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존슨우주센터는 10월 11일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탄소와 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탄소와 물은 생명체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오시리스-렉스의 토양 샘플은 지난 9월 24일 지구에 도착했다. 탐사선 발사 7년 만의 성과였다.
그 후 2주 동안 과학자들은 주사 전자 현미경, 적외선 측정, X선 회절, 화학 원소 분석을 통해 토양 시료를 분석했다. 또한 X선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입자 중 하나의 3D(입체)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토양 시료에 탄소와 물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시리스-렉스의 수석 과학자인 미 애리조나대의 단테 로레타(Dante Lauretta) 교수는 “소행성 베누의 먼지와 암석 속에 보존된 오래전 비밀을 들여다보면서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타임캡슐을 열고 있다”며 “탄소가 풍부한 물질과 물을 함유한 점토 광물이 존재하는 것은 우주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토양 시료에는 암석의 지질학적 변형에 핵심적인 유황도 들어 있었다. 로레타 교수는 “유황은 물질이 얼마나 빨리 녹는지 결정하며 생물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유기화학 반응 속도를 높이는 촉매가 될 수 있는 산화철 광물도 발견했다. 로레타 교수는 “베누에서 새로운 사실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우리는 우주 유산의 신비를 푸는 데 더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소행성의 먼지와 암석에 담긴 비밀은 과거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려줄 수 있다.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또 미래 닥칠지 모르는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어떤 예방 조치를 해야 하는지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NASA는 밝혔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오시리스-렉스의 토양 시료는 지금까지 지구로 보내온 소행성 시료 중 가장 탄소가 풍부했다”며 “과학자들이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2년 동안 시료를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미래 세대와 전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시료 중 최소 70%는 존슨우주센터에 보관하기로 했다. 오시리스-렉스의 과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연구기관들과 NASA 파트너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캐나다우주국(CSA) 등 전 세계 과학자 200명 이상이 소행성 토양을 연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