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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네."
"정말..정말요?"
"그래."
앗싸. 드디어 이쁘다는말 들었다!!!
사람들이 한참 붐비는 대학가의 한 옷가게.
거기다 토요일이라서 그정도가 훨씬 심하다.
그래도 짜증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
그이유는 내옆에 떡하니 서있는 이사람 때문이겠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래?"
"헤헤. 다됐어요!! 이걸로 주세요."
"네, 손님."
오늘따라 예뻐보이는 '파랑새'의 점원 얼굴을 보며 방긋 웃는 나.
방금 이쁘다고 칭찬해줘서 그런가 세상이 다 이뻐보이네- 히히.
난 19살의 풋풋한 여고생.
그리고 내옆에 있는 이사람은 28살의 능력있는 회사원.
이정도면 원조교제 아니냐고 의심 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네버 아니다.
왜냐하면..
"빨리와- 늦었어."
"네에-"
내옆에 있는 이남잘 나혼자 짝사랑 하는거니까.
"쪼오옥..쪼옥-"
"그만 좀 빨지."
"에에- 아직 다 안 먹었어요!! 이런건 깨~끗하게 싹쓸이 해줘야 한다구요."
"참나. 그아줌마근성은 당최 어디서 나온거냐?"
"이게 왜 아줌마근성이에요?! 이 생과일 주스가 얼~마나 비싼데!! 이렇게 먹어주지 않으면
본전도 못 뽑는 거라니까요?!"
"본전...그 단어부터가 벌써 아줌마티를 팍팍 내주는 거라니까."
"쳇. 아니라니까-"
어쩐지 부정할 수 없음에 아직 한번 먹을만큼은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앞에 보이는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는 나.
에에- 많이 변했어, 이연화!!
"삐졌냐?"
"아- 뇨!!"
"삐졌구만."
"아~닌데요?!"
"그럼 그 잔뜩 부푼 볼은 뭐냐."
"....체엣."
"흠흠, 대신 오늘 점심은 내가 쏠께."
"..정말요?!?!"
"그래. 피식-"
"응응응!!! 나 비싼거 먹을꺼에요!!! 히히."
그러면서 자연스레 팔짱을 꼈다.
아, 너무 좋다!! 앗싸. 드디어 아저씨도 내 데이트에 응해주는건가?! 히히.
엄청 두근거리는 마음덕에 내얼굴은 방긋방긋 웃음이 떠날줄 모른다.
"그렇게 좋냐?"
"히히- 당근이죠!!"
"당근? 먹는당근?"
"하하하하. 아저씨 나지금 웃길려고 그러는거에요?!"
"뭘..웃기는데?"
"하하하!! 진짜 몰라서 묻는거? 완전 세대차이 제대로다!!"
"세대차이? 너랑 나랑 몇살이나 차이난다고, 참나."
"헤헤- 그렇죠? 우리 나이차이 별로 안나!!"
아저씬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 주체할 수 없을정도로 두근대는 내마음을 아저씨는 코딱지 만큼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쁘다. 우린, 우린 분명 나이차이 안나는거에요..
그러니까 나 아저씨 옆자리에 도전해도 되는거에요..
아저씨가 내준 빈틈이니까, 나 거기 어떻게든 들어갈테니까.
닫지 마요. 기다려요. 천지광의 자랑스러운 여자친구가 되도록 이연화가 노력할테니까.
밀어내지마요. 활-짝 열어둬요.
...꼭
-
"와아- 이뿌다!!"
"피식- 좋냐?"
"웅웅!! 여기 너무너무 좋다!! 근데 되게 비싸보이는데.. 괜찮아요?"
"또또, 저 아줌마근성. 괜찮아. 그러니까 많이드세요오-"
"히히, 네에-"
저럴땐 정말 어린애같다니까, 헤헤.
"뭐먹을래?"
"음.. 다 맛있어보이는데, 뭐먹을까나-"
"빨리 좀 고르지?"
"아이,참. 잠깐만 있어봐요! 아저씨가 처음 사주는건데 막 고를 순 없어요!!"
