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화채권 동향 및 상환 여건 점검
담당부서국제국 외환건전성조사팀 전재환 차장, 심영섭 과장, 차준영 조사역등록일2023.07.21 조회수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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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채권(Korean Paper, 이하 'KP') 발행은 거주자의 외화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국내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반면 외환 부문 건전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외채의 증가 요인이다. 즉 KP 발행이 늘어나면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이 개선될 수 있지만 향후 상환 부담이 증가하여 외환 부문의 잠재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내 외화유동성과 외환 부문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데 KP 발행 및 상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본 블로그에서는 금년 상반기 KP 발행 상황을 살펴보고, 하반기의 상환 여건을 점검하였다.
금년 상반기 중 국내 거주자(정부 제외)의 외화채권 순발행 규모는 133억달러
금년 상반기 중 KP 만기도래 규모는 2018년 이후 최대인 172억달러였으나 305억달러가 발행되면서 순발행 규모는 133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2년 전체 순발행액(114억달러)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3월 SVB, Credit Suisse 사태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순발행 기조가 지속되면서 2023년 6월말 현재 KP 발행잔액은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상회하였다.
그림 1. KP 순발행 및 잔액1)
그림 2. 상반기중 만기도래2) 및 발행금액
주: 1) 국내 거주자(정부제외) 기준, 2023년은 6월말 기준
2)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의 경우에는 옵션 행사일자를 기준으로 만기도래 규모를 산출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금년 상반기 중 KP 발행의 주요 특징으로 소수 공기업・민간기업의 순발행 주도,
KP 발행 만기의 장기화 등을 꼽을 수 있음
작년에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순발행 규모가 가장 컸으나 올해는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해외직접투자자금,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KP를 대규모로 순발행하였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주로 보험사)은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중심으로 순상환하였는데, 이는 작년 하반기 흥국생명 사태와 올해 3월 Credit Suisse의 코코본드(Additional Tier 1) 상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 한편 KP의 평균 발행 만기가 2022년 중 3.8년에서 올해 상반기 4.8년으로 길어졌다. 특히 민간기업의 발행 만기가 크게 늘어났는데, 이는 해외직접투자[1] 재원 조달을 위해 만기 5년 이상의 KP 발행을 큰 폭 확대한 데 기인한다.[2]
그림 3. 주체별 KP 순발행 추이
표 1. 부문별 금액가중평균 발행 만기1)
(년)
| 은행 | 공기업 | 민간 기업 | 전체 |
2019년 | 4.3 | 4.9 | 4.3 | 4.4 |
2020년 | 4.0 | 5.2 | 3.8 | 4.2 |
2021년 | 4.6 | 5.6 | 5.3 | 4.8 |
2022년 | 3.7 | 4.4 | 3.4 | 3.8 |
2023년 1~6월 | 4.5 | 4.8 | 5.3 | 4.8 |
주: 1) 금액가중 평균 기준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KP 순발행 증가는 수요 측면에서 투자심리 개선과 중국 채권 수요의 KP로 유입,
공급 측면에서 신용도가 높은 은행 및 기업의 외화조달 필요성 증가에 주로 기인
금년 상반기 대규모 KP 순발행이 가능했던 것은 수요 측면에서 미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pivot) 예상 등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신용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 주로 기인한다. 더불어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유출된 채권투자자금이 KP로 일부 유입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해외직접투자 등으로 은행 및 기업의 외화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게 늘어난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국책은행・공기업(AA~AAA), 시중은행(BBB~A+) 및 글로벌 기업(BBB- 이상)이 KP 발행을 주도한 것이 올해 상반기 중 KP 발행이 호조를 보인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림 4. 국가별 외화채권 순발행 추이
표 2. 주요 발행기관의 신용등급 및 발행금액
(억달러)
기관명 | 신용등급1) |
A국책은행 | AA |
B국책은행 | AA |
C공사 | AAA2) |
시중은행 | BBB~A+ |
D기업 | BBB- |
E기업 | BBB+ |
주: 1) S&P 기준, 2) 커버드본드 기준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올해 하반기 KP 만기도래 규모는 223억달러로 예년 평균을 큰 폭 상회하나,
발행기관의 높은 신용도 등을 고려하면 상환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
금년 하반기에는 예년(16~22년 평균 152억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인 223억달러의 KP가 만기도래한다. 특히 7월에는 수년 내 월중 최대 규모인 78억달러의 만기가 도래한다. 또한 2026년까지 매년 올해와 비슷한 약 400억달러 수준의 대규모 KP 만기도래가 예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하반기 대규모 만기도래에도 불구하고 만기도래 KP의 주요 발행 주체가 신용도가 높거나 외화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은행, 공기업인 점을 고려할 때 상환(차환발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책은행을 비롯한 은행은 발행 여건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일정 규모는 상반기에 미리 조달하여 확보한 자금으로 만기도래 KP를 상환할 여력이 있다. 기업도 만기도래 시기에 맞춰 KP를 차환발행할 예정인데, 필요한 경우에는 외화대출을 통해 상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실제 7월 중 만기도래하는 78억달러 중 7월 14일까지 18.6억달러가 만기도래한 가운데 26.2억달러가 발행되어 7.7억달러가 순발행되는 등 상환(차환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 5. 하반기 만기도래 추이
그림 6. 연도별 KP 만기도래 및 상환1)
주: 1) 2023년 상환금액은 6월말 기준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표 3. 기관별 KP만기도래 현황 및 상환 계획
| 만기도래(억달러) | 상환계획 |
3Q | 4Q | 합계 |
국책은행 | 55 | 40 | 95 | KP 발행 계획이나, 필요시 선발행으로 조달한 외화로 상환 |
시중은행 | 26 | 25 | 51 |
공기업 | 27 | 13 | 40 | KP 발행 계획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외화대출을 통해 상환 |
민간기업 | 19 | 5 | 24 |
비은행금융 | 11 | 1 | 12 | KP 발행을 통해 상환할 계획 |
합계 | 139 | 84 | 223 |
|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및 모니터링
다만 KP 발행금리 상승으로 발행자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금리(10년)가 상승하면서(2022년 평균 2.9% → 2023년 상반기 평균 3.6%, +0.7%p) 2023년 상반기 중 KP 평균 발행금리(미달러화 기준)도 2022년(3.6%)에 비해 1.3%p 높은 4.9%로 상승하였다.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KP의 평균 발행금리가 3%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KP를 차환발행하는 경우 이자 비용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 연준이 하반기에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긴축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KP 발행금리는 앞으로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KP 발행기관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림 7. 주체별 KP 발행금리1)2)
그림 8. 하반기 만기도래 KP 발행금리1)2)
주: 1) 금액가중평균 기준 2) 미 달러화 기준
자료: 블룸버그, 한국은행 자체 추산
KP 순발행을 통한 외채 증가는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며, 대규모 KP 발행이 외환 수급 불균형 완화와
외채 만기 구조의 장기화에 기여한 측면을 고려할 필요
금년 상반기 중 KP 순발행은 외국인의 원화 채권투자와 함께 외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KP 발행을 통한 외채 증가는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현지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또한 KP 순발행이 수출 부진 등으로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 유입의 강도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외환 수급 부담을 완화하고 외채의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기여한 부분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 해외직접투자 총 투자금액(억달러): 2018년 517.7 → 2019년 654.4 → 2020년 580.8→ 2021년 769.3→ 2022년 806.8 → 2023년 1분기 164.9(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2] 민간기업 발행 KP 중 만기 5년 이상 비중은 지난해 20.6%에서 금년 상반기 중 63.5%로 증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