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매일 울며 우울해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가 매일 울며 힘들어해요.
내재된 우울감이 폭발한 건지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자기한테 짜증 섞인 말투를 한다거나
손으로 살짝 누르는게 꼭 밀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사소한 감정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울고 반복해서 나쁜 감정을 떠올리며 괴로움을 호소해요. 죽고 싶다는 말도 하더라구요.
또 학교에서 보여준 영상에 팔이 없는 아이가
나왔다며 그 장면이 자꾸 떠올라 무섭고 잊히지가 않는다고 매일 말합니다.
원체 여리고 상처를 잘 받곤 했고 밖에서
자기감정 표현을 잘못하긴 해도 친구들과 곧잘 어울리고 친구들도 좋아해주고 학교생활에 크게 문제가 없었거든요. 선생님들께는
집중력이 좋고 차분하고 예술쪽으로 소질이 많고 학습성취도가 높다고 칭찬을 많이 듣던 아이예요.
요즘은 자기전에 감정이 폭발하네요. 너무 부정적으로 감정이 쏠리는 것도 위험할 것 같아 그만 이야기하라고 하면 아이 아빠는 밤을 세워서라도 들어주는 게 부모라며
저랑 감정적으로 대립합니다. 이해한다고 다독이다가도 그냥 좀 작은 일은 넘기고 강해져야 살아갈 수 있다고
나무라게 되고. 피로도가 극심해지니 아이가 안쓰럽다가 밉고 화가 나고 아이가 잘못될까 겁이 나고 제
감정이 통제가 잘 안되어 이렇게 간곡히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적어주신 내용만으로는 답변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양해부탁드립니다.
초등학생 자녀분으로 인해 많이 걱정되시고
힘드실 것으로 느껴집니다. 어머님께서 적어주신 내용을 한 글자 한 글자 세심하게 읽어보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짜증나는 말투나 손으로 밀쳤을
때 지속적으로 기분 나빠하고 감정을 쌓아두었다가 한꺼번에 풀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 또 그 감정을 곱씹고 죽고 싶다는 말을 하며 감정조절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아서 기질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으며 우울의 한 양상일 수 있습니다.
학령기 아동의 우울은 감정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성인의 우울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을 표현하기보다
짜증을 내거나 감정을 폭발하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어떠한 일에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성인 우울과 달리, 재미있는
일에만 지나치게 매달려 조금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견뎌내지 못하는 등 힘든 일을 참고 견디는 능력이 감소하게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상처를 잘 받는 타입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집중력이 좋고 차분하고 예술계통에 소질이 많으며 학습성취도가 높은 아이였는데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환경의 변화가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부족한 아이의 정서와 생각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 “이겨내야 한다, 안 좋은 감정은 잊어버려라" 등의 조언은 아이의 감정을 거부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를 때는 아이 옆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충분히 호응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토닥여주거나 안아주는 등의 스킨십도 괜찮습니다.
학령기에 나타나는 우울과 사춘기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1. 사춘기는 자기 주장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감정 기복이 있을 수 있고 짜증을 내지만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금세 괜찮아지기도
합니다.
2. 짜증이 폭발적이며 감정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죽고 싶다. 내가 살아서 뭐해" 등의 말을 한다면 학령기에 보이는 소아우울이 의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여지는 현상만으로 섣불리 진단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종합심리검사를 통해 아이의 기질과 상태에서 대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상처받는 상황으로 해석하는 패턴에서 적절한
대안을 찾고 긍정적인 사고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우울 수준이 높은 아이 부모님을 위한 Tip
부적응적이고 우울한 생각을 줄이는 방법을
Shark의 인지행동치료방법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인지행동치료의 기초를 가지고 있으므로
인지적 변화에 대해 특별히 강조합니다. 부적응적이고
우울한 생각을 줄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누구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혹은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어."의 생각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는 아이들이 그들 자신의 부적응적인 생각들을 발견하기를 배우는 것입니다. 일단 해를 끼치는 생각들이
확인되고 나면, 그것들에 대항하고 바꾸는 데 몇 가지 접근 방법들이 사용됩니다.
한 접근 방법인 "증거가
뭐지"(Beck et al., 1979)에서 아이들은 가상적인 다른 아이들의 생각이 올바른지
혹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그 가상적인 아이들에 대한 증거를 사용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생각을 평가하기 위해 증거를 사용하는 기술을 발달시키면 그 기술을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도록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그들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확인하고
그 뒤에 그 생각과 관계가 있는 지지하는 증거와 반박하는 증거목록을 만듭니다.
Shark 등은 또한 부적응적인 인지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대안적
해석과 '만약 그렇다면?’을 사용합니다.
대안적 해석의 예를 들면, 조롱을 하는 것은 단순히 놀리려는 시도이고 또한 다른 아이들을
향하기도 하고 "너 스스로도 하잖아. 그렇지?"입니다. '만약 그렇다면'에는
기분에 영향을 미치도록 부당한 힘을 부여하는 사건에 대한 과장되거나 비현실적인 견해를 확인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부정적 생각이 "내가 학교에서 전부 A를 받지 못하면 나는 완전히 실패자예요." 일 경우, "나는 멍청하다."의 핵심적인 인지 구조를 확인하고 바꾸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그들 자신의 부적응적 인지를 확인하고 그들이 그들 자신, 세상 및 경험을 해석하는 방법을 독립적으로
바꾸기 위해 인지적 변화 과정을 사용하는 지점에 도달하여 부적응적이고 우울한 생각을 줄이고 잘 적응하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출처: 아동·청소년 심리치료. John R Weisz 지음. 오경자, 정경미, 문혜신, 배주미, 이상선 옮김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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