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인천 송도 캠퍼스에 국제대학을 이전키로 결정한 데 대해 학부모들이 ‘학교 당국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연세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언더우드 국제대학(UIC) 학부모들은 지난달 31일 학교 측의 UIC 이전 승인 요청을 거부해 달라는 내용의 10매짜리 탄원서와 140명의 서명이 담긴 학부모 명부를 안병만 교과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캠퍼스 이전은 구성원들에게 중대한 문제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하는데, 학교 측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UIC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구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하게 절차적 합법성과 민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6월29일 보건복지가족부가 인천 등 5개 시·도에 약학대학 신설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자, 약대 설립에 급급한 학교 측이 UIC의 이전계획을 서둘렀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약대를 신설하려면 송도 캠퍼스에 학위과정 등 연세대의 실체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갑작스레 국제대학 학생을 담보로 약대 설립 추진에 나섰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학교 측은 논의과정이 부족한 점과 약대 신설과 맞물려 UIC의 송도캠퍼스 이전이 서둘러 결정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예정된 이전 일정을 다소 앞당겼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신명순 교학부총장은 “송도캠퍼스는 2012년에 전면 개교할 예정이며, 그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다가 약대 발표가 나자 UIC 이전 결정을 미리 발표한 것”이라며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못한 점은 있지만, UIC 이전은 이미 3월부터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재학생들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8일 교무위원회에서 2011년 3월 UIC를 송도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이틀 뒤 교과부에 이전계획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과부는 지난달 30일 설립심사위원회를 열고 이전계획 신청서를 검토했으며, 학부모들이 낸 탄원서 내용 등을 참고해 이르면 이번 주말쯤 UIC 이전 승인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오늘 청와대에도 같은 내용이 담긴 탄원서와 서명을 우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