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이다.”
-클래식과 다른 주법을 쓰기도 한다고.
“‘글리산도’라는 주법은 원래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는데 가요나 팝을 연주할 땐 훨씬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화성을 쌓거나 퍼커션을 넣는 등 연주와 편곡에 자유가 생겨서 재밌다.”
-여성 연주자로서 만삭 연주, 아이와 함께한 영상은 뭉클함도 있었다.
“임신과 출산으로 연주자 커리어를 접고 싶지 않았고, 아이를 케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유튜브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다. ‘첼로댁’이란 채널 이름부터 ‘패밀리 프렌들리’한 느낌이 있지 않나(웃음). 숨김없이, 담백하게 담으려 한다.”
-기성 곡을 커버하면 수익이 적지 않나.
“보통 영상에 비해선 적지만, 음원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서 편곡자의 몫도 일부 인정해 준다. 수익 생각하면 못할 일이다. 국내에 악기 커버 유튜버가 많지 않던 시절 운 좋게 일찍 시작했고, 나라는 사람을 알림으로써 좋은 기회도 많이 생겼다.”
-멤버십 혜택이 궁금하다.
“음원으로 듣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고음질 음원을 올려드리고 있다.”
-음악의 힘일까, 댓글도 감성 가득하다.
“10월 31일이면 이 용 님의 ‘잊혀진 계절’ 연주를 많이 보러 오신다. ‘내게 이제 몇 번이나 10월의 마지막 밤이 남았을까’란 댓글이 잊혀지지 않는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좋아했던 곡’ 같은 말엔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쩜 이렇게 글들을 잘 쓰시는지, 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마음이 따뜻한 것 같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