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조양(鍊丹調陽), 옛부터 단양은 신선이 다스리는 살기 좋은 땅이라 했다.
연단이란 신선들만이 먹는 환약이고, 조양이란 볕이 잘드는 고장으로 이를 줄여 단양(丹陽)이라 부르게 된다.
내륙의 깊숙한 땅, 비록 육지의 모습이나,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만날수 있는 땅이었다. 옛 선인들은 그 산길을, 그 물길을 건너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바람이 일고 불어 시원함이 가득하고 초록의 빛이 가득한 단양땅을 밟게 된다. 남한강을 따라 뱃길을 쫓아 오니 수려한 산세가 객을 맞이 했을 터이고, 그 수려한 산세 만큼이나 사람은 그 모습따라 마음을 다잡는다.
물길의 휘도리가 있다하면 딱 아버지의 주름만큼이라고 소원 빌었을 테고, 산길의 오르막이 있다면 딱 어머니의 그 가슴팍 만큼이기를 바랬을 것이다. 부디 힘들이지 않는 그 모습을 바라고 있었을 터이다. 삼봉과 선암은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 이고, 그것이 그리워 그 자리를 찿으면 역시 그들은 그 자리에서 객을 반긴다.
처음과 지금이 같은 바위와 물이다. 그리고 그들은 늘 젊다. 젊은 푸르름은 단양고을의 얼굴이 되고 그 얼굴을 찿는이가 곧 선비가 된다.
산수화의 풍경속에 마음 속 깊은 응어리를 풀고 나오면 그 응어리는 그대로 남아 녹아 단양땅에서 잠든다. 설령, 그 답답함이 그대로 살아 남아있다고 해도 높고 낯은 산속에 숨은 단양의 고을땅 그 속이다. 그 고개를 넘지 못한 답답함의 외로움은 이내, 산등성이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리고 이는 바람에 허공속으로 사라져 나른다. 이러한 곳이 단양이다.
풍류와 산수가 어울어진 여덞가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행, 단양팔경(丹陽八景),
대한민국 산수(山水)여행의 고전이자 원조다. 물과 바위의 푸르름이 어울리고, 사람과 풍류와 산수가 어울러지는곳, 객들의 발걸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곳이다. 내륙 깊숙한 땅에 자리한 단양, 사람의 인심이 좋고, 그러한 사람들과 어울림이 좋다. 거기에 더하여 산과 물의 수려함이 좋다.
제1경은 물 위에 뜬 세개의 바위 도담삼봉(島潭三奉)의 자태다.
정선에서 흘러 내려와 지금의 자리에 머물었다. 서방질에 등 돌린 처 바위와, 그러던지 말던지 여전히 교태를 부리는 첩바위, 그 중간에 우뚝서 나 몰라라 서 있는 충청도 사나이의 우직함을 가진 서방바위의 모습이 또한 멋스럽다. 아마도 정도전은 교태 가득한 첩바위의 매력에 빠져 자신의 호 마저도 삼봉으로 지었을 것이다.
지척의 2경에 들어서는 석문(石門)은 쉽게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다.
푸름름 가득한 길을 따라 숨이 턱까지 차 오를 즈음이면 오지랖 넓으신 님이 지어 놓으신 정자 하나가 시원한 바람으로 객을 쉬게 하여주고 그 길을 그대로 조금 더 따라 내려서면 남한강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석문이다.
3경과 4경은 충주호의 물줄기를 따라 나서야 만나게 된다. 단양의 풍경에 넋이 빠져 집에 돌아갈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굳어 돌이 되어 버린 거북이 한마리가 너무도 창피한 나머지 충주호의 물속을 비추어야만 보인다는 구담봉(龜潭峰)이 3경이며, 퇴계선생의 고집을 꺽지 못하고 끝내 제것을 제것이라 하지 못한 제천의 억울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허연 내나무 죽순을 강물에 꽃아 퓌워 내니 이가 4경 옥순봉(玉筍峰)이다.
5경에서부터는 우리나라 선조들의 낙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가는 곳곳마다 바위에 이름을 새기고 멀정한 바위에 선을 그어 장기판과 바둑판을 만드시는 장인 정신에 빛나는 낙서 정신이 돋보인다. 이는 지금의 후세에도 이어져, 제 왔었다 자랑질을 하고 다니는 계기가 되니, 이는 선조들의 정신을 높이 사는 민족임에 틀림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5경은 역동 우탁선생의 벼슬의 이름따서 이름 붙혀진 사인암(舍人巖)이다. 두부를 켜켜히 쌓은 것인지, 떡을 쌓아 올린것인지 사인암의 매력은 난도질 당한 바위와 같은 형상으로 하늘을 향해 선 벼락맞은 바위와 같다. 심오한 아름다움, 난해하지만 눈으로 만나는 사인암의 모습은 그리도 멋스럽다. 단원선생은 사인암을 그려 보겠다고 덤볐다가 사임암의 풍경에 넋을 놓고는 끝내 그 자리에서 해바가리만을 하였고, 1년 후에나 '사인암도'를 완성 시켰다. 결국 상상화를 그려 낸 작품으로 남게 되니 이 또한 사인암의 치명적인 매력이 그대로 살아 남아 있다.
6, 7, 8경은 삼선구곡(三仙九曲)이라 불리는 계곡에 자리한다. 계곡을 휘도는 물길을 살짝 비켜내어 육중한 돌덩이 하나가 버티고 서니, 이곳이 하선암(下仙岩)이요, 삼선구곡의 중심이 되어 굴곡 심한 계곡 따라 흘러 내리는 물줄기로 유독 많은 바위들이 정신없이 널려진 7경 중선암(中仙岩)이다. 중선암은 선조들의 낙서 정신의 최고봉을 자랑하는 곳으로 사군강산 삼선수석(四郡江山 三仙水石)이라는 대문짝 만한 글씨를 시작으로 300명이 넘는 이들이 바위마다 제 이름을 새겨 놓은 곳이다. 그러한 모습에 지쳐 갈 즈음이면 나타나는 8경, 상선암(上仙岩)이다. 아치형 다리와 서로 기대어 선듯한 육중한 바위들이 모습이 한가한 계곡으로 그만큼 깊은 소와 맑음을 자랑한다. 지금까지의 풍경이 정신사나운 돌들의 향연이었다면, 상선암은 가장 폭 좁은 골을 유지하며 정갈한 바윗빛을 자랑하는 곳이다.
아름다움과 멋에 취한 선인들의 마음이 담긴 단양팔경,
그 멋스러움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수 많은 이들이 다녀 간 곳이다. 그러한 단양팔경은 여덞가지의 표정이 아닌, 사계절과 아침, 점심, 저녁의 표정을 지닌 일만가지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5월의 뜨락에서 찾은 팔경은 맑은 물과 푸르른 신록이었다. 그러한 팔경의 또 다른 모습은 그 어느때고 언제든지 찾아도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첫댓글 단양팔경을 모두구경하고 갑니다
한번에 다보기가 어려운데 오늘은 운이 좋으날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번 주말에는 괴산호를 다녀 왔는데 요번에는 단양팔경을 갈라고 그래요~!물론 가족과 함께죠?애인 없어요~!난 가족과 하는 것이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