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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서예[1987]안동 映湖樓(영호루)詩모음-1
客中愁思雨中多 나그네 시름이 비 만나 더한데
况値秋風意轉加 더구나 가을바람에 더욱 심란하구나.
獨自上樓還盡日 홀로 누에 올랐다 해 져야 돌아옴이여
但能有酒便忘家 다만 술잔 들어 집 그리움 잊는다.
慇懃喚友將歸燕 은근히 벗을 불러 돌아가는 제비는
寂寞含情向晩花 쓸쓸히 정을 품고 늦은 꽃을 향하는구나.
一曲淸歌響林木 한 곡조 맑은 노래 숲 속을 울리는데
此心焉得似枯槎 이 마음 어쩌다 마른 삭정이같이 되었나.
이황 〈영호루〉
映湖樓(영호루)
客中愁思雨中多(객중수사우중다) 나그네 시름이 비만나 더한데,
況値秋風意轉加(황치추풍의전가) 더구나 가을바람에 더욱 심란하구나,
獨自上樓還盡日(독자상루환진일) 홀로 루에 올랐다 해져야 돌아옴이여,
但能有酒便忘家(단내유주편망가)다만 술잔들어 집 그리움 잊는다,
慇懃喚友將歸燕(은근환우장귀연) 은근히 벗을불러 돌아가는 제비는,
寂寞含情向晩花(적막함정향만화) 쓸쓸히 정을품고 늦은꽃을 향하구나,
一曲淸歌響林木(일곡청가향임목) 한곡조 맑은노래 숲속을 울리는데,
此心焉得以枯槎(차심언득이고사) 이마음 어쩌다 마른 삭정이 같이되었나.
이황(李滉) 1501 ~ 1570조선 중기의 대학자.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 시호는 문순(文純),
본관은 진보(眞寶). 관은 대제학(大堤學).
到處樓臺摘勝多 도처에 누대 있고 절승도 많지만
此樓贏得賞心加 이 누에 오르니 더욱 맘이 끌리네.
蒹葭岸外西南路 갈대 핀 언덕 너머 서남으로 나뉜 길
桑枯村中數四家 뽕나무 우거진 마을 두서너 농가.
三字御書金照水 세 글자 어필이 금빛으로 어리니
一區仙境錦添花 금상첨화일세, 한 갈피 선경이여!
早年攀折江邊柳 어릴 제 꺾고 놀던 강변의 버들
老倒歸來尙來槎 늙어서 와 보니 아직도 그대롤세.
권사복 〈영호루〉
到處樓臺摘勝多 (도처누대적승다)도처에 누대있고 절승도 많지만,
此樓贏得賞心加 (차루영득상심가)이루에 오르니 더욱 맘이 끌리네,
蒹葭岸外西南路 (겸가안외서남로)갈대핀 언덕 너머 서남으로 길 뚫렸고,
桑枯村中數四家(상고촌중수사가)뽕나무 우거진 마을에는 농가 서넛보이네,
三字御書金照水(삼자어서금조수)세글자 어필이 금빛으로 물에비취고,
一區仙境錦添花(일구선경금첨화)한갈피 좋은경치 꽃처럼 빛이나네.
早年攀折江邊柳(조년반절강변류)어릴때 꺽고놀던 강변의 버들가지,
老倒歸來尙來槎, (노도귀래상래사)늙어서 와봐도 아직도 그대롤세
권사복(權思復)고려 공민왕 때의 문신.
본관은 안동(安東), 관은 봉익대부(奉翊大夫), 판전교시사(判典校寺事).
北望景華疊峯多 북으로 서울(송도)을 보니 첩첩 산봉들
樓高客恨轉承加 누 높아 객의 한은 더욱 더하네.
仲宣作賦非吾土 고향을 생각하며 중선은 부를 썼고
江令思歸未到家 못 가는 집 그리워 강령은 슬퍼했네.
