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017년 6월 15일에 발표한 『천주교 용어집』 개정증보판(제3판)은 ‘축복’과 ‘강복’을 아래와 같이 구분하여 정의합니다.
“축복”이라는 말을 ‘하느님께 복을 비는 것’(祝福)과 ‘하느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는 것’(降福)이라는 두 가지 뜻으로 함께 사용해 왔으나, “축복”과 “강복”을 구분하여 ‘하느님께 복을 비는 것’을 “축복”이라 하고 ‘하느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는 것’을 “강복”이라 한다. 전례 때에 사제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in persona Christi) 강복을 한다.
라틴말 ‘베네딕시오’(benedictio)의 본래 뜻은 ‘좋게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말에서는, ‘하느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는 것’은 “강복”, ‘사람이 하느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비는 것’은 “축복”, ‘사람이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은 “찬미”, ‘윗 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해 좋게 말하는 것’은 “칭찬”, ‘아랫 사람이 윗 사람에 대해 좋게 말하는 것’은 ‘칭송’ 등으로 구분하여 말하지만, 이 모두를 라틴어에서는 ‘베네딕시오’라고 하므로, 이 단어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는 문맥에 따라 구분하여 합당한 단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때 “축복”을 “강복”이나 “찬미”의 뜻으로도 사용했으나 이는 오용이며, 바르게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느님, 저희를 축복하소서.’는 ‘하느님, 저희에게 강복하소서.’가 올바르며, ‘하느님께서는 만물 위에 축복 받으신다.’는 ‘하느님께서는 만물 위에 찬미 받으신다.’가 옳습니다.
다만, 전례 안에서 사제가 하는 “축복”은 성자 그리스도의 위격 안에서 하느님을 대신하여 행하는 것일 때 “강복”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