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조직위, 예산 관리 부실… 집행률 집계조차 못해
[잼버리 준비 부실]
여가위, 2021년부터 작년 11월까지
3차례 ‘집행 부진’ 경고도 외면당해
여야 의원들이 지난해 2023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여성가족부 예산을 줄줄이 증액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면서 결국 5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막판에 증액됐지만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세 차례 나온 여가위 전문위원실의 예산 집행 부진 경고는 외면했다. 그 결과 여가부와 전북도,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전반적인 관리 부실 속에 조직위는 아직 정확한 예산 집행률도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 관계자는 “예산 집행 건이 많고 현재 집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가위는 지난해 11월 예결소위에서 2023년 세계잼버리 지원 명목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이 72억5900만 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는 같은 달 예결위 예산조정소위에서 64억7900만 원 증액 요구로 조정됐다. ‘스카우트 활동 지원비’의 경우에도 당시 예결위원이던 민주당 한병도, 박정, 장경태, 전혜숙, 최혜영 의원과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여가위가 요청한 대로 3억8500만 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2023 세계잼버리 지원 45억 원과 스카우트 활동 지원금 2억7100만 원을 합쳐 최종 47억7100만 원이 증액됐다.
정작 관련 예산은 관리 감독 소홀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가위 전문위원실은 2021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집행 부진에 따른 우려를 경고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작성된 2023회계연도 예산 보고서는 “집행 부진으로 결산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 왔는데, 행사 개최가 1년도 남지 않은 2022년 9월 말 현재까지도 기반시설 설치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작성된 2021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서는 “(잼버리) 조직위의 예산 실집행률이 32%”라고 지적했다. 2021년 9월 작성된 2020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서도 “잼버리 지원 사업의 보조금 이월이 과도하게 발생해 실집행률이 57.4%에 불과하다”며 “지연된 기반시설 구축 사업, 프레잼버리 실시 준비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해 청소년의 안전과 편리한 참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에도 올해 6월 게재된 전북도 2022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전북도는 지난해에도 여가부가 교부한 94억400만 원 중 55억711만 원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실집행률이 58.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명진 기자, 김은지 기자, 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