楊柳自搖愁裏縷 시름겹게 실가지를 흔드는 버들아
辛夷初發亂餘花 난리 뒤 처음으로 꽃 핀 개나리야
若爲江水變春酒 만약에 이 강물이 모두 다 술이라면
一洗胸中滓與槎 가슴속 쌓인 시름 말끔히 씻으련만.
전녹생 〈영호루〉
北望景華疊峯多(북망경화첩봉다)북으로 서울 보니 첩첩 산봉들
樓高客恨轉承加(루고객한전승가)누 높아 객의 한은 더욱 더하네.
仲宣作賦非吾土(중선작부비오토)고향을 생각하며 중선은 부를 썼고
江令思歸未到家(강령사귀미도가)못 가는 집 그리워 강령은 슬퍼했네.
楊柳自搖愁裏縷(양류자요수이루)시름겨이 실가지를 흔드는 버들아
辛夷初發亂餘花(신이초발난여화)난리 뒤 처음으로 꽃 핀 개나리야
若爲江水變春酒(고위강수변춘주)만약에 이 강물이 모두 다 술이라면
一洗胸中滓與槎(일세흉중재여사)가슴 속 쌓인 시름 말끔히 씻으련만.
전록생(田祿生) 1318 ~1375
고려 공민왕 때의 문신. 호는 야은(野隱), 자는 맹경(孟耕).본관은 담양(潭陽), 관은 제주사록(濟州司祿).
嶺南游蕩閱年多 영남에 여러 해 동안 두루두루 놀았으나
最愛湖山景氣加 이 호수와 산의 경치를 내 가장 사랑하네.
芳草渡頭分客路 풀 우거진 나루터에 나그네의 길이 나누어지고
綠楊堤畔有農家 수양버들 푸른 뚝 가에 농가가 있네.
風恬鏡面橫煙黛 거울에 바람 자니 물 연기눈썹 비끼었고
歲久墻頭長土花 오랜 세월 담 머리에는 흙 꽃이 자랐구나.
雨歇四郊歌擊壤 비 갠 뒤 온 들판에 격양가 부르는 소리
坐看林杪漲寒槎 앉아서 저 수풀 끝에 밀려 있는 떼 보노라.
우탁 〈영호루〉
嶺南遊蕩閱年多(영남유탕열년다) 영남을 여러해 두루다녀 보았건만,
最愛湖山景氣加(최애호산경기가) 물은맑고 산은고아 경치매우좋다네,
芳草渡頭分客路(방초파두분객로) 향기로운풀 끝머리에 나그네길 갈라지고,
綠楊堤畔有農家(녹양제반유농가) 푸른버들 둑곁에는 농가몇집 보이네,
風恬鏡面橫烟黛(풍염경면횡연대)바람잔 거울위로 안개낀산 비껴있고,
歲久墻頭長土花(세구장두장토화) 오랜세월 담머리에 이끼가 자랐구나,
雨歇四郊歌擊壤(우혈사교가격양) 비온뒤 나무숲 어우러지고 여기저기 들에서는 풍년가 들려오네,
坐看林杪漲寒槎(좌간림초장한사) 수풀끝에 밀린 뗏목 앉아서도 보이네.
우탁(禹倬) 1263 ~ 1343
고려 말기의 학자. 자는 천장(天章), 호는 역동(易東), 시호는 문희(文僖),
본관은 단양(丹陽), 관직은 성균제주(成均祭酒).
起樓詩眼費功多 누를 세운 시적(詩的) 안목 들인 공도 많구나.
月斧雲斤亦未加 달도끼 구름날인들 예서 무얼 더하랴.
自訝登臨橫翠閣 천상의 횡취각에 온 것 같으니
誰敎飛上太淸家 뉘가 나로 하여금 태청가에 오르게 했나?
春江綠漲葡萄酒 봄 강물 푸르름이 포도주처럼 불어나고
夕照紅酣躑躅花 저녁 별 붉은 기운 철쭉꽃에 무르익네.
待過已知軒蓋近 돌아가길 기다리는 헌개 이미 왔는가?
樹頭時有鵲槎槎 나무 위의 까치가 때때로 우짖으니.
