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저는 신구대 치기공과 삼학년으로서 현재 직무실습으로 계속 기공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바를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님이 기공에 큰뜻이 없으시다면 다른 길을 찾아 보라고 말씀드릴게요. 만약 하신다해도 최선은 다하시되 환상은 과감히 버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치과기공은(적어도 우리나라에서의 기공인의 위치는) 냉철히 말해서 비전은 비교적 있다고 보지만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며
자기 시간은 포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일을 배우는단계 라서? 천만에
기공은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떨려 일을 그만두는 날까지 자기 삶을 기공소에 바쳐야 되는 직업입니다. 삶을 즐기실 생각일랑 깨끗이 포기하시는 게 속편합니다. 삶의 즐거움의 칠팔십프로는 아마 치과기공이라는 일 자체의 보람에서 찾으시는 방법밖에 없으리라 사료됩니다.
이건 경력과는 관계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자신의 위치가 보조에서, 메인으로, 소장으로 올라갈수록 더더욱 자기 시간이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집니다. 현재 제가 나가는 기공소의 출근시간은 아침여덟시반까지며(이때까지 도착해야됨)청소하고 모델분류하고 나면 오전 아홉시,,,그때부터 내내 앉아서 일하다가 잠깐 밥먹고 또 내내 일하다가 밤 여덟시가 되면 가장먼저 팔리싱 기사가 퇴근합니다. 가장 경력이 적은 사람이죠. 황당한건 그 위에 소장님을 비롯해서 조각기사님, 컨터링 기사님들은 다 차끊기고 택시타고 집에 갑니다. 집은 곧 잠자러 가는 여관의 의미인 셈이죠. 이 분들은 모두 이십년가까이 이런 생활을 반복해 오신 대단한 분들이십니다. 이게 기공계의 현실입니다. 일자체를 사랑하지 않고 단지 난 노력으로 극복한다!! 라는 막연한 생각으론 버겨낼수가 없는 직업입니다.
그럼 보수가 많으냐,,,천만에 이건 제가 직접 기사님께 들은 이야기, 초봉 월 칠십만원이며 대략 삼개월에 십만원씩 오르며 기사가 먼저 올려달란 말을 먼저 해야 할겁니다. 이렇게 해서 대략 이백이삼십만원까진 그만두지만 않으면 꾸준히 오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자기의 능력에 달렸습니다. 그 위로 오르는 사람들은 제가 듣기로 소수라 들었습니다. 한국의 기공수가는 대단히 불평등하기 때문에 기공사의 월급도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습니다. 치과 : 기공소의 진료보수배당비율은(8.5:1.5)입니다. 참고로 미국은 7:3, 독일과 일본은 6:4 입니다. 우리 기공소에서 포세린싱글 한개에 삼만오천원에 치과에 팔리는데 치과의사는 이거 하나 셋팅해주고 환자한테 삼십만원 받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시죠?
부자 아빠를 꿈꾸신다면 기공하지 마시고 장사를 하시는 게 좋을듯합니다. 이건 빈정거리는 게 아니고 오로지 보고들은 사실만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당신을 위해서...
치과기공 이십년해서 월급 이백만원 받으면 뭐합니까? 짜장면 배달을 이십년해도 면뽑고 짜장볶는 기술 어깨너머로 배워서 중국집 하나 차릴것임. 세상에 무슨 직업이든 이십년 해서 월급 이백만원 못 올리는 직업없습니다. 더군다나 기공사는 보너스, 상여금, 퇴직금, 연금일체가 전무하답니다 ^^,,,병원은 또 모르겠군요...그쪽도 거의 매일반일거라 생각되네요.
그럼 치과기공이라는 일자체가 쉬운것이냐? 절대 아닙니다. 일을 배워나가는 자체도 세상의 모든일이 그렇듯이 기공도 엄청 스트레스에 피땀나는 연습으로 내공을 쌓아야 하는 기술입니다. 국가고시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면허를 따야합니다. 단언하건대 치과의사만큼의 지식을 쌓아야 하며 개인적 테크닉이 갖춰져야 하는 기술입니다. 의사만큼 돈을 못 벌어서 그렇지 힘들기는 의사 버금가는 직업입니다.
또한 치과기공은 알려지지 않은 대표적 3D 업종입니다.
Difficult, Danger, Dirty 이 세단어를 누가 골랐는지 모르지만 저는 혹시 이 말을 만든 사람이 이 치과기공을 모델로 이 용어를 선택한것이 아닌지 강력히 의심을 해 봅니다.
말그대로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합니다. 의대 뺨치는 돈을 내고 학교를 졸업해 국가고시를 치러서 하는 일이니 그만큼 어렵고, 기공사는 석면(대표적발암물질), 석고와 레진 먼지(폐질환유발), 블로우파이프의 수천도나가는 불꽃(폭발사고로 기공소 날려머근 선배가 실제로 있음), 염산(피클링이라고 해서 염산, 불산을 다루는 데 손에 닿으면 썩어문드러짐), 왁스조각시 나오는 아황산 가스, 번아웃할때 퍼니스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발암유독가스등 위험천만한 환경에 별다른 여과장치도 없이 노출되야 합니다. 병원근무하시는 분들은 그래도 환경이 좀 나은데 일반 소형기공소에서는 거의 발암물질 먹으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기공사는 대표적 직업병이 있는데 진동으로 인한 수전증, 소음으로 인한 환청, 물을 자주 만짐으로써 발생하는 만성주부습진, 특히 가장 심각한것은 먼지로 인한 폐질환입니다. 후황 몇대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환경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점들입니다.
기공소가 얼마나 더러운지는 제 말보다 한번 기공소를 견학해 보시면 압니다. 물론 깨끗한 곳도 있습니다. 그런곳은 소장님이 의식이 깨고 또 경제적 사정도 괜찮은 곳인데 몇군데 안됩니다. 대다수의 기공소들은 환경이 어지간한 현대식 공장만 못하다고 봅니다. 기공사가 매일 청소를 실시하지만 기공사는 청소부가 아닙니다. 청소에 매달릴 시간이 없습니다. 아침마다 한번 쓸고 닦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전담 청소부를 두고 정기적으로 후황을 걸러서 소독하는 인부를 동원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요원합니다. 소장님을 탓할수도 없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보건의 현실자체가 열악합니다.
너무 단점만을 얘기한거 같은데, 장점을 얘기하려해도 할 말이 별루 없군요. 참고로 보건계열학과중 전공을 살려 개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곳은 치기공과밖에 없습니다. (치과기공소 개업),,,이것이 장점이 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자기 돈으로 기공소 세워 망하면 자기 돈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잘되면 돈 많이 벌 수도 있는 것이고요. 가게내는 거랑 똑같은 거죠...
이상으로 솔직하게 답변 올렸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제가 말한것에 거짓은 없습니다. 어중간한 글 보단 진로문제에 닥친 님들께 최대한 현실적인 답을 드리려 노력했습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