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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산불 사망자 106명으로…끊어진 전력선이 불씨된 듯
[앵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산불이 전력선 손상으로 인한 불꽃으로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정황과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임미나 특파원입니다.
[앵커]
캄캄한 숲속이 한순간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집니다.
지난 7일 밤 마우이 조류보호센터의 감시카메라가 포착한 장면입니다.
이 센터 관계자는 이 장면이 강풍에 흔들리던 나무가 전선줄 위로 쓰러진 순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지는 영상을 보면 이 순간 직후 전기가 나가면서 카메라가 꺼졌다가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면서 카메라가 다시 켜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멀리 보이는 숲에서는 산불이 시작됐습니다.
똑같은 시간, 이 지역에 설치된 10개의 센서에는 이 지역 전력회사인 하와이 전기회사의 전력망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장면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여러 초기 산불 중 하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주민들의 증언도 비슷합니다.
<셰인 트루 / 라하이나 주민> "거리 맞은편에서 펑 소리가 나는 걸 들었어요. 그러자마자 땅에서 지지직, 전기 소리가 들렸죠. 전력선이 둥글게 말리더니 마른 풀밭에 떨어졌고, 스파크가 일더니 불이 났습니다."
실제 이 전력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도 이미 제기됐습니다.
이번 산불로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난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에 사는 한 부부는 최근 전력회사들을 상대로 중과실 혐의가 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이 불어닥쳤을 때 전선이 끊어지면서 스파크를 일으켜 산불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전력회사들이 전력 차단 같은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라하이나 마을의 산불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 마을은 거의 전부가 불탔는데, 수색작업은 아직까지 25% 정도만 이뤄진 상황입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200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 임미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