정자후 〈영호루〉
起樓詩眼費功多(기루시안비공다)누를 세운 시적(詩的) 안목 들인 공도 많구나.
月斧雲斤亦未加(월부운근역미가)달도끼 구름날인들 예서 무얼 더하랴.
自訝登臨橫翠閣(자아등임횡취각)천상(天上)의 횡취각에 온 것 같으니
誰敎飛上太淸家(수교비상태청가)뉘가 나로 하여금 태청가에 오르게 했나?
春江綠漲葡萄酒(춘홍록창포도주)봄 강물 푸르름이 포도주처럼 불어나고
夕照紅酣躑躅花(다조홍감척촉화)저녁 별 붉은 기운 철쭉꽃에 무르익네.
待過已知軒蓋近(대과이지헌개근)돌아가길 기다리는 헌개 이미 왔는가?
樹頭時有鵲槎槎(수두시유작착사)나무 위의 까치가 때때로 우짖으니.
정자후(鄭子厚)
고려 충숙왕 때의 복주 목사(福州牧使).
此樓風景惱人多 영호루 좋은 풍경 사람을 뇌쇄(惱殺)하니
八詠雙溪不敢加 쌍계팔영(雙溪八詠)인들 예보다 더 나으랴?
旗蓋影交樵牧路 오가는 사람들 길 가득 분분하고
管絃聲落吏民家 관아며 집마다 음악 소리 드높아라.
跨空簷豁膚生粟 덩그렇게 높은 처마 몸이 오싹 떨리는데
照水軒危眼眩花 물에 비친 난간 보니 눈앞이 아찔하네.
玉斧修成廣寒殿 옥도끼로 다듬어서 광한전을 지은 듯
飄然不訝上仙槎 표연히 신선의 뗏목에 오름 같네.
조간 〈영호루〉
此樓風景惱人多(차루풍경뇌인다)영호루 좋은 풍경 사람을 뇌쇄(惱殺)하니
八詠雙溪不敢加(팔영쌍계불감가)쌍계팔영(雙溪八詠)인들 예보다 더 나으랴?
旗蓋影交樵牧路(기개영교초목로)오가는 사람들 길 가득 분분하고
管絃聲落吏民家(관현성락리민가)관아며 집집마다 관현(管絃) 소리 드높아라.
跨空簷豁膚生粟(과공첨홛부생속)덩그렇게 높은 처마 몸이 오싹 떨리는데
照水軒危眼眩花(조수헌위안현화)물에 비친 난간 보니 눈 앞이 아찔하네.
玉斧修成廣寒殿(옥부수성광한전)옥도끼로 다듬어서 광한전을 지은 듯
飄然不訝上仙槎(표연불아상선사)표연히 신선의 뗏목에 오름 같네.
조간(趙簡)
고려 충숙왕 때의 문신, 시호는 문량(文良), 본관은 김제(金堤). 관은 찬성사(贊成事).
海山當日往來多 평생 바다와 산에 많이 다녀 보았어도
物外精神到此加 물외의 정신이 예 오니 더해지네.
初謂夢遊雲雨峽 처음엔 꿈에 운우협에 노는가 했더니
漸疑身入畫圖家 차차 몸이 그림 속에 드는가 싶네.
南江秋夜千峯月 남강 가을밤엔 천 봉마다 달이요
北里春風萬樹花 북리 봄바람엔 만 나무에 꽃이로세.
雖是無情閑道者 제아무리 무정하고 한가한 도인이라도
登臨不得似枯槎 예 와선 마음이 마른 등걸처럼 되진 못하리.
채홍철 〈영호루〉
海山當日往來多(해산당일왕래다) 바다며 산이며 많이도 오갓지만,
物外精神到此加(물외정신도차가) 벗어나고자 하는마음 여기오니 더하네,
初謂夢遊雲雨峽(초위몽유운우협) 처음에는 비구름 골짜기에서 노늬는가했더니,
漸疑身入畵圖家(점의신입화도가) 몸이점차 그림속으로 빠저드나 의심되네,
南江秋夜千峯月(남강추야천봉월) 남쪽강 가을밤에 천봉우리에 달이돋고,
北里春風萬樹花(북리춘풍만수화) 북쪽마을 봄바람에 만가지꽃 피어나네.