"피식- 내가 처음 사주는 거니까 그럼 내가 추천 해줄게."
"음!! 그래요- 어차피 이러다간 진짜 날샐것 같으니까."
"그럼 A세트 두개 주세요. 와인은.. 됐어요."
"네에, 감사합니다. 맛있고 친절하게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여자종업원이 아저씨의 얼굴을 보면서 살짝 눈웃음을 치며 자리를 벗어나면,
난 그여자를 열심히 째려본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핀잔을 놓는다.
"아저씨!!"
"왜?"
"와인은 왜 취소하는데요?!"
"그거야, 넌 학생이잖아-"
"참나, 지금 저 고3이거든요? 그리고 와인이 뭐 술인가?!"
"와인이 그럼 술이지 주스냐?"
"..으음..그건 아니지만."
"됐어, 너 지금 저여자 종업원땜에 그러지?"
"허업!!"
"아주 이젠 척하면 척이다."
"히히"
"그만 좀 웃지?"
"네에-"
그래도 방글방글.
아저씨가 이제 내마음까지도 읽어주시네-
이런 기쁜마음을 감출 수 없다.
"으음, 맛있다!!"
"맛있냐?"
"네에!! 엄청맛있어요!!역시 비싼건 비싼 값을 하는구나."
"피식- 그래, 많이 먹어라."
"웅웅!!!"
한참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옆에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면..
.. 그녀가.. 그녀가 보인다.
척봐도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가 보인다.
놀란 마음도 잠시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면..
넋을 잃은채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
천지광이 보인다..
... 세상에서 가장 바보인 천지광의 눈물어린 얼굴이 눈에 코옥- 박힌다.
"지..지음아...."
아저씨의 애달픈 목소리가 옅게 울리면 당황한듯한 채지음,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지..지광아....."
"뭐야, 아는사람이야?"
그녀와 마주 보고 있던 남자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그녀는 잠시 아저씨에게로 향했던 눈길을 거둔채 남자에게 변명을 한다.
"아니, 그냥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 오빠 우리 여기서 나가자."
아저씨, 나알아요.
그녀의 입에서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 이라는 말이 흘러나올때.
주체없이 떨리고 있는 아저씨의 눈동자를.. 나는 알아요.
"왜? 맛없어?"
"응, 오늘은 영 입맛에 안맞네."
"그래, 그럼 나가야지."
"오빠 먼저 차 빼고 있어, 난 화장실 들렸다가 금방 갈게."
"그래, 빨리와."
"응."
그남자가 자리를 뜨면 그녀는 우리 테이블로 다가온다.
오지마.. 오지마..
당신은 나쁜사람.. 우리 아저씨 울리는사람..
다가오지마.. 싫어. 싫어.
내바램과는 상관없이 채지음은 우리 테이블, 자세히 말하자면 아저씨의 바로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오랜..만이다.."
".....그래.. 잘지냈어?"
"응.......넌?"
그냥 그렇긴 뭐가 그래요. 매일 울었잖아.
매일 술만 마시고 폐인처럼, 산송장처럼 그렇게 살았잖아.
왜 그렇게 입에 발린 거짓말을 해요.
아저씨얼굴이 이렇게나 수척해 있는데.. 그런 거짓말이 통할리가 없는데..
"나야, 뭐. 보다시피.."
"응.. 좋아보여.."
채지음씨.
그걸 믿어요? 잘지냈다는 말을 믿어요?
당신 밖에 없는 사람한테 보다시피라는 그런말을 어떻게 내뱉는데요.
"응, 미안했어. 항상. 그래도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그래, 난 괜찮아. 걱정하지말고.... 너 잘지내는것 같아서 다행이다.."
"여전히 내걱정은 해주는구나. 고마워.."
"당..연한걸.... "
"그러고 보니 이 꼬마아가씨는 여전히 너와 함께구나? 둘이 뭐 사귀는 건가?"
"아냐아냐!!! 사귀는거 아니야, 내가 이런 꼬맹이랑 어떻게 사겨..."
아저씨, 나 지금 여기 있어요.
그런말 뱉으면 내심장이 어떻게 될것 같아요?
