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만남이 있다.
그 중 외국생활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만남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 만남이 각별한 것은 그리움이 아닐까?
낯 설은 타향에서 찾아오는 고독은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과 초조함에 막연함을 수반한다.
그래서 촉수를 움직여 여하간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본능이 발휘된다.
가끔 무방비 상태로 맞이하는 만남으로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그 상처는 즐거운 만남에 견주어보면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정다움은 크다 하겠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조화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우는 한국에서의 과정이 너무 안 좋아
중국 청도에서의 처음생활은 말 그대로 단절이었다.
1년이 지나면서 정서적으로 피폐해져 갈 즈음 가을 노산의 낙엽 길을 걷게 되었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며 마음 가는 데로 발걸음을 맡기었다.
결국 노산에서 길을 잘 못 들어 한 참을 헤멘후에
이게 지금까지 나의 모습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굴러가는 낙엽은 의지라기 보다는 관성이렸다.
그게 좋겠다.
가을 한 켠에 서서 자신의 의지를 내려놓는 것도
자신의 의지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할 길은 없겠지만
이제 자신을 속박했던 굴레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외국에서의 카페활동은 특히나 우리 도우미 마을의 장점은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으로 자연스레 연결된다는 것이다.
글로서 못다한 대화를 얼굴을 맞이하며 한잔의 커피나 한잔의 술로서 나머지 대화를
진솔하게 이어나갈 수 있다는 국지적인 특색이 있다 할 수 있겠다.
일과 후 빈 시간은 그래서 기다려진다.
청도 시내 홍콩화원의 후다닥에는 언제나 작당들이 모여있었고
건너편의 당구장에는 반갑게 그 날의 호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금요호프와 수요호프는 그리움을 맞이하는 장소가 되었으며
시내에서 떨어진 청양의 벗들도 오고 가면서 그 자리를 함께하였다.
참 여유롭고 편안한 자리였다.
주말의 산행은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와도 같았다.
처음 산악회 1회 장소인 빠씨엔둔은 잊을 수가 없다.
그 길을 개척하러 이촌에서 콩나물 시루 보다 더 빼곡한 106번 버스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서
또 한참을 걸어 도착해 맞이한 빠씨엔둔의 마지막 끝자락 풍경은
청도의 모든 아름다움이 이 곳에 응집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함께 하고자 1회 산행지를 그 곳으로 잡았다.
설렘에 시작된 산악회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잦은 만남이 자칫 음주가무로 발전하기도 하였지만
건전한 마음속에 긍정이 쌓이고 그래서 창조적이고 봉사적인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뜻이
자연스레 모아졌고 심각한 일을 편안하게 풀어나가려는 우리들의 매력이 있었다.
그 것이 우리 마을의 모습이었다.
밀물과 썰물처럼 이별이 있었고 대신하여 새로운 만남이 이어지면서 그 뜻은 더욱 공고해졌으며
그리고 지금도 계속하여 훌륭한 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중국의 발전속도와 환경변화에 예전의 계셨던 분들은
한 분 두분 중국을 떠나면서 나 역시 흐름에 따라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으로 귀국한지 어언 3년
한국에서의 적응으로 바쁘게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면도 있고
지역적 거리감에 청도에서의 인연은 마음 같지않게 점점 멀어지는 듯싶다.
또한 한국으로 귀국한 옛 벗들도 전국으로 흩어지다 보니
그리움은 그리움으로만 남게 된다.
온라인으로 그러한 아쉬움을 대신할 수는 있겠지만
오프라인에서 길들여진 추억은 아무래도 쉽게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나름대로 예전 한국에서의 모임이나 친목회에 자연스레 동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단어를 듣는 것 만으로도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이나 친구를 떠올리는 실향민 같이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문득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보게 된다.
그 것이 무얼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 것은 그리움에 묻어나는 여유로움이 아니었나 싶다.
외국이라는 지역의 한 공간에서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통할 수 있었던 시절
이제와 생각하니 참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었음을 흘러간 시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송년회의 소식을 접하면서
그 때의 그리움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 사뭇 마음을 읽고 길을 열어준다.
수 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한 자리에 모여 지난 시간을 거슬러 추억을 안주 삼아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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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와 한국에서의 송년회가 같은 날이네요!
두 곳 모두 즐겁고 훈훈한 송년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 날 혹 한국에서 청도를 가시는 분이나 청도에서 한국으로 오시는 분들은
자동으로 참석하실 수 있겠습니다.
엉뚱하게 중국하문에 가 계시는 알리바바님이야 할 수 없지만요 ㅎㅎ
첫댓글 한국계시는 동안 등단하신거 아니에요 ~~ 낙전님보면 웃겠다 ㅎㅎ
서울 도우미마을 송년회도 풍성한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올 한 해 여러 사정이 있음에도 제 자리를 지키는 게시타프님! 수고 많았습니다.
청도에서의 3년 나에게도 너무나 진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특히 대하동님이 노산 등산길 개척할 때 남긴 최고의 명언.."이 길이 아닌가벼~"
ㅎㅎ 그 말은 지금 한국에서도 이따금 사용하고 있습니다. 송년회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대하동이 문득 문득 생각난다는 것은 그리움이겠지요!
그렇지요! 함께햇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더하지요. 올 해 송년회 때 딸내미는 무슨 장기자랑을 할런지? 궁금
잔잔한 그리움
아련한 추억...
언젠가 저도 이런 느낌 갖게되겠지요~^^
전 모르는분이지만
글속에서 역사를 봅니다
한국에서도 건승하시길 ..
답글 고맙습니다. 알찬 한 해를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대하동님 안녕하시지요?..
많은 분들의 기억에 님처럼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는 분이 많지않습니다.
이오님,...
오랫만입니다.
편안하시지요?^^
잘 지내시지요..몇일 후에 뵙겠습니다~
이오님! 감사합니다. 몇 일 후에 뵌다니 반갑습니다.
대하동님 오랜만이네요..혹시 한국에서의 송년모임은 언제인지요? 시간이 허락하면 참석하지요..저역시 금년 7월 귀국 후 정신없이 바쁘네요. 가끔은 중국 펑요들이 생각납니다..스프링님,기사님 등등
오~~~잉 요~~아래 기요틴님이 공지하셨네요!!
제가 요즘 이래요..얼른 접고 노년이나 즐겨야 할텐데...
ㅎㅎ 넘 반갑습니다. 송년회 때 뵈요!
아아니이이... 그러니까,,, 풍경소리가 어디서 들린다는 거여~~??!!
여기선 풍경소리가 안들려요,,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잘 지내시죠? 건강한 모습으로 뵈요!