雖是無情閒道者(수시무정한도자) 제 아무리 무정하고 한가하다는 도인이라도,
登臨不得似枯槎(등림부득사고사) 여기오르면 마음이 마른 뗏목 같지는 않으리.
채홍철(蔡洪哲) 1262 ~1340
고려 말기의 문신. 자는 무민(無悶), 호는 중암(中菴), 본관은 평강(平康), 관은 정승(政丞).
山水無非舊眼靑 산과 물은 모두 옛날에 보던 푸르름인데
樓臺亦是少年情 누대도 또한 바로 어릴 때 그 정겨움이라.
可憐故國遺風在 기특하여라, 고향에는 옛 풍속이 남아있어서
收拾鉉歌慰我行 악기와 노래를 갖추어서 내 걸음을 위로하네.
김 방 경
東征日本過次福州登映湖樓(동정일본과차복주등 영호루)
山水無非舊眼靑(산수무비구안청) 산과물은 옛날보던 맑음 그대로 이고,
樓臺亦是少年情(누대역시소년정) 누대또한 어릴때 그대로일쎄,
可憐故國遺風在(가련고국유풍재) 애틋하여라! 고국엔 옛 풍속 남아있어,
收拾絃歌慰我行(수습현가위아행) 노래소리 모아서 내갈길 위로하네.
김방경(金方慶) 1212 ~ 1300 고려 후기의 명장, 자는 본연(本然),
시호는 충렬(忠烈), 본관은 안동(安東),관직은 평장사(平章事).
十載前遊入夢淸(십재전유입몽청) 십년전 놀던일이 꿈결같은데,
重來物色慰人情(중래물색위인정) 모든풍경 다시보니 기뿌고 서럽구나,
壁間奉繼嚴君筆(벽간봉계엄군필) 벽위에 높이걸린 아버님 글월,
堪咤愚兒萬戶行(감타우아만호행) 어리석은 아들만호 걸음이 부끄럽네.
김흔(金忻) 1251 ~ 1309
고려 후기의 장군. 방경의 자. 관은 도첨의사사(都僉議司事).
題映湖樓(제영호루)
飛龍在天弄明珠(비룡재천롱명주)나는 룡이 하늘에서 희롱하던 구슬을,
遙落永嘉湖上樓(요락영가호상루) 멀리 영가고을 영호루에 떨어뜨렸구나,
夜賞不須勤秉燭(야상불수근병촉) 밤경치 구경코져 불밝힐일 따로 없네.
神光萬丈射汀洲(신광만장사정주) 신기한 광채가 물가를 쏘니,,
정도전(鄭道傳) ? ~1398
조선 개국공신. 자는 종지(宗之), 호는 삼봉(三峰), 본관은 봉화(奉化).
관은 판의흥삼군부사(判義興三軍府事).
安東映湖樓回自日本作(안동영호루회자일본작)
일본서 돌아와 안동 영호루에서
閱遍東南郡縣多(열편동남군현다)동남으로 여러 고을 두루 다녀 보았지만映嘉形勝覺尤加(영가형승각우가)영가의 경치가 제일 아름다워라.
邑居最得山川勢(읍거최득산천세)고을이 산천 형세 가장 좋은 곳에 있어
人物紛然將相家(인물분연장상가)인물도 많아라, 장상가가 분분하네.
場圃歲功饒菽粟(장포세공요숙속)논밭에 풍년 들어 곡식들은 넉넉하고
樓臺春夢繞鸎花(루대춘몽요앵화)누대의 봄날엔 꾀꼬리와 꽃이 있네.
直須酩酊終今夕(직수명정종금석)모름지기 오늘 밤이 다 새도록 취하리
萬里初回海上槎(만리초회해상착)만리 길을 처음으로 배를 타고 왔잖은가?