다알면서. 내가 아저씨 너무너무 좋아하는거, 사랑하는거 다알면서..
사람이 왜 이렇게 잔인해요..
"아아, 그런가? 그래도 왜, 되게 매력있어 보이는데."
"별로, 그나저나 안가봐도 되?"
"아..가야지. 나중에 연락할께."
"하지마."
"....꼬맹아. 뭐라는거야?"
"하지마, 아저씨 괴롭히지마."
".. 이연화!! 너 왜이래?"
"하나도 안반가울거야. 아저씨 울고 있잖아. 사람이 왜이렇게 양심이 없어요?
헤어졌으면, 이젠 끝이라고 버렸으면 작은 희망도 안줘야 되는거 잖아요.
그거 다 아저씨 심장에 구멍 내는 일이잖아요. 잘알면서 왜그래요!!!
왜 자꾸 우리 아저씨 괴롭혀요!!!!!!"
"이연화!!!!!! 그만해!!!!"
"아니, 그만 안해. 가!!!! 가버려!!!! 다시는 오지마!!!! 연락도 하지마!!!! 아저씨 울게하지......"
쫘악-
오른쪽 뺨이 시끈거린다.
많이 아프다.
그런데, 더아픈건... 내 왼쪽 심장이다.
"지광아...."
"아, 미안. 얘가 아직 어려서..."
맞은 나에게 대신 미안한듯한, 한없이 착한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
그리고 날 때린건 안중에 없는듯, 내가 뱉은 말에 대해서 대신 사과하는 아저씨.
나, 진짜 아저씨 옆에 꼭 들어가고 싶었는데..
안되나봐요?.... 아저씬 무조건 저여잔가보다..
나같은 꼬맹이는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 이거 되게 슬프네요..
"너 어서 사과해!!! 너보다 어른한테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
"바보다......"
"뭐???"
"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바보다......"
"뭐라는거야?!"
"그런 아저씨.........나도 바보다.."
'그런아저씨를 사랑하는 나도 바보다.'
차마 점점점의 말을 못한채, 그대로 뛰쳐나왔다.
레스토랑 밖으로 뛰쳐나오면 오늘따라 반가운 비가 내린다.
나의 마음을 유일하게 알아주는, 가장 친한 친구처럼 위로해주는..
...너무 나도 고마운 비가 내린다.
쏴아아아아-
"엉엉엉.... 으엉엉엉.....꺼어억...꺼억..."
오후 9시.
비가와서 더욱 어두운 골목길 한켠에 쭈그려 앉아서 계속 한참을 울고있는나, 이연화.
바보같다. 정말 바보다.
그런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매번 실실거리면서 쫓아다니는 건지.
좋다는 티를 팍팍 내도 내마음을 눈꼽만큼도 안 알아주는 아저씨가 뭐가 좋다는건지.
자기 버리고 떠난 여자,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자기를 매몰차게 버리고 훌쩍
떠나버린 여자를 아직까지 못잊고 있는 바보아저씨가 뭐가 좋다는건지.
..알수없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얼얼-
아직도 뺨맞은 부위가 얼얼하다.
차가운 빗물이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 내리서 똑 하고 떨어지면 오른쪽 뺨을 타고 다시 흘러 내리기를
반복한다. 식히고..식히고.. 또 식히고....
그래도 아프다..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아려온다.
"엉엉....바보.....왜이러니..엉엉....바보....왕바보...."
.
.
골목길 한켠에서 주저앉은 이연화는 그렇게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꼼짝않고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연화는 차가운 빗줄기를 모두 맞아가며 엉엉 웁니다.
이순간에도 아저씨를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찢어버리지도 못한채 엉엉 울기만 합니다.
원망도, 체념도, 사랑도 할 수 없는 그사람만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이연화는,
너무나도 아파서 너무나도 힘들어서 모든걸 끝내버리고 싶은 이연화는,
오늘도.. 어제도...그제도.... 항상 슬픈 이연화는 ............
...............포기할 수도 없는 사랑을 힘없는 몸에 지니고 다시 한번 무너집니다.
