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등록금·이공계 출신 쏠림 등 지적…"빨리 제고해야"
의학전문대학원과 의과대학으로 이원화 돼 있는 의학교육 시스템에 대한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의전원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6~7일 이틀간 진행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의전원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은 “5년간 910억원을 투자했는데도 총 41개 의대 중 26개 대학이 아직 의대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의전원 체제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 아니냐”며 “의전원체제를 도입하고자 했을 때부터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팽팽히 맞섰는데 15개교가 완전 전환을 한 이 시점에서도 처음 나왔던 부정적인 지적들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과 낮은 장학금 지급 비율 문제도 불거졌다.
전국 27개 의전원 중 23개 대학에서 박보환 의원에게 제출한 2009년 학기당 등록금 현황을 보면 사립대 평균 932만원, 국공립대(9개교)는 평균 558만원이었다.
의전원 중에는 이화여대가 999만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다음으로 아주대 995만원, 건국대 992만원, 차의과학대 981만원 등이었다.
의전원(4+4)을 졸업하려면 등록금만 1억2,000만원 정도(사립대)가 드는 셈이다.
등록금은 비싼 반면 장학금 지급률은 21%에 불과했다.
이는 의전원보다 비싸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사립대 867만원, 국공립대 493만원)의 전액 장학금 지급률(43.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의전원으로 전체로 확대할 경우 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고 4년간 8,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학자금이 소요되는데다 장학금 혜택도 미미하다”며 “기존 의대와 비교했을 때 의사 1명을 만들기 위한 시간적, 재정적 비용이 막대한 의전원 시스템을 얼마나 많은 대학이 따라 와줄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오는 2012년까지 약 1,500억원이 투입되는 큰 사업인데 대학들의 호응이 크지 않다면 빨리 제고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나중에 지원금을 받은 학교들이 다시 의대체제로 돌아간다고 하면 엄청난 국고손실은 물론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공계 출신들의 의전원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서울대가 재학생(1,142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의전원 진학을 희망한 160명 중 자연대 생명과학부가 45%(72명)로 가장 많았다"며 "의대입시 과열 해소로 기초과학을 양서하겠다던 의전원의 도입으로 오히려 대학에서의 기초과학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서울대 설문조사는 의사가 되기 위해 거쳐 가는 학부가 실제로 특정 분야에 편중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의전원 진학 학생들을 키우기 위한 통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과부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성민 의원도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생의 82.6%가 이공계 출신”이라며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입학한 6,024명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4,973명이었으며 그중 생물학 전공이 34%로 가장 많았고 공대 33.4%, 화학 11.9%, 물리·통계·수학 3.2% 순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