정몽주(鄭夢周) 1337 ~ 1392고려 말기의 충신,자는 달가(達可), 호는 포은(圃隱), 시호는 문충(文忠).
본관은 영일(迎日), 관은 문하시중(門下侍中).
映湖樓 (영호루)
落日簾旌灝氣多(낙일염정호기다)지는 해 쓸쓸한 기운 발에 어리어倚樓愁思亂交加(의루수사난교가)누에 오른 이 마음 시름도 많아라.
透迤湖水秋通漢(투타호수추통한)출렁이는 물결은 은한(銀漢)에 닿고
轂轆柴車夜向家(곡록시거야향가)덜컹대는 수레는 집을 향하네.
光射汀洲星斗額(광사정주성두액)모래톱을 비추는 북두의 별빛,
香生林簿蕙蘭花(향생임부혜란화)들에서 스며 오는 혜란화 향기.
月明更想前朝事(월명갱상전조사)달 밝은 밤 고려의 흥망을 다시 생각해 보니
惟有鶖鶬呌斷槎(유유추창규단사)재두루미 우는 소리 간장을 끊네.
김종직(金宗直) 1431 ~1492
조선 성종 때의 학자. 자는 효관(孝盥).계온(季昷), 호는 점필재(佔畢齋),시호는 문간(文簡), 본관은 선산(善山). 관은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
학문과 덕행으로 이름 높음.
次映湖樓 영호루에 차운하여
落魄登樓歲月多(락백등루세월다)낙백하여 누에 오르던 세월도 많았는데重來非分印章加(중래비분인장가)분에 넘는 벼슬 받고 다시 또 왔네
黌堂負笈留遺蹟(횡당부급유유적)글 배우던 향교엔 옛 자취가 남아 있고
驛里居停有主家(역리거정유주가)집 떠나 머물던 주인집도 그대로네
白首東西身已老(백수동서신이로)동서로 분주하다 몸은 이미 늙었지만
靑山今古眼添花(청산금고안첨화)청산은 예 같아 눈에는 꽃이 피네.
長林遠樹渾依舊(장림원수혼의구)긴 숲 멀리 흐릿하게 뵈는 옛 나무들
三十年來半作槎(삼심년래반작사)삼십 년 동안 반은 삭정이가 됐네.
이현보(李賢輔) 1467 ~1555조선 중종 때의 문신.자는 비중(棐中), 호는 농암(聾岩), 시호는 효절(孝節), 본관은 영천(永川).
관은 지중추부사(知中樞府使).
客裏登臨感歎多 나그네로 누에 오르니 감회도 많아라
倦遊贏得鬢絲加 이리저리 떠돌다 몸만 늙었네.
海天流落空懷國 바다 밖을 헤맬 때는 고국이 그리웠는데
鄕郡歸來未有家 고향이라 돌아와도 내 집도 없구나.
百尺危欄浮碧落 아스라이 높은 난간 빈 공중에 떠 있고
九重宸翰耀金花 임금님의 내린 글씨 금빛으로 찬란해라.
長川逈與銀河接 긴 내가 멀리 은하와 접했으니
直欲迢迢一泛槎 곧바로 아득히 배 한번 띄우고 싶네.
권근 〈영호루시〉
客裏登臨感歎多(객이등림감탄다) 나그네 처지로 누대에 오르니 감탄이 절로나오고,
倦遊瀛得鬢絲加(권유영득빈사가) 게으르게 놀고있으니 귀밑머리만 더희어졌네,
海天流落空懷國(해천유락공회국) 멀리밀려나서도 공연한 나라생각,
鄕郡歸來未有家(향군귀래미유가) 고향이라 돌아와보니 거처할 집은없네,
百尺危欄浮碧落(백척위란부벽락) 백척 위태로운난간 푸른 공중에 떨어지고,
九重宸翰耀金花(구중신한요금화) 구중궁궐 임금의글씨 금빛꽃같이 빛난다,
長川廻與銀河接(장천회여은하접) 긴~ 내가 돌아가면서 하늘과 맞 닿았으니,
直欲超超一泛槎(직욕초초일범사) 지금당장 뗏목 띄워 멀리가고 싶다네.