-
집으로 돌아오는길.
마음한구석은 아직도 아려오고,
소나기처럼 퍼붓는 비는 여전히 억수같이 내리고,
그래도 어쩔수 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며 집으로 향한다.
"사랑한다는... 그 말조차도... 할 수 없는.. 내 맘 .....
아직 난... 어리다고... 그저 꼬마로만... 날 생각하니까 ....
짙어진.... 내 화장에도... 웃기만 한 그대......
그런 그대 때문에.... 내가 울고 ....있는 걸 아나요.... "
[윤하 - 꼬마(I cry) 中 ]
유치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꼭 맞는 윤하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니, 울먹거리며 집으로 향한다.
왜이렇게 노래가 슬픈건지.
이노래 주인공은 진~ 짜로 슬펐겠다.
어떻게 견뎌냈데, 어떻게 기다렸데.
얼마나 좋아했길래.. 얼마나 사랑했길래..
정말.. 대단하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마 죽고 싶었겠지... 가슴이 미워질정도로 슬펐겠지...
어느누구도 위로해 주지 못하기에, 노래주인공의 외로움을
다 안다는 듯이 따뜻하게..그렇게 위로해준다.
.. 지금 이연화는 자신을 위로해준다.
-
집안.
어느새 훌쩍 집까지 와버렸다.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은뒤 거실에 있는 쇼파위로 무거운 몸을 던졌다.
"아....피곤하다...."
그리고는 젖은 옷을 벗지도 않은채 불편한 자세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으음..."
머리가 깨질것같이 아프다, 그리고 몸이 너무도 무겁다.
집은 또 왜이렇게 덥지...
눈앞이 핑글핑글 돈다.
자기가 아프다는걸 알아챈건지 연화는 의식을 놓기 일보직전에 전화를 건다.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냥 손에 잡히는 데로 단축키를 길게.. 누른다.
Rrrrrr-
"여보세요."
"......아파...."
"연화야, 왜그래..."
".....아파요....."
"뭐라구?!...연화야!!!"
"................."
털썩.
-
병원.
으음.."
눈을 떠보니 하얀천장.
그리고 병원복..
병원인가.
그걸 알아챘을쯤 자기 옆에 누군가가 잠든게 보인다.
누군지 보기위해 고개를 살짝 숙이면..
.... 아저씨?!
식은땀이 맺힌채로 무슨 무서운 꿈을 꾸는건지 자고 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왜, 아저씨가....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부시시한 머리를 한손으로 엉크리며 일어난다.
"여..연화야!!!"
"아저씨."
"괜찮아??? 어디 아픈덴 없어?!!"
"네."
"휴우.. 다행이다.."
"근데.."
"너!!!!!"
"...."
"왜 그렇게 비를 많이 맞은 거야!!!! 그리고 그러면 옷이라도 벗고 씻고 자야지!!!!
그렇게 자버리니까 감기로 끝날것이 폐렴까지 갔잖아!!!!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왜 화를 내는데요."
어느새 차가운 말투로 아저씨에게 되묻는 내가 보인다.
나는요, 이제 아저씨 놓으려구요.
울고 울어도 아파서요, 아무리 노력해도 힘들어서요.
그래서요, 나는. 바보겁쟁이 이연화는 이제 아저씨를 놓으려구요.
"뭐?!?!"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건 잘못했다. 저건 해선 안되는 일이다.
왜 그런 말을 하는데요, 아저씨가 뭔데요."
"너... 왜그래? 혹시.. 저번에 뺨....그건..."
"됐어요, 그건. 버르장머리 없는 이연화가. 배운것도 없이 큰 이연화가 잘못한거죠."
"...........미안...그게........."
"가정교육도 못받고 자란 버르장머리 없는 이연화가요, 미안할일이에요. 왜 아저씨가 미안해요?"
"그런식으로 말하지마!!!!"
"그럼... 그럼 어떤식으로 말해야 하는건데?!?!?!
네, 잘못했어요. 그래도 아저씨를 사랑해서 어쩔수 없었어요. 그래요?!?!
