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여파가 지역 대학에 이어 산업체에까지 파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 부품공장 가동중단으로 현대차가 필요한 부품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할 경우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학을 앞둔 울산지역 대학교들이 중국 유학생 처리를 두고 고심하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사안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부품 수급문제로 현대자동차 국내공장의 휴업이 불가피해지자 노사가 이에 대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와이어링을 생산하는 중국공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내공장 생산까지 멈춰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사태 해결과 생산성 확보를 위해 사측에 적극 협조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이번 생산 타격은 완성차 뿐 만 아니라 부품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사업장에 적용돼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회사는 생산 재가동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이번 사태는 회사의 해외공장 확대와 해외생산 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이라며 "핵심부품 내부조달과 해외공장 유턴 전략을 통해 상시 위기 대응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번 위기를 극복해 내지 못한다면 미래는 더 암담할 것"이라며 "회사가 위기 대응능력을 보여주면 노조는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도 이날 담화문을 내고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회사 전체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현 사태를 함께 이겨나가자"고 독려하고 "재고에 차이가 있어 휴업 시기와 방식은 공장ㆍ라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비상사태와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 운영계획을 당장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부분을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는 현재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 지난 1일 주말 특근을 취소했다.
한편 오는 3월 개학을 앞두고 지역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 처리 문제에 고심하는 중이다. 현재 울산대, 유니스트, 울산과학대 3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과 교직원은 340여명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중국 유학생이 재학 중인 울산대에는 현재 300명이 재학 중이다. 이중 국내에 체류 중인 학생이 220명이고 본국에 머물고 있는 유학생은 80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유학생 중 1명은 후베이성 거주자로 학교 측은 이 유학생에게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당분간 입국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 관계자는 "국내 체류 중인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건강 이상 여부를 파악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체류 중인 중국 유학생들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울산대학교는 5일 내부회의를 열어 중국 유학생 학사 일정 및 졸업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행사 개최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춘해보건대학교는 7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했다. 신입생 안내교육(오리엔테이션)과 입학식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울산과학대학교도 14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했다.
오는 27~28일로 예정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개최 여부는 미정이다. 한국 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도 14일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