권근(權近) 1352 ~1409
조선 초기의 명신. 자는 가원(可遠), 호는 양촌(陽村), 시호는 문충(文忠),
본관은 안동(安東). 관은 대제학(大堤學).
草長江南三月天(초장강남삼월천)풀빛 짙은 강남땅 삼월에
永嘉山水好風烟(영가산수호풍연)영가 고을 산천마다 안개꽃 피었네.
文章太守謝康樂(문장태수사강락)원님 문장은 사영운 못지 않고
珠翠佳人玉井蓮(주취가인옥정연)비취색 미인들 우물속 연꽃이어라.
홍간(洪侃) ? - 1304고려 말기의 문신. 시인, 자는 평포(平浦), 운부(雲夫), 호는 홍애(洪厓),
본관은 풍산(豊山), 관은 첨의사인(僉議舍人).
次韻(차운)
此樓佳致說無多(차루가치설무다)이 누의 좋은 경치 말해서 무엇하랴摘勝探奇莫我加(적승탐기막아가)나보다 더 명승(名勝)을 탐하는 이 있는가?
百里桑陰藏野店(백리상음장야점)뽕나무 숲에는 술집도 있고
四山松翠護官家(서산송취호관가)푸르른 소나무 관가를 둘렀네.
江頭雨暗連天草(강두우암연천초)강가에 비 개니 하늘에 닿은 풀빛
巷口燃濃出屋花(항구연농출옥화)연기 짙은 마을 어귀 담장 위로 솟은 꽃.
只解登臨如黙黙(지해등임여묵묵)만약에 누에 올라 한 수 읊지 못한다면
詩人沒彩也如槎(시인몰채야여사)시인으로 광채 없음 삭정이와 다르랴?
신천(辛蕆) ? ~ 1339
고려 충숙왕 때의 문신. 호는 덕재(德齋), 본관은 영산(靈山),관직은 판밀직사사(判密直司事)
鞍馬怱怱閱數州(안마총총열수주)말을 타고 총총히 몇 고을 지나
夕陽携水更登樓(석양휴수갱등루)석양에 벗과 더불어 다시 누에 올라라.
謫來未厭湖山好(적래미암호산호)귀양은 왔을지언정 산수(山水)를 좋아 하노니
事去空驚歲月遒(사거공경세월주)일은 지나가고 세월의 빠름에 새삼 놀라라.
半壁殘燈孤館夜(반벽잔등고관야)희미한 등잔불만 외로운 여관의 밤
傍簷疎樹故園秋(방첨소수고원추)처마 곁 성근 나무 고향이 생각나네.
欲知別後相思意(욕지별후상사의)이별한 후 그리는 맘 알고 싶거든
天際長江袞袞流(천제장강곤곤류)님이여! 저 하늘가 은하수를 보소서.
정포(鄭誧) 1309 ~1345
고려 충혜왕 때의 문신, 자는 중부(仲浮), 호는 설곡(雪谷), 본관은 청주(淸州).관직은 좌사의대부(左司議大夫).
映湖樓
花山客半月(화산객반월)보름 동안 화산에서 머물던 나그네今日向他州(금일향타주)오늘 다른 고을로 떠나려니
縱有重來約(종유중래약)비록 다시 찾아온다 약속했건만
那堪惜別愁(나감석별수)이별의 근심 가눌 길 없어라.
船開芳草渡(선개방초도)고운 풀 제치고 배타고 건너는데
酒盡夕陽樓(주진석양루)해 저문 누대에는 술통이 비었구나.
行役何時了(행역하시료)언제쯤 마치려나, 나그네길을
風塵滿馬頭(풍진만마두)바람과 먼지가 말 앞에 일어나도다.
이집(李集) 1314 -1387고려 공민왕 때의 학자.초명은 원령(元齡), 자는 호연(浩然), 호는 둔촌(遁村),
관은 판전교시사(判典校寺事), 광주 귀암서원(龜巖書院)에 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