나는 아저씨를 사랑해서, 아저씨밖에 없어서, 그래서 그렇게 화낸거에요. 그래요?!?!
질투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어요, 아직도 그여잘 사랑하는 아저씨가 미웠어요. 그래요?!?!
도대체 내가 어떻게 말해야되는건데요?! 아저씨한테.... 내가 뭔데요....!!!!"
"이연화!!!!!!!!!!!!!!!!"
"끝내요!!!!! 아니, 끝낼것도 없겠다. 나혼자 했던거잖아. 피식-
그냥 모르는 사람 합시다. 더이상 무너지기 전에 인연을 아주 싹뚝 잘라요.
안그러면 난 더이상 못 살아가니까. 너무너무 힘드니까."
"연화야... 제발...."
"아저씨 제발요.... 그냥 모르는 사이해요..."
"오빠..동생은 안되니?"
"안되요."
"그럼 친구는..."
"안되요."
"........"
"애인이 아니면 안되는데, 난 아저씨한테 그럴수 없으니까.
그거말고 딴거는 내가 도저히 가슴아파서 못해먹겠으니까. 그러니까 안녕하자구요."
"......."
"안녕.....아저씨..."
다섯마디가 끝이였다.
그후 아저씨는 무표정으로 뒤돌아서서 병실을 나갔고,
나는 그 문이 닫치는 순간 또 눈물을 흘렸다.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참을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내심장을 깎아내렸다.
그나마 아저씨를 사랑하지못한 심장틈새를 찾아,
그만큼만 남기고 다 깎아내렸다. 산산조각 냈다.
그러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것 같아서.
-
1개월후.
무난히 생활하고 있다.
학교도 적응해서 다니고 있고, 남들이 가진 친구도 가졌다.
평범하게, 남들과 같게.
다만 웃음만큼은 다르게.
거짓웃음을 지으며,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연화야, 오늘 노래방 갈 수 있어?"
"에에- 미안, 나오늘 알바."
"진짜? 음.. 그럼 어쩔수없지. 다음에 같이 꼭 가는거다?"
"그래!!! 잘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직 이주밖에 안됐지만 꽤 할 만 하다.
-
알바카페.
"어서오세요-"
오늘도 씩씩하게 나는 손님을 맞이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전만큼 힘들지는 않다.
알바 3시간째.
차츰 지쳐가고 있는데 카페문이 열린다.
다시 앉아 쉬고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려는데..
.... 채지음??
"오랜만이다."
"..네, 그러네요. 어쩐일이죠?"
"말투가 너무 딱딱하네- 좀 피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가시죠. 저 지금 바쁜데."
"...딱딱하네, 뭐. 그럴께."
앞에 있던 딸기 생과일 주스를 한모금 마시는 여자.
다시금 말을 잇는다.
"지난번에는 미안했어. 내생각이 짧았어."
"...그런형식적인 사과는 필요없어요. 그리고 제잘못이잖아요.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이런 말을 하러 오신거라면 더이상 들을 필요는 없겠네요, 안녕히가세요."
"하지만...."
일어나려는데 다시 이어지는 채지음씨의 말.
".....졌어."
"...뭐라구요?"
"졌다고, 내가 너한테."
"그게 무슨 말씀이죠?"
뜬금없이 졌다는 말을 꺼내는 이여자,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지.
"확실히 그때까진 지광이가 날 사랑하고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어. 나란여자, 참 나빴지"
"뭐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너에게 충동적으로 뺨을 때린 지광이가 너가 나간뒤 어떻게 됐는지 아니?"
"............."
"날향해 한번도 본적없는 차가운 표정으로 미소를 짓더니 너네 테이블을 엎어버렸어."
"...뭐라구요?"
"그리고는 나한테 그러드라. 자기가 왜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아직까지 날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너가 나에게 그런 심한 말을 한것 보다 널 울리게 만든
자신이 더 밉다고 그러드라. 내게 다른 남자가 붙어 있는걸 볼때 보다 너한테 추한 꼴을
보인게 더 화가 난다고 하더라.
".............."
"언제부턴가 귀찮기만했던 너가 참을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적이 있었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횟수가 잦아지고 가끔씩은 떨리고 두근거리기까지 했대.
어린 너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것도 꽤나 충격이였겠지만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널사랑하는듯한 자신의 모습을 보는게 참을수 없었을꺼야. 그래서 널 애써 외면했겠지.
근데 널때린 그날 술을 진창 퍼마시다가 너한테 연락이 왔더라, 아프다고.
그래서 법을 세상에 전부로 아는 그자식이, 그 호프집에서 나 버려두고 박차고 나가서
음주운전 하면서 너 병원에 데려다 놓은거야."
"..........말도안돼..."
"이래도 그녀석 그냥 내버려 둘래? 너가 인연 끊자고 했다며?
아마 붙잡을 수 없었겠지, 자기가 널 잡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그런 이유 하나로.
또 울려버릴지도 모른다는 겁쟁이 마음을 갖고서, 그녀석이 널 놓았겠지.
그런데 그녀석 지금 ... 굉장히 후회하고있어. 그리고 아파하고있어."
"거짓말... 말도안돼... 거짓말...."
"아마 지금쯤이면 회사에서 나와서 그호프집 가고 있겠다. 가봐, 마지막 기회일지 누가알아?"
"... 왜 알려주는거에요, 왜 오해를 풀어주는건데요?"
"아마도, 그녀석을 버려둔 나자신이 그녀석에게 구하는 용서가 아닐까, 피식-"
"아줌마요..."
"나 아줌마 아니거든? 아직 파릇해."
"무진장 미워했었는데, 지금만큼은 세계최고로 이뻐보여요. 안젤리나졸리보다 더."
"고맙다, 나도 지금이순간 내가 천사보다 더 착한것처럼 느껴져."
"... 그건 오버인것 같지만. 그렇다고 쳐줄게요."
"꼬맹이아가씨, 인정할건 인정해줘."
"...푸웃- 고마워요, 언니."
"평생 고마워해야 될거다. 빨리가."
"정말... 고마워요!!!"
"그래, 어서가."
카페안에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연화를 보낸 지음의 눈가엔 눈물방울 하나가 맺힌다.
"사랑해서 놓아준다는말, 그거 참 바보 같았는데.
그것도 꽤나 좋은일인가봐....."
-
호프집앞.
열심히 뛰었다.
원망해야했지만 원망할수없었던, 체념해야했지만 체념할수없었던,
사랑했지만 사랑할수없었던... 이제서야 비로소 사랑할수있는 우리아저씨를 만나기 위해.
벌컥-
"아저씨!!!!!!!"
무턱대고 소리질렀다.
점원이 교복을 입은채 들어온 나를 보며 흠칫 놀래더니 날 쫓아내려고 한다.
"어이, 학생. 여긴 학생이 들어올데가 아니거든..?!"
"아저씨!!!!!!!!!!!!"
설득하며 나를 내보내는 점원의 말을 철저히 씹은채 아저씨를 부른다.
"나와요!!!! 천지광 바보야!!!!!!!!!!!!"
"아, 진짜. 이러면 안된다니까!!!!"
나를 밀어내려는 종업원의 손에 이끌려 호프집에서 막 쫓기는 순간,
"손때."
점원의 어깨위로 손을 올린채 나에게서 점원의 손을 떼는 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
"뭐예요!! 당신들?!?!"
"어딜손대."
"참나, 이러면 영업방해로 고소할수 있어요!!!"
"해봐, 하나도 안무서워."
"아저씨!!!! 나가서 얘기해요!!!"
멋대로 우기는 아저씨를 끌고 호프집 밖으로 나왔다.
"변했다!!!"
"....."
"어떻게 법을 그렇게 어기나, 천하의 천지광이!!"
".....오랜만이다."
"...그러게요!! 아저씨, 나요 아저씨한테 고백할게 있는데요."
"사랑해."
"........네?!"
"사랑해, 이연화. 이젠 못참아. 못참을 것 같아. 이때까지 내가 상처입힌거 다용서해줄래?
나.. 다시 받아줄래??"
"싫은데요-"
"......"
당황한듯한 아저씨의 얼굴이 보인다.
귀여워라.
"이연화는요, 그렇게 쉬운여자가 아니거든요?! 그래서요, 남의 고백같은건 잘 안받는데!
그래서 말인데요, 내가 고백할게요. 아저씨~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아저씨!!!!!
이제 내 남자친구 좀 되주죠?!"
"피식- 그래요, 꼬마 숙녀님."
"에이- 그게 끝??"
"그럼 뭘 더 바라는데?"
"그게..뭐.. 꼭 바라는건...아니지만...."
"여기서 해주고 싶진 않은데, 니가 원한다면 어쩔수 없지."
"으읍....."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어요.
호프집앞, 시내 한복판에서 우린 그렇게 사랑을 이루어냈어요.
가슴아프게 짝사랑으로만 끝날것 같던 이연화의 사랑에도 행복한 해피엔딩이라는
끝이 있었네요. 눈물을 흠쳐내고 흠쳐내도 항상 눈물날 일만 만든 사람, 지금 내옆에서
무구한 사랑을 나눠주는 천지광 아저씨. 틈 열어둬서 고마워요...평생...평생.. 사랑할게요.
사랑할때 만큼은, 아저씨가 아닌 남자로써. 그리고 꼬마숙녀님이 아닌 여자로써.
그렇게 사랑할께요. 영원히.. 언제나.. 한결같이..
* * *
아아, 길고 긴 소설이 끝났습니다.
벌써 시계가 새벽 3시를 훌쩍 넘겼군요.
역시, 이 소설이란건 쓰면 쓸수록 빠져드나봐요.
참, 매력적인 녀석이죠. 하하하.
나름의 슬럼프를 딛고 다시 소설을 들고온 슬퍼지자- 입니다.
이번소설은 해피엔딩이네요-
쓰면서 왠지 중간부분엔 잔뜩 슬픈마음으로 썼어요.
사실, 윤하의 I cry 이노래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랜데.
굉장히 가사가 슬프답니다.
노래는 아프고 애절한 사랑으로 끝맺었지만, 어쩐지 해피엔디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서 새드가 아닌 해피로 가게 됐네요.
요즘 짜증나고 따분하기만 한데, 그래도 소설이 위로해주네요.
지난소설을 되돌려보면서 댓글을 써주시는분과 읽어주시는 분께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는지몰라요. 댓글은 봐도봐도 힘이 나네요.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작가인거 아시죠?! 헤헤.
요즘들어 기상이변때문에 비가 너무많이 내리는데요.
혹시라도 있을 비피해, 조심하시구요. 너무너무 사랑하는거 아시죠?!
행복한 하루하루 되세요.^^
친신 기쁘게 받겠습니다!!
쪽지로 마구마구 보내주셔요~ 호호.
아, 이렇게 뒤늦게 발견된 댓글을 보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하하. 제인생도 해피엔딩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신ol내린♡ 긍정적인 마인드만 가진다면 해피엔딩은 언제나 가능할거라고 믿어요^^ 예를들어 어른이 되기위한 또하나의 과정. 성장통- 그런것 같아요. 조금의 아픔이 큰 행복을 가져온다면 견뎌내야겠죠^^ 위안이 되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하. 힘내세요!!
와~역시재밌어요@@제 부탁을 들어주신건가요//아저씨 진짜 귀여워요##연화 멋있어요!사랑하는 여자는 다 멋있어 보이는 건가요@@역시슬퍼지자님의 소설은 재밌어요//뒤늦게 본게 조금 아쉽지만..다음엔 제일처음으로 댓글을 남기도록 할께요+ㅁ+//정말 재밌게 보고갑니다@@@
아잉ㅠㅠ Ring..♡님 정말 항상 감사들려요!!! 이젠 머릿속에~ 코옥 남는 닉네임입니다!!! 하하. 전 역시 아기자기한 커플에게 끌려서요ㅠㅠ !!! 하하. 원래 사랑을 할때가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것 같아요!! 음음. 다음에 첫빠로 댓글남겨주시면 완전 사랑하죠♡ 헤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